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검열관 뽀개기.

부정적인 생각은 생각일 뿐, 사실이 아니다!

by 정희라

지난 주말 여럿이 모이는 흥겨운 자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떤 분이... 본인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오신 나이 지긋한 분이 말씀하신다. 본인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하신지, 본인이 얼마나 인정받고 사는지, 사람들이 자신을 특별 대접해주는 이야기들을... 말씀하시는 중간중간 너무도 자연스럽게 섞어가며 하는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자기 자랑이 나에게는 참 낯 선 이야기다.

내 자랑하면... 뭐 내 입 밖으로 잘 나오지도 않지만...

괜히 얼굴이 뜨거워지고,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자랑한 일을 다시는 실수하면 안 될 것 같아 부담스럽고, 사람들이 잘하나 못 하나 평가할 것 같아서 나를 지켜보는 시선이 부담스러워 부자연스러워진다. 그러니 부족한 것이 마음 편하다. 결과를 내는 것이 두려워 늘 공부 중이다. 나의 부족함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고 해야 할 공부는 끝이 없다. 심지어 무슨 공부를 하는지 알리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그거 공부하러 다닌다며 이것밖에 못 해? 소리 들을까 두렵기도 하다. 써 놓고 보니 좀 과장이 있는 것 같지만 (이상이 높은 것도 인정 =_=;;; ) 확실히 이쯤 되면 병이다. 예전보다 훨씬 자유로워지긴 했지만 그래도 불편함을 느끼니까.



나서지 마라.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하지.

잘 알지도 못 하면서 나섰다가 망신만 당한다!



어디서 왔는지도 모를 내 안의 검열관의 목소리들이다.

<안전제일>을 외치는 목소리.

어쩌면 역사적으로 수많은 전쟁과 갈등을 거치며 선대에서 후손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나의 DNA에 깊이 새겨 주신 선물일지도 모른다. 늘 피곤했던 엄마가 호기심 많은 딸이 버거워 입버릇처럼 했던 말이 아직도 내 안에 남아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어린 시절 까불다가 망신당하고 기죽은 채로 내 안에 들어앉은 상처받은 코어 자칼일 수도 있다. 내가 추측할 수도 없는 또 다른 많은 것들이 차곡차곡 쌓인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안전을 지킨 덕분에 나는 아직 살아있고, 크게 누구의 눈 밖에 나는 일 없이 둥글둥글 그저 잘 지냈을 것이다.


"그러니까 계속 쭉 그렇게 살면 되겠네!"

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천부당만부당한 말이다!!


그것은 너무 끔찍하다.

그렇게 사는 것은 재미없고 늘 두렵고(안전을 지키는 행동인데 왜 두려움을 가져다주는 건지... ) 생동감 없는 삶이다. 그저 목숨만을 부지하며 사는 삶이다. 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부족함을 들춰내며 내가 가진 수치심을 증폭시키는 경직된 삶이다.


도전하고, 나서고, 실수를 통해 배우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데서 또다시 출발하는 삶은 생명의 축복이 느껴지는 살아있는 삶이다. 부족한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사람들을 신뢰하며, 세상에 나서기 두려워하고 있는 아직 어린 나 자신을 키워내는 말랑말랑하고 너그러운 삶이다.



Dance. as if no one is watching.

Love. as if never been hurt.

Sing. as if no one is listening.

Work. as if no money is needed.

Live. as if it’s the last day of your life.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한 동안 부엌에 붙여 놓고 자주 소리 내어 읽던 구절인데 다시 써 붙여 놓아야겠다.


생각해 보니 전에는 부족한 것도 부끄러워서 부족하다고 솔직하게 말 못 하고 들킬까 전전긍긍했었네... 이제 그건 면했구먼... ^^;; 참 딱하게 살았구나....


나는 분명히 변화하고 있다. 내일 당장 나에게 눈에 띄는 변화가 없을지라도... 지금은 적어도 내가 그렇게 살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내가 그토록 바라는 자유로운 삶으로 나아가고 있다.


2017년 12월 5일의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자.

그것이면 충분하다.




2017년 12월 6일에 덧붙이는 말.



나서지 마라.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하지.

잘 알지도 못 하면서 나섰다가 망신만 당한다!


이 말을 긍정의 언어로 바꾸어 나에게 반복해서 말해주기로 했다.


"나서도 돼."

"나는 충분히 앞에 나설만한 능력이 있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바로 세상에 기여하는 방법이야."



이제 비난의 두려움으로 움츠려 들려할 때

내 안에 검열관에게 한 방 시원하게 날리며 나 자신에게 해 줄 말을 찾아서 기쁘고 시원하고 통쾌하다!

우히히


나는 충분히 앞에 나설만한 능력이 있다구!!


당신의 검열관은 당신에게 뭐라 합디까?

같이 한번 뽀개 봅시다!


부정적인 생각은 생각일 뿐 사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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