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겨울에 만나는 핫팩만큼 따뜻한 영화

영화 <부라더>

세상에는 다양한 스타일의 영화가 있다. 관객들은 이해못할 지언정 평론가들의 사랑을 받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관객의 사랑을 받는 영화도 있다. 영화 <부라더>는 후자에 속한다. 이 영화는 순도 100%의 킬링타임용 영화이다. 그러나 단순한 킬링타임용 영화와는 다르게 곱씹어 생각할수록 따뜻함이 우러나오는 것이 이 영화가 가진 특별함이다.

영화 <부라더>는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의 원작이기에 둘을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뮤지컬에서는 전통 장례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설명하고 그에 걸맞는 음악들이 흘러나온다. 무대는 물론이거니와 관객석을 휘젓는 배우들의 열연에 관객들은 저절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영화<부라더>는 장례에 대한 설명 대신 날이 밝는것을 알려주는 것으로 표현하고, 뮤지컬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대부분 음악이 깔리지 않는다. 뮤지컬을 보며 신이났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쉬운 점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영화 <부라더>에는 그만의 매력이 존재한다. 특히 주연배우 마동석, 이동휘, 이하늬라는 배우들이 가진 매력은 영화에 감칠맛을 더한다. 원래 잘생긴 설정인 주봉을 연기하는 이동휘에게 “넌 잘생겼으니까” 라는 마동석의 푸념은 그 자체로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또한 마동석의 어깨(?)로 인한 개그들은 마동석이 아니었다면 만들 수 없는 마동석 특제 개그이다. 이하늬는 예쁘고 미친여자(?)를 넘어 한단계 더 진화된 연기를 통해 그의 미소를 보며 하염없이 웃었다가 다시 은은한 미소를 짓게 한다.

무엇보다 영화를 끌고가는 힘은 이야기 그 자체이다. 캐릭터의 설정은 낯설지 몰라고 가족간 관계가 소원한 사람들이라면 금방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가족 중에서 오직 나만이 고립된 사람이라 생각한 형제였지만, 알고보면 형은 형 나름의 고뇌가, 동생은 동생 나름의 고뇌가 존재했다. 그러나 외로움은 홀로 맞이하기에 타인의 외로움을 확인하기란 어려운 것이다.

외로움을 삼키는 것은 형제 뿐만이 아니다. 아버지 역시 무뚝뚝하게 장손의 역할을 하는 이유는 있다. 있지만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의 선택이기에 자신이 짊어져야 하고 가야 하는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가족이 네명임에도, 그 안에서 각자 외로운 삶을 사는 것은 비단 석봉과 주봉의 가족이야기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 외로움 속에서 발견한 한줄기 따뜻한 빛이 영화 <부라더>를 단순한 킬링타임 영화가 아닌, 따뜻하고 재밌는 영화로 남길 수 있게 한다.

영화 <부라더> 를 보고 나오면 마음이 따뜻하다. 그리고 영화를 한번 더 보면 처음에는 알아채지 못한 이야기에 따뜻함은 배가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