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pd / 큐피드
園 3
눈부신 소년이여,
난 널 헛되이 사랑했어요, 잘 가요.
아이가 떠난 뒤,
연못 아래의 소년 형상은
속죄의 기도를 올린다.
미처 다른 이에게까지 미치지 못한,
자신 안에 고인 썩은 사랑을 하였노라고.
물결처럼 일렁이는 하늘을 바라보며,
서로에게 엉겨붙은 한 쌍의 새를 보며
소년 형상은 처음으로 묻는다.
연못 위의 하얀 꽃잎인 줄도 모르고.
나도 사랑을 할 수 있을까?
형상이 아닌 소년이 될 수 있을까?
그 순간, 저주에서 풀린 정령은
메아리치는 대신 수련에게 명령한다.
기꺼이 저 소년의 날개가 되어 줄 것을.
메아리치는 대신 소년에게 당부한다.
네가 쏘는 금 화살은 사랑이고,
납 화살은 증오일지니 *
선택은 너의 몫이란다.
그런데 연못 위로 다시 태어나려는
소년 형상의 발목을 붙잡는 자 누구인가 !
끌어내리려는 타나토스의 강박과
저항하는 소년이 일으키는 물보라,
카오스로 가득한 연못 아래의 세계 ¡
가라앉는 자의 갈증은 커져만 가고
혼란한 형상은 소년이 되어 간다.
사랑이 되어 간다.
증오의 화살은 형상을 끌어내리고
사랑의 화살은 소년을 들어올린다.
위로, 원의 연못 위로
부서지는 과거와 아픔의 위로
날아오르는 하얀 수련의 날개.
상처에 돋은 새살은 아직 모르겠지.
너무도 보드라워서 상상도 하기 싫을 거야.
피 흘리는 사랑이 연못에 여전히 흐르고
'agape'야말로 정원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하지만 눈부신 소년이여,
너무 두려워하지 말아요.
정원의 씨앗은 가로로 세로로 뒤집히며
무한한 명칭을 증식하고,
생과 사가 궁극의 하나이듯이
형태는 달라도 사랑의 근원은 같답니다.
정말 그러했다.
피와 명줄이 흐르던 목을
가로질러 활시위를 당기며
날아오르는 소년의 눈에 비친,
q
p
d
Φ
Claude Monet (1840~1926)
Water Lilies and Japanese Bridge, 1899
Water Lilies, 1908
Alfred Gilbert (1854~1934)
Shaftesbury Memorial Fountain
/ Eros, 1885–1893
https://museu.ms/article/details/110232/daily-art-story-monets-water-lilies
https://www.sothebys.com/en/articles/an-iconic-sculpture-of-eros-comes-to-auction
https://artuk.org/discover/artworks/eros-shaftesbury-memorial-fountain-323973
*
큐피드 Cupid (영어)
큐피도 Cupido / 아모르 Amor (로마)
에로스 Eros (그리스)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사랑의 신. 아프로디테의 아들로 활과 화살을 가지고 있다. 큐피드가 쏜 금 화살에 맞은 사람은 맹렬한 사랑에 빠지는 반면, 납 화살은 증오를 불러일으킨다.
*
에로스 Eros VS 타나토스 Thanatos
프로이트는 삶 본능인 '에로스'와 죽음 본능을 지칭하는 '타나토스'라는 개념을 발전시켰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고통을 피하고 쾌락을 추구하려는 본능이 있다. 이 '쾌락원칙'에 따라 인간은 높은 강도의 성애에 이끌리거나 자신을 보존시키려 하는데, 이는 타인을 사랑하고 종족을 번창시키며 인류 문화를 일으키는 힘으로 작용한다. 반면, 인간은 자신과 타인을 파괴함으로써 역시 같은 '쾌락원칙'에 따라 자극으로부터의 완전한 해방, 즉 '죽음'을 향해 나아가기도 한다. 에로스와 타나토스는 끊임없이 중화되거나 서로를 극복하고자 한다.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530516&cid=60657&categoryId=60657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69384&cid=59056&categoryId=59056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67632&cid=42636&categoryId=42636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73090&cid=43667&categoryId=43667
참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