긴급 재난 문자와 휴식의 즐거움.
협재 해변 캠핑장의 아칭 풍경.
(빗소리에 텐트를 얼른 접어 넣고서야 사진 찍을 여유가 생김. 그래서 우리 텐트는 사진에 없다. ^^;;; )
어두운 밤에 도착한 우리는 소나무 숲 속에 텐트를 쳤다.
애들을 재우고 밤바다 산책을 나가보니
바닷가 모래사장에 차를 가지고 들어가서 텐트를 치는 집이 훨씬 많았다. (무척 낭만적으로 보였는데 아쉽게도 사진이 없네.)
오늘과 내일 비 예보가 있었다.
새벽녘에 눈을 뜨니 비가 오기 시작한다.
아이들과 함께 빛의 속도로 텐트 걷기.
어젯밤 산책하며 눈도장 찍어둔 정자에서 아침밥 해 먹기.
오늘 아침 메뉴는
따끈한 양송이 수프, 딸기잼 바른 식빵, 사과.
아빠가 끓여 준 양송이 수프가 인기 짱~ ^^
아침식사를 마치고
이번 캠핑의 최고 즐거움 --> 빈둥대기!!!
정자에 누워 뒹구르르 하는 이 시간이 정말 만족스럽다.
누워서 암 것도 안 하는 것도 신나고 재밌다!
암것도 안 하며 편안함을 느끼는 능력을 갖게 된 지 얼마 안 됨. ㅋㅋㅋ
전투적으로 돌아다니는 것이 익숙한 우리 부부.
남편과 나는 20년 지기 여행 친구이다. 돌아다니는 것이 너무 신나고 재밌어서 참 많이 돌아다녔다!
여기저기, 이것저것 다양한 즐거움을 추구하던 나의 여행.
아무것도 안 하는 것에 '몰입' 하기는 정말 어려움!
오늘 정자에서도 진지하게 휴식의 필요성을 남편에게 강조하며 설명하는 낯 선 내 모습에 깔깔 웃었다.
정신 단디 차리고 쉬기 위해 애쓰는 건가? ㅋㅋㅋ
쉬고 있어도 어느새 내 머릿속은 다음 장소로 이동하며
그날 이후의 일정을 생각해보고, 인터넷으로 검색하느라
멀리멀리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을 때가 많아서
몸과 마음의 온전한 휴식은 나에게 배움과 연습이 필요한 일이다.
어쩐지 좀 슬프기도 하지만
내가 공부하고 있는 현존이 여행에도 적용되는 것 같아 기쁘기도 하다. 축하와 애도가 난무하는 나의 성장기.ㅋㅋ
내 휴식 스승님들!
내가 하고 싶은 휴식과 스승님들의 길이 꼭 맞닿아 있는 것 같진 않지만,,,,, ^^;;;
덕분에 여유 있는 해변 산책을 할 수 있으니
스승님들의 깊은 뜻을 내가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으리!
비양도가 보이는 비 오는 바닷가 산책.
비가 와도 환상적인 바다색을 보며 감탄 감탄 감탄.
오전엔 비 오는 정자에서 따뜻한 침낭 덮고 빈둥빈둥 쉬고
점심은 친구에게 추천받은 해물탕 먹으러 고고~
꿈틀대는 전복에
마지막에 살아있는 돌문어까지 딱!!
정말 놀라운 비주얼.
최강 신선도를 자랑하는 해물탕 (온통 꿈지럭 거리네)
별다른 양념 없이 청양고추만 넣고 맑게 끓인 맛.
낙지 연포탕의 해물탕 버전 이라고나 할까? ㅎㅎㅎ
청양고추가 좀 많이 들어갔는지
국물이 매워서 밥을 볶아 먹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집에서 한 번쯤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은
신선도로 승부하는 맛!
그 사이 비바람은 점점 더 거세지고
긴급재난문자는 자꾸 삑삑 댄다.
오늘은 캠핑 대신 숙소로
숙소 예약 사이트를 보니 걱정했던 것보다는 숙소가 많다.
도착하자마자 이불 펴고 누워서 좋아하는 어린이들.
거실에서 도라에몽 보는 동안 따뜻한 방바닥에 젖은 텐트 말리기 ㅋㅋㅋ
기가 막히게 맛있는 김치찌개, 김, 고추참치로
비바람 몰아치는 창 밖을 바라보며 저녁 식사...
하려는 참에 갑자기 전기가 들어왔다 나갔다. ㅠ ㅠ
놀라서 랜턴을 켜고 짐을 쌌다가,
불이 들어와서 밥을 다시 먹고 정신없다.
나는 어째 '인도어'에서도
'아웃도어' 감성 충만이냐 ,,,,,,
오늘은 일단 여기서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