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호텔이자 유기견의 사랑방
‘신나개’

‘신나개’ 김경민 대표를 만나다

by 문화연대

여름 휴가철을 공략하여 문을 연 동두천 유일의 애견호텔


신나개는 2020년 3월에 개업한 애견호텔이다. 동두천에 들어선 최초의 대학교인 신한대학교 동두천 캠퍼스 정문 바로 앞에 위치해있다. 포털사이트에 신나개를 검색하면 대형견도 이용이 가능한 애견호텔과 애견유치원을 겸하는 전문시설로 소개되어있다. 공간은 인조 잔디가 깔린 야외 놀이터와 대형견실•소형견실로 나누어진 실내시설로 이루어져 있다. 목욕실과 털을 깔끔하게 말려주는 드라이룸 등 부대시설도 눈길을 끈다.


신나개가 생기기 전까지 동두천에 사는 견주들은 장기간 집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다른 도시로 가서 애견 숙박시설을 이용해야 했다. 이러한 지역의 현실에서 애견호텔의 필요성과 긍정적인 수요를 예측한 김경민 대표는 고민 끝에 회사를 그만두고 자영업의 길로 인생의 행로를 틀게 된다. 동두천에서 사는 애견인들이 여름휴가철만이라도 마음 편하게 반려견을 맡길 수 있는 서비스업에 기대를 건 것이다. 문을 연 지 1년이 지난 지금 신나개는 수도권에서 적잖이 소문난 곳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쪽으로 알려져서 김경민 대표의 심정은 복잡하다. 그는 여름휴가 때 유독 급증하는 반려견 유기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취지에 입각하여 애견호텔을 만들었지만, 일 년이 지난 지금, 유기견의 생명을 보듬는 임시보호시설로 더 알려졌다.


“개인 사업장인데 유기견 임시보호소로 더 알려졌어요. 제가 지금 서른 마리 좀 넘게 돌보고 있거든요. 이 중 호텔과 유치원을 이용하는 네 마리 외에는 다 제가 길에서 구조하거나 임시보호를 맡게 된 유기견이에요. 저도 많은 애들을 돌보는 게 결코 쉽진 않지만 그렇다고 애들을 모른 채 할 수는 없어서요. 보통 임시보호소에 있는 유기견은 열흘 내에 새로운 주인을 만나지 못하면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게 되거든요. 저는 구조한 애들이 입양을 받을 때까지 여기서 머물게 해주고 있어요. 가끔씩 다른 시설에서 임시보호기간이 끝난 애들을 데려오기도 해요. 새로운 가족을 만날 때까지 돌봐주고 있어요.”


동물자유연대에서 발표한 ‘2016-2020 유기동물 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일 년 중 여름휴가철에 가장 많은 유기·유실견이 생긴다고 한다. 지난 5년간 약 42만 마리의 유기견이 발생했다. 월평균 35,134마리가 버려진 셈이다. 피서 시기인 7월과 8월은 월평균보다 5,933마리가 많은 41,068마리가 유기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양지에 반려견을 버리고 오는 경우가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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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견이 많은 이유


김경민 대표는 리트리버 두 마리를 소개해주었다. 금색 털을 찰랑이며 늠름한 자태를 뽐내는 애들이었다. 내가 눈을 희번덕거리며 두 마리를 바라보자 김 대표는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화면에는 심각한 탈모와 피부병에 걸린 깡마른 리트리버 두 마리의 뒷모습을 찍은 사진이 띄워져 있었다. 내가 얼굴을 찡그리자 김 대표는 이 리트리버 두 마리가 신나개에 처음 왔을 때 모습이라고 말해줬다.


“저희 호텔에 유독 대형견이 많죠? 소형견에 비해 큰 애들은 새로운 가정에 입양되는 일이 훨씬 적어요. 대형견이 보호센터에 들어가면 안락사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해요. 그래서 일부러 대형견을 더 구조하게 되고, 임시 보호를 해주게 돼요. 알음알음 저희 가게를 후원해주시는 소수의 회원 분들이 계시는데, 그분들도 버려지거나 방치된 덩치가 큰 개를 보게 되면 저에게 제보를 해주곤 해요.”


그 말을 듣고 나는 김 대표에게 여기에 있는 개를 한 마리씩 소개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삼고초려만큼 갸륵한 정성으로 구조에 성공한 동네 들개 가족, 짖는 소리가 커서 주인에게 파양 당한 귀가 큰 강아지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버림받은 내 팔뚝보다 작은 노견들……. 신나개에 있는 강아지 모두가 티 없이 해맑았기에 김 대표가 들려준 강아지들의 사연은 내 마음속을 헤집어 놓았다.


[신나개_ 사진3].jpg 신나개 대형견 공간에서 쉬고 있는 금발 리트리버 ‘금비’의 현재 모습
[신나개_ 사진4].jpg 금비’와 ‘은비’를 구조해서 신나개로 데려 왔을 때 찍은 사진을 보여주는 김경민 대표.



사랑의 둘레


신나개에 가면 일상에서는 보기 어려운 커다란 사랑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 애견호텔로 사업장을 냈지만 본의 아니게 또는 자연스럽게 유기견의 사랑방이 된 신나개. 서른 마리 넘는 유기견을 돌보느라 하루하루가 너무 바쁘지만 그만큼 사랑의 둘레가 커지고 있는 김경민 대표. 그를 생각하면 저절로 떠오르는 문장이 있다.


“나는 사랑에는 총량이 있어서 어딘가에 한껏 부으면 다른 곳에는 모자라게 되는 줄 알았는데 사랑하는 존재가 하나 더 생기면 사랑은 제곱이 되는 것이었다.”

성진환·오지은 『괜찮지 않을까, 우리가 함께라면』 287~288쪽에서 인용.


신나개 인스타그램 계정(@dugfundog)을 팔로우하면 호텔 손님과 유치원생 그리고 여러 친구들이 사랑방에서 평화롭게 지내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신나개 이용문의는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적힌 휴대전화 번호로 연락을 취하거나, 네이버에서 ‘동두천 신나개’를 검색하면 지도창에 나오는 연락처로 전화하면 된다. 통화보다 메시지가 편하면 인스타그램에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면 된다.


나도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신나개를 찾아가거나, 어떠한 형태로든 마음을 나누려고 한다. 그리고 이 지면을 빌려 김경민 대표와 대화를 나누는 내내 나를 안아주었던 갈색 강아지 ‘공주’와 하얀 강아지 ‘진주’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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