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VC. 비폭력대화 가족캠프 <2>

1. 정서적 노예 상태 --> 2. 얄미운 단계로 레벨 업!

by 정희라

다른 사람들과 정서적으로 자유로운 관계를 맺으면서 살 수 있기까지 우리들은 대개 세 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보인다.


1단계 : 정서적 노예 상태.

자신이 다른 사람의 느낌에 책임이 있다고 여긴다.

타인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항상 애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2단계 : 얄미운 단계.

화가 나고, 다른 사람의 느낌에 더 이상 책임지고 싶어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과 일치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자신의 욕구를 표현할 수 있다는, 이제 막 새롭게 찾아낸 권리를 행사.

정서적 노예 상태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다른 사람에게 책임 있게 행동하는 법은 아직 모름.


3단계 : 정서적 해방.

우리는 자신의 의도와 행동에 따르는 책임을 받아들인다.

다른 사람을 희생시켜 자신의 욕구를 결코 충족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정서적 해방이란 상대의 욕구 충족도 똑같이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드러내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두려움, 죄책감, 수치심이 아니라 연민에서 나오는 반응.


위에 쓴 저 주옥같은 글은 내 말이 아니라

마셜 로젠버그의 비폭력대화 책에 나온 글을 옮긴 것이다.


우리가 참석했던 캠프가 바로 NVC에서 주최한

비폭력대화 가족캠프였다!




캠프 둘째 날 밤

다른 가족들은 손뼉 치며 광란의 밤을 즐기고 있는데


우리 가족만 얼음...



한참 보고 즐기며 함께 웃던 남편이 갑자기 둘째가 안 보인다며 걱정하기 시작했다.

밖으로 찾으러 나갔다 들어온 남편 얼굴이 나가기 전보다 더 굳어져서 앉아 있다.

둘째의 행방을 물으니 강당 귀퉁이 의자들이 켜켜이 쌓여있는 구석에 앉아 있었다고 했다.

큰 아이와 둘째 아이가 싸웠고, 작은 아이는 화가 나있는 상태라고 했다.

어느새 슬그머니 우리 곁에 앉아있는 둘째.

큰 녀석도 그 옆에 앉아 있다.

남편은 걱정하던 마음이 화가 나는마음으로 바뀌어 버렸고 지금 당장 집에 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나는 그들의 갈등이 내 탓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노느라 둘째가 안 보이는 것도 몰랐던 엄마라는 자책이 올라오며, 이제라도 내가 뭔가를 해야 할 것만 같은 부담감이 든다. (아니 이것은... 1단계 : 감정의 노예상태... ㅠ ㅠ )


그 와중에도 막내는 흥겨운 댄스파티에 나가 신들린듯한 춤을 추고 있었고 나는 엉거주춤 막내 사진도 찍고, 남편도 돌아보는 어정쩡한 상태.


쇼가 마무리되고 가족들이 모여 앉아 이야기하는 시간이 되자 남편이 무언가 심각하게 이야기하고 아이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이야기를 듣고 있다.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나도 속이 시끄러운데 남편의 말이 들릴 턱이 있나!




얘기가 길어졌다.

그 뒤의 이야기를 하자면...


방으로 돌아와 아이들이 씻고 잘 준비하는 동안 남편과 나는 오랫동안 산책하며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고.


방에 돌아와 가족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치킨 파티. (치킨 없다면 우리 가족의 구멍난 가슴은 대체 누가 돌보지?)


나는 너무 졸려 막내와 일찍 잠들고 큰 녀석들과 남편은

유성우를 보러 밤마실을 다녀왔단다.


별똥별을 보면서 무슨 이야기들을 했을지 궁금하네~ ^^





지금에 와서 드는 나의 생각은

요즘 우리 가족은 '얄미운 단계'를 거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둘째나 남편의 자기표현을 무척 기다리며 노력했는데

드디어 자기표현이 분출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 변화가 반갑고! 고맙고! 다행스럽다!

그리고 힘들기도 하다.


어쩔땐 자신의 욕구만을 내세우며 이야기 하는 모습이 얄밉기도 하지만 (나도 얄미운 단계이므로~ ㅋㅋㅋ)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인 것을 알고 있다.



나를 포함한 우리 가족 모두 조금씩 성장하고 있고,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다.


2단계로 '레벨 업' 했으니 묵묵히 가다보면

3단계로 '만 렙' 찍을 날도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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