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턴활동가 고유
'새얼굴'은 문화연대의 활동가, 집행위원, 회원을 소개하는 꼭지입니다. 문화연대의 새얼굴들이 품고 있는 꿈과 고민을 함께 나누어요.
작년, 문화연대를 찾아주었던 인턴활동가 승현님과 채원님을 기억하시나요? 올해도 산청간디고등학교에서 멋진 인턴활동가가 문화연대로 체험학습을 왔어요.
지난 5월 15일부터 5월 25일까지 열흘간, 인턴활동가 고유님은 함께 문화연대의 활동을 만들어가고 집회와 기자회견에 참여했어요. 문화연대의 다양한 활동가들과 인터뷰를 하며 미래를 고민하는 시간도 가졌지요. 자, 그럼 고유 님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볼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산청간디학교에 재학 중인 고유라고 합니다. 학교 교육과정의 일환인 ‘인턴십’으로 문화연대와 2주간 함께 하였습니다. 2주간의 활동과 소감을 짧게 나눠보도록 할게요.
처음 문화연대에 들어갔을 때 마주한 활동가들은... ‘이 사람들, 활동가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헐렁하고 유한 모습이었어요. 활동가에 대한 편견이 와장창, 하고 깨지는 순간이었어요. 사실 이때부터 마음가짐이나 태도가 확 바뀐 것 같아요. 스스로에게 ‘이렇게나 편견 덩어리였다니!’ 하고 실망하고 나니, 되려 마음이 편해져서 ‘뭐든 해야지’보다는 ‘뭐든 배워야지’라고 생각하며 지냈던 것 같아요.
제가 2주간 맡은 업무는 간디고 학생들 체험학습 활동 준비 및 진행 도움과 집회 / 키후위키 팝업스토어 참여, 문화연대의 새 얼굴을 소개합니다 인터뷰 진행이었습니다.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서 좋았던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집회는 ‘아이다호빗 투쟁대회’였어요. 집회 현장에 있는 내내 ‘이 많은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모였다니!’ 하며 감탄했어요. 제 앞에서 노래 부르며 신나게 행진하던 헤즈(활동가)의 모습도 집회 참여자 모두가 무지개 깃발을 흔들던 모습도 오래오래 기억될 것 같아요. 혐오 세력의 방해도 있었지만, 끝까지 굴하지 않고 누군가의 존재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어요.
또, 문화연대 주간 회의와 비전 워크숍에 참여해 ‘문화연대’라는 시민단체, 즉 이 공동체가 어떻게 운영되고 지속되는지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공동체 학교 구성원으로서 다른 공동체의 운영방식을 지켜보니 흥미로운 점도 많았고, 배울 점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문화연대에 인턴으로 와서 가장 좋았던 점은, 좋은 어른(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는 것이에요. 산골짜기 기숙학교 특성상 외부와 많이 단절되어 있어서 그런 걸까요, 전해지는 자극적인 뉴스 하나에도 ‘이러다 진짜 세상이 망하겠구나!’ 생각하며 절망하기 일쑤였어요. 그런데 이번에 실제 현장에서 두 발 구르며 일하는 사람들을 마주하니 ‘이렇게 계속 나아가는 사람이 있구나, 나도 이 사람들처럼 무해하게 살아가고 싶다’ 같은 생각들이 많이 들었어요. 헐렁하고 유한 활동가님들에게 받은 긍정적이고 무해한 기운의 몫이 큰 것 같아요.
2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활동가’라는 이름의 직업을 경험하며 이상한 감동도 이상한 위안도 많이 받고 가는 것 같아요. 이 세상이 조금 더 무해해지는 날까지 문화연대 사람들과 여기서 하던 활동들을 자주 떠올리지 않을까 싶어요. 그동안 함께해 주신 문화연대 식구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