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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꽃피 Jan 26. 2024

사꽃피 기타 이력 및 포트폴리오

밋밋한 이력을 바꿔 보기로 했다.





브런치스토리를 들어올 때마다 '사꽃피' 작가소개기타 이력 및 포트폴리오 란이 어딘가 신경이 쓰였다. 브런치를 시작한 이후 깨작거리며 작성했던 나의 이력. 언젠가 바꿔야지 바꿔야지 했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그 칸 속의 히스토리가 밋밋하게 느껴졌다. 그다지 풍요롭지도 않고 정서가 결여된 깔끔하게 정리된 물품 목록과 같았다. 그 깔끔함이 오히려 없애야 하는 군더더기로 보였다. 화분 속의 충분히 자라지 못한, 꽃피우지 못한 식물 같았다. 그리고 나는 그 식물에게 이렇게 속삭이는 것이다. 나는 네가 정말 싱싱한 생명체이길 바랐는데. 내 인생 말이다. 아니 가만, 내 인생 꽤 싱싱했는데? 나, 이렇게 생생하게 살아 있는데.


그것을 고깝게 바라보는 나는 창조적 영감으로 정신적 건강성으로 충만한 상태였다. 인생의 중심을 잡아 주는 '황금 열쇠'가 마음에 안전하게 꽂혀 있었다. 그래서 이른 아침의 일출과 함께 마음에서 생명력이 퐁퐁 솟아나는 중이었다. 단지 나여서, 내가 지금 이렇게 살아 있고, 마음껏 생각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기뻤다. 나에게서 타인으로 나에게서 세상으로 의식이 흐르고 흐르고 있었다. 머릿속에 고여 있던 생각과 감정들이 아우성쳤다. 당장 우리를 풀어 줘! 숨 쉬게 해 줘! 내가 아플 때마다 마주했던 현인들의 혼이 나를 둘러쌌다. 그들은 사랑의 언어로 말했다. 그래, 얘야. 제발 좀 그렇게 해 줘라. 내가 과도하게 의식하거나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과거의 완벽주의나 자가 검열이나 뻣뻣한 비난 같은 건 없었다. 그들의 사랑이 나를 보호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게 무슨 말이냐면, 세상이 나를 충분히 수용하고 있었다. 나의 의식 속에서 항상 나를 외면하는 것만 같았던 세상이.


그래서 마구 바꿔 보았다. 자유로운 새가 되어 빠르고 힘있게 굵직굵직하게 날개짓을 하며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인생 속 기억들을 헤집고 깨웠다. 인생에서 정말 중요했던 경험은 강력한 감정과 메시지를 남긴다. 그런데 이거 봐. 이 고리타분한 물품 목록을 봐. 갑갑한 형식이 그것들을 다 잡아 먹고 있잖아. 사람을 표현한 것이 이 중 어디에 있지? 중요한 가치만 엄중하게 지켜 나가면 되지. 나에게는 그런 단단한 중심이 있어. 그 외에는 더 나답고 더 개인적이고 주관적이고 더 내밀한 방법들을 찾아 나갈 거야. 무엇보다 불완전한 것들! 왜냐면 결정적으로는 그런 것들이 사람을 살게 하니까. 실수하고 넘어지며 끊임없이 색다른 걸 시도할 거야. 퐁퐁 흐르고 솟아날 거야. 마음껏 자르고 균열을 내고 이곳저곳 내가 좋아하는 곳곳에 붙이고. 내가 좋아하는 콜라주처럼! 그래, 이런 게 예술가의 포트폴리오지.


이력은 또 바뀔 수 있다. 사람이 쓰는 거니까. 사실 이력의 본질은 진짜 삶이어야 하니까. "사람 안 변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고 나도 한때 가끔 그런 말을 쓰기도 했지만, 지금의 나는 사람은 매 순간 변한다고 생각한다. 변할 수 있고,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러한 변화들은 더 자세히 보고 예민하게 감지해야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한 변화는 생각과 감정에 대한 이해, 즉 존재의 뿌리에서부터 시작된다. 어쩌면 이것은 작가, 쓰는 사람의 특권일지도 모른다.











꿈으로 태어남.


유년기, 화가 엄마를 보며 예술가를 꿈!꿈.

책 읽고 그림 그리며 이야기를 상상하고

콜라주 만들기를 좋아했음.

매해 다이어리는 꼭 샀고, 꾸미고 끄적이기를 반복.


청소년기, 잠들기 전 죽음에 대해 생각함.

일기를 쓰고 서평을 쓰고 소설 쓰기를 몇 차례 시도.

책을 쓰고 디자인하고픈 꿈이 생김.

(그 책으로 노벨문학상도 받아야겠다고 생각.

지금은 상 받는 일에 크게 관심 없음.

그때의 포부로, 받아도 멋있게 정중하게 거절해야지.

왜요. 남들이 비웃는 일에 크게 관심 없음.)


미국에 가서 향수병에 걸리는 대신

'내가 알던 세계의 균열'이라는 거대한 경험을 얻음.

(이후 삶을 바라보는 관점에 지대한 영향을 줌.)

나름의 영어 실력(지금은 좀 퇴화된 듯)과 음악 취향도 get.


귀국해서도 영어로 된 팝송, R&B 위주로 들음.

항상 소중한 단짝이 있었고,

내 자신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음.


대학교 시절 평생 글을 쓰기로 결심.

영화에 대한 관심이 마구 증폭.

영화 좋아하는 친구들이랑 예술 프로젝트 진행.


예술학과 학사

서양현대미술사 석사


정신분석학과 무의식과 초현실주의 예술에 꽂힘.

음악을 듣다가 장면을 상상하기 시작.

하나의 이야기에 꽂힘. (이후 『사월의 꿈』으로 발전,

여전히 꽂혀서 애달프게 사랑 중 ♥)


갤러리 큐레이터 (2019. 5. - 2020. 3.)


사랑하는 사람들과 관계가 어긋나며 우울해짐.

사실 전부터 가끔 좀 우울했는데 점점 심해짐.

심리학과 정신 건강과 예술을 종교로 삼음.


타이틀보다는 본질에 충실한 삶을 지향하나

과연 잘 되어 가고 있는지 끊임없이 반문함.


존재의 근본적인 가치를 깎아내리는

그 무엇(특히 언어)에도 대항하고자 하는 반면,

숫자와 연민에 약함.

시간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데,

시간 약속에 취약함.


끊임없이 생각함. 이래 봬도

최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애쓰는 중.


배우고 싶음. 만들고 싶음.

아이처럼 배우고 싶음. 계속!


독립책방을 방문하고는, 유레카!

독립출판에 꽂힘. 인간의 '독립'에도.


점차 분석적이고 관념적으로 변해 가는 듯.

"이거지, 이거!"와 "이게... 맞나?"를 오감.

개인적인 꿈은 이루었으나 때때로 외로움.


1인 출판사 '사월에 꽃마리 피다' (2022. 2. 28 - )


■ 『사월에 꽃마리 피다.』 (2022. 4. 1.)

■ 유하ㅁ리, 『사월의 꿈 i』

「1. 한숨」 (2022. 12. 30.)

「2. 인류 죽음의 원리」 (2023. 12. 30.)

「3. 한결의 시계」 (2024. 3. 15. 출간 예정)

「4. 새」 (2024. 4. 11. 출간 예정)

■ 기호 연작

『원』 (2024. 출간 예정)

『사각형』 (출간 예정)

『삼각형』 (출간 예정)


근데 그 외로움과 고통이 좀 짜증나는 게

나를 성장시키기도 하고 영감으로도 승화됨.


요즘 가장 자주 많이 하는 고백 :

"우울은 신내림이야."

"결핍은 선물이야."


예술과 지혜와 함께 하며 폭풍 사유하며

내면을 치유하고 정교하게 가꾸어 나가는 중.

사랑하는 사람들과 아름답게 화해 중.

이 정도면 나 꽤 괜찮은 것 같음.


현재의 꿈은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언어와

정신 구조와 예술적 세계관을 구축하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에 있다고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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