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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화연대 May 27. 2020

소 1001마리 정도는 있어야
갈 수 있는 북한

중학생 시절인 1998년. 더운 초여름 어느 날 어떤 할아버지가 자기가 훔친 소를 500배 불려서 고향땅에 간다며 새벽부터 생방송이 진행됐다. 그리고 학교에 가서 1교시 수업시간에도 당시 선생님은 TV를 열고 역사적 순간을 함께 하자고 방송을 계속 틀어주셨다. 공부하기도 싫었던 시절 부자 아저씨의 소원 성취 거하게 하신다는 생각만 했다. 이 할아버지는 다음에 또 500마리 총 1001마리의 소를 북녘으로 보냈다. 당시에는 훔친 소 값 치고는 너무 과하지 않나 생각했다. 그러나 이후 금강산 관광 등 어마어마한 사업적 성과를 낸 측면에서 보자면 그리 큰 이자는 아니구나 싶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2007년 당시 대통령 역시 남북 지도자 중 처음으로 육로를 통해서 경계선을 넘었다. 그만큼 경계를 행위는 반도에 살지만 섬 같은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일이다. 하물며 그게 군사분계선이라면 더욱 힘든 일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북한에 여행하고 싶다고 여행 보내달라고 이 글을 쓰고 있지만, 실현하기 힘들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글의 제목이 북한 어디까지 가봤니? 지만 실상 북한에 가기는 너무 힘든 상황이다. 2018년 광주시교육청은 금강산·개성·백두산 등 북한의 명소를 학생들이 찾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통일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며 남북정상회담 준비 위원회에 수학여행단 방북, 남북 학생교류, 교육기관 상호 방문 추진 등 ‘남북교육 교류의 길’을 열어줄 것을 공식으로 제안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 일환의 방북조차 여전히 막히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번 20대 국회에서 통과될 것이라 기대됐던 금강산 관광 재개를 촉구하는 결의안 역시 전체회의 심사까지 거쳤지만 통과되지는 못했다. 현재 금강산 관광의 경우 중단된 지 12년 된 상태다. 박근혜 정부와 현 정부에서 꾸준히 재개될 것이라는 예측은 나오고 있지만, 실상은 어려움이 많다는 평이 더 많다. 또한 개성공단 역시 지난 정부에서 중단된 지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북미간 대화 단절을 이유로 열리지 않고 있다.


갈 수는 없어도 볼 수는 있다.    


북에 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결국은 멀리서나마 북을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한반도의 허리를 자른 DMZ의 길이는 총 248km이다. 그리고 남과 북으로 각 2km씩 총 4km의 무장이 금지된 완충지대가 설정되어 있다. 이 비무장 지대 근처 여러 곳에 북한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다. 동해부터 서해까지 총 10곳이 넘는 전망대가 있다. 그 중 금강산을 볼 수 있는 통일전망대와 수도권에서 그나마 가깝게 방문할 수 있는 파주에 도라산 전망대를 추천한다. 고성의 경우 금강산 27km 지점까지 갈 수 있어서 멀리서나마 금강산의 경치를 관람할 수 있다. 다소 먼 거리라는 점을 빼면 바닷가의 풍경과 북녘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파주에 가면 오두산 전망대와 도라산 전망대를 통해서 개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도라산역 플랫폼에도 입장이 가능하고 티켓도 발권할 수 있으니 경의선의 미래를 경험할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그 외에 강원도 양구 화천 등지의 경우 군부대에서 운영하거나, 땅굴 발견지역에 만들어진 세워진 전망대 등이 있으며, 조금은 시대와 동떨어진 전시관 등이 운영되고 있다.      


밖으로 나가기에는 코로나 등의 이유로 힘들 다면 tv에서도 북을 볼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한다. 특히, 멀리 비무장지대의 북한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는 방송들이 있다. 토요일 오전에 K방송국에서 진행하는 남북의 창은 89년부터 30년 넘게 방송되고 있으며, 비슷한 시각 M방송국에서는 통일전망대라는 프로가 진행된다. 그 외에 종편에서 방송되는 여러 프로가 있지만 굳이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youtube에서도 최근에는 북 영상을 볼 수 있다. 공유를 한다거나 홍보를 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이 붙지만 평양 은아라는 유튜버가 최근 화재가 되고 있으며, 먹방과 어린이 유튜버 등도 등장하고 있다. 특히, 올 초 러시아 열차에서 북한분들과 음식을 나눠먹는 한국인 유튜버가 화재가 되기도 했다. 북한의 유튜브가 선전선동의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정작 그 영상을 봐서는 북한에 대한 환상이 생기지는 않는다. 이렇듯 우리 주변에서 북한을 볼 수 있는 방법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 역시 국가보안법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나지는 못한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이번 주말 북한의 생활을 보여주는 아침방송을 보고, 근처 냉면 맛집에 들려서 우리안의 북한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북한 어디까지 가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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