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

by 하동소년

손톱이 뽑혀가며

발가락이 터져가며

절벽을 오르다가


떨어진다


이대로 쭉 떨어져

영원히 오르지 않게 되면 좋으련만


중간에 튀어나온 나무가

나를 붙잡는다


나를 붙잡으며

팔다리를 부러뜨리고

허리를 부러뜨리고

머리통을 깨뜨린다


나는 나무에 꼴사납게 매달린다


오르지도 내려가지도 못하고

저무는 노을빛 붙잡지 못하고

희미하게 나타나는 달빛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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