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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화연대 Apr 28. 2023

흔들이슈 No.9 _ 오세훈의 드림스 컴 투르

흔들리는 정세 속에서 문화사회를 상상하는 활동가들이 주목하는 이달의 이슈브리핑

2022년 11월 호


<오세훈의 드림스 컴 투르>




[목차]

1. 오세훈의 꿈, <글로벌 관광도시 top5> - 광화문 재구조화 - 한강 르네상스 시즌2???

2. 오세훈의 꿈의 길 어디까지 걸어봤니?

3. 서울시 관광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오세훈의 꿈, <글로벌 관광도시 top5> - 광화문 재구조화 - 한강 르네상스 시즌2???


▲오세훈 시장의 한강르네상스 발표. 2007년 7월 ⓒ 서울시
▲민선8기 오세훈 시장의 서울항 개념도 ⓒ 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정은 2023년 예산안 발표를 통해서 서울시를 프랑스 파리나 이탈리아 로마와 같은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만들기 위한 예산으로 2조 8699억원을 편성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지난 “10년간 추락한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2030년까지 글로벌 Top5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이른바 ‘글로벌 Top5 문화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세계적 뷰티·관광허브 조성(2,685억 원) ▲품격있는 감성공간 조성(4,684억 원) ▲신산업 및 미래산업 육성(2,077억 원) ▲글로벌 TOP5 창업생태계 조성(808억 원) ▲스마트교통 인프라 마련(1조 2,347억 원 ▲대기·수질 개선 통한 더 맑은 서울 추진(6,098억 원) 등 주요 핵심과제로 제시했습니다. 


특히, 서울시가 지난 9월 발표한 ‘서울관광 활성화 계획(2022-2026)’에는 “연간 3천만의 해외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내용과 함께 “뷰티, K-컬쳐 등 서울의 강점 분야를 선정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CES 같이 서울의 대표 행사를 발굴”하고, 세계 최대 규도의 대관람차인 서울아이(Seoul Eye), 노들섬을 ‘글로벌 예술섬’으로 재구조화 하는 등의 이른바 ‘그레이트 선셋 한강 프로젝트’를 조성하겠다는 내용이 담고 있습니다. 관광활성화를 통해 서울을 전세계적으로 알리고, 해외관광객 유치를 통한 경제적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은 코로나19로 힘들어진 관광업계와 서울시민을 위해서 적절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의 관광정책이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이를 통한 편익들이 공정하게 분배될 수 있는지, 막대한 예산이 투여되는 토건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는 충분히 이뤄졌는지 등의 면밀히 따져봐야 하는 지점들이 여러 부분에서 보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과거 민선 3,4기 시절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를 통해 세빛섬 건설, 경인 아라뱃길 조성 등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당시 예산낭비 사례로 많은 지적을 받아왔고, 세빛섬의 경우 업체 비리와 부실 설계·시공 등으로 공무원 15명이 징계를 받기도 했습니다. 2020년 보도에 따르면 세빛섬의 부채는 1,195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재가동하고, 한강을 국제적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지난 14일 서울시는 “‘세계로 향하는 서해뱃길’ 사업의 본격화를 발표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이르면 2026년부터 인천항에 정박하는 대형 크루즈 승객들이 한강행 유람선을 타고 여의도에서 내려 서울을 관광하거나, 여의도에서 크루즈를 타고 서해 뱃길을 지나 외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합니다. 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여의도에 서울항을 조성하고, 한강 일대에 부대시설과 수상호텔을 건설하는 등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는 것이 아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한강변 일대를 관광자원화 하겠다는 ‘그레이트 선셋 한강 프로젝트’ 또한 문제적입니다. 스페인의 ‘산타 카테리나 메르카트’, 세비아의 ‘메트로폴 파라솔’, 싱가포르 ‘가든스바이더베이 슈퍼트리’를 예로 들며, 서울시는 한강의 석양을 활용한 관광자원을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노들섬 일대에 지붕형 ‘선셋 랜드마크’를 조성하고, 165m 높이에 최대 780명까지 탑승이 가능한 세계 최대 규모의 대관람차 ‘서울아이(Seoul Eye)’를 조성할 예정입니다. 또한, 싱가폴의 ‘플로트 앳 마리나베이’와 같은 서울형 수상예술무대를 조성을 통해, 콘서트, 뮤지컬, 오페라, 스포츠 이벤트 등 다양한 형태의 수상공연을 개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계획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계획들에 대한 사업성이나 효과성, 이를 통한 지역적·환경적 효과에 대한 고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해외의 성공사례를 가져와 국내에 접목시킨다고 해서 같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볼수도 없거니와,  서울이라는 도시의 환경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만들어진 관광자원이 과연 지역의 고유한 정체성와 개성을 담아낼 수 있는 관광자원이 될지는 의문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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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의 꿈의 길 어디까지 걸어봤니?


오세훈 시장이 꿈꾸는 <글로벌 관광도시 top5>에는 대형 토건사업이 빠질 수 없습니다. 특히, 서울 원도심은 오세훈 시장 및 현재 정부가 가장 공들이고 있는 공간 중 하나입니다. 청와대와 송현동, 광화문 광장, 그리고 세종문화회관 리빌딩이 바로 그 핵심입니다. 그럼 오세훈 시장의 꿈속으로 한번 들어가 보시죠


▲구글 맵으로 대충 따라가 본 오세훈의 디스토피아 �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청와대 일대 개발 계획 


당선 이후 10여 일이 지난 2022년 3월 20일 윤석열 제20대 대통령은 대통령실을 용산 미군 기지가 있는 서울 용산구의 국방부 청사로 옮기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역대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기도 했는데요, 김영삼 전 대통령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정부가 교체될 때마다 집무실을 새롭게 마련하려는 계획이 추진되었지만 역대 공약에서 이전 장소로 검토된 것은 모두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였습니다. 윤석열 역시 후보 시절 광화문 집무실 이전을 공약해 왔지만 돌연 “광화문 이전은 시민들 입장에선 재앙”이라고 이야기하며 용산 국방부 청사로 집무실을 이전하겠다고 발표했고, 국민 58%가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반대하며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사회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졸속으로 추진하며 소통 없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청와대에서 문화공간으로?


대통령이 떠난 청와대는 청와대 야외 공간을 공연, 전시, 체육 공간으로 조성하고, 국민이 즐겨 찾는 산책로가 될 수 있도록 둘레길, 경내길 코스를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국민과 함께하는 세계 일류 문화 매력 국가’라는 슬로건과 함께 5대 핵심 과제를 내세워 문화예술 랜드마크로 재탄생시킬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와대로에 위치한 청와대는 4면이 효자동, 북악산, 삼청동, 경복궁에 둘러싸여 있다. 그동안 이 부근에는 건물 높이나 아파트 건설 등에 제약이 있는 지역 중 하나였습니다.  청와대 인근이 개발제한으로 묶여있던 이유는 다양합니다. 인근이 전부 고도제한지역, 한옥보전구역 등으로 지정됐기 때문입니다. 또한, 경복궁을 중심으로 문화재보호구역이 지정돼 있고, 인왕산 인근은 자연경관지구로 지정돼 있는 지역이기도 했습니다.  


용산 집무실 이전 이후, 아직 청와대 인근 부동산 매매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규제 완화에 기대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청와대 주변 탐방로 및 문화경관 조성사업이 최근 9월 2일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요, 윤석열 정부의 2023년 예산안을 보면 복합문화예술공간 조성을 위해 128억 원을 신규로 책정했으며, 청와대 권역 관광자원화를 휘해 100억 원의 예산을 책정하며 청와대 인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윤석열 정부 예산안 관련 흔들이슈 8화 참고)



광화문광장 조성계획- 2009년 오세훈, 2019년 박원순


▲ 사진 출처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서울 1번가 광화문광장 10년 안돼 또 ‘성형  한국일보(2018.04.10)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의 시작은 광화문광장 일대의 대규모 개발 계획에서부터 시작됩니다. 2002년 월드컵 응원 이후 광화문 앞을 시민의 광장으로 만들고자 하는 시도는 계속되어왔습니다. 2009년 8월 1일 오세훈 시장의 도심 재창조 프로젝트 일환으로 탄생한 광화문 광장은 시민의 접근성과 교통 개선에서 실패를 하며, ‘세계 최대의 중앙분리대’라는 혹평을 받았었습니다. 2019년 고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광장 형태에 대한 재검토를 통한 재구조화 사업이 진행되었고, 편측 광장을 내용으로 한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계획을 발표했으나, 이 역시 균형과 주변과의 조화, 교통 개선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2021년 가능한 한 행정의 연속성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오세훈 시장의 행정철학과 돌이키기엔 이미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되었고 400억이란 귀한 시민의 세금을 헛되이 사용할 수 없었던 오세훈 시장의 행정철학 덕택에 광화문 광장의 재구조화 사업은 멈추지 않았고 2019년 1월 국제현상공모 발표로부터 3년 7개월 그리고 2020년 7월 1일 일방적인 공사 착공 이후 2년 만에, 시민에게 휴식과 자연을 선사하겠다는 명분으로 만들어진 2022년의 광화문광장은 장애인차별철패 운동의 시간, 세월호참사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등 시민들의 흔적을 지워버린 채, 더 이상 민주주의의 공간이자 공론장으로서의 광화문광장이 아닌 법으로 명시된 집회의 자유조차도 금지당하는 반 헌법적이고 시대착오적인 광화문정원이 되어 재개장 되었습니다.



네온이 불타는 세종문화회관 (거리�)


▲‘고마워요 우리국군’ 영상 장면 /사진 출처 : 내 손안의 서울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개장과 맞춰 세종로 지구단위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 계획 중 하나가 바로 세종문화회관 리빌딩 계획입니다. 1978년 개관한 세종문화회관은 개관 이후 44년 만의 리빌딩으로 외부에서 공연 실황을 감상할 수 있는 16억 7000만 원 규모의 초대형 미디어파사드를 건물 전면에 설치하고 2022년 8월 5일 공개했습니다.


광화문 광장 인근 세종로 주변은 1980년대부터 지구단위계획(당시 도시설계구역)으로 관리돼왔던 구역으로 범위는 세종로 주변 20만 7868㎡로,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세종문화회관과 정부서울청사, 주한미국대사관, KT광화문지사, 교보생명빌딩 등이 포함되었으며, 시 예산 4억 6090만원이 투입되었습니다.


▲네온이 불타는 광화문광장의 미디어 파사드 조감도 / 사진 출처 :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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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세종문화회관을 비롯한 서울 광화문광장 주변을 일상적으로 미디어아트를 관람할 수 있는 도심 전시관이 되도록 하는 것이 서울시의 야심찬 세종로 일대 계발 계획입니다.



이건희기증관을 품은 송현동


▲이건희 기증관(가칭) 건립 부지 계획. 사진 출처 : 서울시



청와대에서부터 세종문화회관 그리고 광화문광장을 한 바퀴 돌고 걸어가다 보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송현동을 지날 수 있습니다. 송현동은 조선시대에는 왕실에 소나무를 공급하는 솔밭이었고, 일제강점기에 식산은행의 사택으로, 해방 이후에는 미국 대사관 사택으로 이용되었고 1997년, 삼성생명이 매입해 미술관을 지으려고 했으나 실패하자 2008년 대한항공이 이어받아 한옥호텔을 짓겠다며 땅을 사들였지만 땅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 및 학교 학습권 침해 등의 이유로 개발이 무산되었고 대한항공은 경영위기로 2019년 송현동 부지 매각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소유권이 LH로 넘어갔다가 다시 서울시로 이전되면서 현재 송현동은 이건희 미술관의 앞 마당으로 땅의 최종 사용처가 확정되었고, 110년 만에 시민들에게 공개되었습니다.



귝유지와 사유지의 토지 맞교환 


문체부는 2021년 7월부터 용산과 송현동 두 곳을 기증관 건립 후보지로 놓고 연구용역과 위원회 심의 등을 진행해왔습니다. 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가 진행한 ‘기증품 특별관 건립 기본계획 연구용역’을 보면 송현동은 장소성·연계성·접근성·부지 활용성·경관 및 조망성·기타 등 여섯 평가 항목 모두 용산보다 우수했으며, 특히 가중치가 가장 높은 장소성·연계성·접근성에선 점수가 세 배 높기도 했습니다. 최종 평가에서 송현동은 중요도 72.93%를 얻어 용산(27.07%)에 2.7배 앞섰습니다.




문체부는 기증관 건립부지를 다른 국유재산과 맞바꾸는 방식으로 건네받았습니다. 서울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송현동 땅 소유권 이전 받았으며. 이와 관련해 황희 문체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1년 11월 10일 송현동 부지가 내려다보이는 서울 종로구 안국동 서울공예박물관에서 기증관 건립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습니다.


지난 109년 동안 시민에게 열리지 않았던 송현동 돌담의 굳게 닫힌 철문은 이건희 기증관부지로 선정된지 1년 만에 열린송현 녹지광장이란 이름으로 2022년 10월 7일 시민들에게 임시 개방 되었고 송현공원에 설립 예정인 이건희기증관은 2022년 하반기부터 국제설계 공모절차를 추진해 2027년 완공·개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네온이 불타는 세종로를 걷다 보면 마치 SF 영화의 한 장면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건물 벽면에 설치된 미디어파사드에서는 단란한 가족, 반려동물, 일렁이는 자연의 이미지가 번갈아 나타납니다. 자연스럽게 삶의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풍경들 말입니다. 그런데 과연 살아남기 위해 투쟁했던 시민들의 시간을 지운 세종로 일대를 온통 관광의 거리로 만들어버린 오세훈의 꿈, 과연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요?





서울시 관광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해외관광객을 연간 3천만명을 유치하고, 서울은 글로벌 TOP5 관광도시로 만들겠다는 오세훈의 서울시 관광정책은 비전과 방향은 과연 적절한 것일까요? 그래도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다면, 코로나19로 괴멸적 타격을 입은 관광업계를 활성화 시킬 수 있다면 괜찮은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랜드마크 건설과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만으로 한 도시의 관광정책이 발전했다고 볼 수 없으며, 실효성과 공정성 측면에서도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이러한 정책은 관광이라는 측면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시민의 삶, 도시공간 계획, 지역균형 발전 등 다양한 맥락들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충분한 숙의와 검토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오세훈의 꿈은 말그대로 허황된 꿈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서울시의 관광정책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경제적 수익 효과'와 '시민의 삶의 질 향상'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균형잡힌 관광정책 필요


관광정책은 해외 관광객 유치를 통한 외화벌이의 수단으로서만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관광이 가져다주는 여러 가지 문화적·사회적·경제적 효과들이 있고, 관광정책은 이러한 효과들을 통합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시의 관광정책에서 여러 주체들과 이해관계자들이 있겠지만, 절대 빼놓아선 안되는 가장 중요한 주체는 ‘서울시민’이어야 합니다. 관광을 통해 서울시민의 삶의 질이 변화되고, 다양한 삶의 가치가 일상에 뿌리내리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관광정책은 관광정책이 아닌 관광의 도구화, 수단화에 불과합니다. 오버투어리즘이나 관광 젠트리피케이션과 같은 개념들이 관광정책에 주요 비판 지점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안으로 지역사회의 구성원의 역량을 통해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하드웨어 중심의 관광에서 벗어나 지역의 일상을 즐길 수 있는 관광활동으로 ‘지역공동체 기반관광(CBT, Community based Tourism)’과 같은 방식들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이 그간 보여준 지역단위, 마을단위를 기반으로 한 지역문화정책에 무관심과 생활문화 예산에 대한 일방적인 삭감과 같은 행보는 심히 우려스렵습니다.



변화하는 관광 트렌드에 조응하는 관광정책의 변화


서울시의 관광정책의 방향이 최근 변화되고 있는 관광 트렌트에 부합하는 정책인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적인 관광 추세는 단체중심이던 여행의 형태가 개별여행 중심으로 변화가고 있습니다. 이는 관광버스로 대표되는 단체관광이 아닌 자유 여행객의 증가를 의미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천편일률적인 관광 패턴에서 벗어나 개별적인 가치를 반영한 다양한 형태의 향유 욕구를 맞추는 관광정책의 방향 전환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오세훈의 관광정책은 도심에 집중되는 형태, 대규모 시설 건립과 같은 방식에 집중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시대적 트렌드에도 전혀 맞지 않습니다.

특히, 감성적이고 일상적인 관광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타인이 경험 해보지 않은 새로운 행태로 개인이 중시하는 가치를 담아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즉, 서울의 다양한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지역문화가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또한, 기후위기 시대에 걸맞은 생태주의적인 관광을 통해,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가치적 동의를 얻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관광 생태계적 관점에서 관광정책 전환


마지막으로 관광과 관련된 생태계적 관점에서 관광정책을 전환하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정책적 방향이 필요합니다. 최근 발표된 ‘서울관광 활성화 계획(2022-2026)’에서도 공정관광을 주요 4대 목표 중 하나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공정관광은 다양한 이해주체 간에 동등성이 전제되어야 하며, 관광으로 인한 편익에 대한 공정한 분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개념입니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는 특정 지역 중심의 개발과 대규모 자본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관광정책은 이러한 공정관광과는 전혀 맞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영세 관광업체에 대한 지원을 통해서 건강한 관광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코로나 긴급 지원을 통한 영세 관광업체에 대한 지원 정책이 문화부와 지자체를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관광산업 분야의 폐업률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서울시 차원의 적극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이 확대되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오세훈 시정이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의 관광정책은 정책의 비전과 방향, 추진전략 등에서 많은 문제점들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실효성과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들며, 관광 정책이 담아내야 할 다양한 가치들에 대한 고려도 부족합니다. 관광정책을 통해 서울시민의 삶이 향상되고, 다양한 가치와 철학을 담아낼 수 있는 진정한 관광도시 서울이 되기 위해서는 서울시 관광정책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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