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유아 HER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화연대 Oct 28. 2021

꼬리에 꼬리를 무는
정규직 제로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투쟁은 늘 결론이 좋지 않다 겉으로 보기에는 정규직 전환이 된듯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엉망이다.


문재인의 비정규직 제로시대 선언으로 촉발됐던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정규직전환은 됐으나 처우개선이 안되고 있다. 임금은 최저임금수준으로 신규입사자가 없다 그러다보니 4조 2교대였던 일이 3조 2교대로 줄어들었고 일은 이전보다 늘었고 임금은 그대로다. 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의 경우 대법원판결로 어부지리 정규직전환은 됐지만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보복성 징계로 힘든처지다.


처우개선의 문제가 선행합의 되지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가스공사는 더 답이없다. 자회사 합의를 했으나 노사전문가협의체에 나오지 않는 사측은 시간 끌기와 외면으로 4년째 투쟁중이다.


공공기관뿐 아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사기업들에게도 숙제로 남아있다. 정부는 자회사 설립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것도 사실상 정규직화로 인정했고 이를 빌미로 사기업들은 비정규직을 자회사 설립으로 수용하는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은 고객센터노동조합과 사회적협의체 논의테이블을 통해 소속기관으로 합의를 했다. 하지만 사회적협의체 합의는 구두합의로 아무런 법적효력이 없다. 다만 건강보험공단이 고용노동부에 고객센터를 소속기관으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으로 승인을 올리고 대기중인것으로 보아 소속기관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결정한 것은 확실해 보인다. 다만 전환방식에 대한 합의없이 소속기관안 만을 합의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부분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힘겨운 투쟁이 예상된다.


그 이유중에 첫번째는

건강보험공단 김용익이사장의 임기의 문제다. 2021년 12월말로 임기가 마무리되면 이사회소집등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이 시기가 넘어가면 합의서에 도장을 받기가 어려워지고 새로운 이사장이 올 때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 2022년은 대통령선거가 있고 선거가 마무리되어야 공공기관 이사장이 임명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현재 고객센터노동자들이 고용되어 있는 위탁업체 계약만료가 2022년 3월이다. 재위탁은 없겠지만(소속기관으로 전환) 전환방식과 처우개선등 운영방식에대한 부분에 합의가 안될경우 공중부양상태가 된다. 공단은 아쉬울것이 없다. 소속기관안을 백번양보해서 받아줬는데 노조가 공정한 경쟁에 대해 합의를 안해서 최종합의가 안된거라고 이야기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전직원 전환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보다 더 치열하게 싸워야하고 공단을 압박해야한다. 가스공사가 4년 넘게 투쟁이 길어지고 결론이 안나는 이유중 하나도 이사장 임기만료에 의한 부재때문이었다. 건강보험공단은 자신들이  고객센터 위탁업체와 재계약을 할 때 전직원 고용승계가 위탁조건이었음을 잊지마시라! 그만큼  전문성과 연속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공단이 전환방식에 대해 2019년 이후 입사자에 대해 시험을 봐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매우 억지스러운 주장이 아닐수 없다.


부산 고객센터 조합원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노를 젓고 있는 우리모두는 구호에 맞추어 똑같은 힘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구호자의 구호에 귀를 기울여야하고 누군가 노를 젓고  있으니 잠시 쉬어도 된다고 생각하면 균형이 깨져서 배가 어디로 갈지 알 수 없고 언제 도착할지도 모르게 된다. 함께 투쟁하는 모두는 똑같은 비중으로 힘을 모아 끝까지 함께 가야한다'


원주에 파업농성장은 고객센터 조합원을 태우고 직접고용을 향해가는 배와같다. 각자의 손에 놓인 노를 절대 놓지말자. 배를 버리고 도망 가지도 말자. 그리고 도착지점에 닿을 때까지 노젓기를 게을리 하지도 말자. 뒤집어진 배는 돌리기 어렵다.


우리의 투쟁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않고 교섭상황만을 바라보며 일상 속에 머문다면 교섭상황과 무관하게 공단의 비 협조적인 태도를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 원인을 찾고 원망 하게 될 수도 있다. 누군가로 인해 교섭이 안되는 것처럼 느껴질 때 우리의 투쟁은 망하는 것이다. 그것은 또한 공단이 원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전원전환만 아니면 합의볼 수 있는데... 조합원도 아니면서 같이 전환한다구... 이런 위험한 생각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도, 저들의 전략에 속아넘어가지 않기 위해서도 원주 농성장을 통한 지속적인 투쟁은 반드시 필요하다. 교섭은 누군가에 의해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투쟁의 주체로 끈임없이 공단을 압박하고 위력을 보여야한다. 원주 농성장은 우리의 위력을 보여주기 위한 전진기지가 되어야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찰칵 연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