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너 어떻게 알았어???
몇 주 전부터 초등 고학년이 된 아들에게 미술 수업을 받고 있다.ㅋㅋㅋ
에너지가 많은 녀석인데 그 에너지를 잘 표현하지 못 하는 것 같아서 곁에서 지켜보기 안타깝고, 속상하고, 짜증나고,속 터지고.. 암튼 그랬다.
온통 뒤엉킨 실타래를 어쩌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그 녀석을 위해 상담을 받게 하고 싶었지만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는 녀석이라 어미 속만 태우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동네에 좋은 미술선생님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간판도, 홍보도 없이 알음알음 소개로 찾아 오는 아이들만 가르친다 하셨다. 아이들의 아픈 마음을 미술로 어루만지는 치유의 소명을 갖고 계신 듯 해 보였다.
미술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상담실 안에서 상담사와 내담자가 하는 모든 것들을 미술시간 2시간 동안 그림그리면서 아이들과 그대로 재현하고 있었다!!
정말 놀라웠고, 감사했고, 우리 아이가 그 시간을 선생님과 함께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아이에게 물어보니
한다고 했다가, 안한다고 했다가...
갈팡질팡 하길래 초 강수를 두었다.
"너 잘 배우고 와서 엄마 고대로 가르쳐 줘.
엄마가 배우고 싶었는데 어른은 안 가르쳐 주신대.
그러니까 네가 가서 배우고 엄마 가르쳐 줘.
알바비 줄게"
"ㅇㅋ"
돈 좋아 하는 녀석이라 먹힐 줄 알았다. ㅋㅋㅋ
수업에 다녀온 아이는 무척 재밌다며 미술시간을 기다리게 되었다. 그리고 나에게 까먹기 전에 가르쳐 주겠다고 , 언제 할거냐며 채근한다.
그런데
깜놀하는 상황 연출
수업시간에 선생님께 받아 온 자료로 나를 지도해 주다가 이렇게 말한다.
"엄마,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그냥 그려도 괜찮아요.
여기서 시간 너무 오래 끌면 다음 것을 할 수가 없어요."
어머나!
나의 완벽주의를 금새 간파 당하고 말았다.
헐... 그렇게 티 나나??
아들아!
내가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딱 그말이었는데,,,
그 말을 지금 네가 나한테 하는거니?
암튼 예상치 못한 깜짝 선물을 받아서
기쁘기도, 울컥하기도, 불끈하기도, 심경이 복잡하다.
최근에 아티스트웨이 워크숍을 하면서 완벽주의가 나를 얼마나 힘들게 했나 알게 되었다.
그동안 많은 내면의 치유 작업들을 하면서 내안의 두려움을 많이 다루었는데 그 두려움이 어디서 오는지 근원을 잘 모르고 겉으로 드러난 현상들만 들여다 보았었다.
그 근원이 나의 완벽주의에서 나온 것을 아티스트웨이 워크숍을 통해 확실히 알게 되었다.
나의 완벽주의적인 성향은 생각보다 많은 곳에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그것에서 좀 더 자유로워지고 싶어서 노력중인데 아들에게 딱 걸렸구먼.
아들아.
네가 타고난 본성을 살리는
자기사용 매뉴얼을 찾기 바란다.
엄마 보다는 조금 더 이른 나이에....
것 참 신기하네,,,
밖에다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특히나 내 자식에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나에게 필요하고, 내가 받고 싶고, 내가 바뀌어야 하는 것들이구나.
자식들이 내 거울이구나. 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