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잔나비의 정규 2집 <전설>이 발매되었다. 유튜브 뮤직 비디오 댓글에는 <응답하라> 시리즈, 혹은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녀>나 <청설> 등의 대만 로맨스 영화에서 느낀 분위기가 떠오른다는 최초의 감상들이 줄을 잇는다. 이렇듯 현대의 인터넷 속 감상자들은 뮤직 비디오가 가장 먼저 맞아주지만, 음반을 산 감상자들이 처음 만나는 것은, 그래서 앨범의 첫인상을 가장 먼저 결정하는 것은 그래도 역시 앨범 아트가 아닐까. 이번 <전설>의 앨범아트는 두껍게 칠해진 듯한, 한편으로는 쓸쓸하면서 아련한 사랑의 정념을 불러일으키는 그림이다. 이 그림은 누가 그렸을까?
QWAYA콰야라는 이름은 過夜+Q로써, 밤을 지새우다라는 뜻이다. 그의 작품이 항상 색으로 가득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의 초기작은 연필 스케치가 대부분이었다. 굵은 연필심으로 끄적끄적 그리던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은 스케치들에서는, 우리 마음 속 침전된 감정들을 건져낸 것만 같은 날것의 느낌이 살아있다.
QWAYA 작가는 본래 의상디자인을 공부했다. 때문에 그의 초기작 중에는 패션 스케치도 볼 수 있다. 색을 입힌 이 스케치들과 함께 점점 더 작품에 여러 색을 시도하는 경향도 뚜렷해진다. 점점 작가 자신만의 색감과 그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가질 법한 인물, 무엇보다도 그 인물의 표정을 찾아나간다.
한편 작가는 영화에서 영감을 얻은 작업도 많이 선보였다. 마냥 밝지만은 않은, 자기 전 떠올릴 법한 미화된 추억에 가까운 사랑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작가는 이때 이미 적지 않은 팬을 확보한 상황이었다. 그의 그림을 삽입한 아이폰 케이스를 발매하고, 신사동 피프티피프티fiftyfifty에서 브랜드 oh-l의 시즌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2017 서울 일러스트레이션 페어와 세종예술시장 소소에도 참여하고 p4square에서의 개인전을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에도 참여하며 활동의 폭을 더욱 넓혔다.
2018년에도 계속해서 전시회, 플리마켓 등 다방면에서 활동해온 작가는, <Knock your eyes>라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그의 그림을 포스터로 대량 인쇄해서 길거리 아무 곳에나 붙여놓는 것이다. "힘든 하루를 마주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쓰레기 더미 사이에서 우연히 핀 꽃"을 본 것처럼 이 작품을 만나는 이들은 피곤함 속에서도 잠시나마 기분 좋은 대견함을 느끼지 않았을까.
이 밖에도 7주 드로잉 클래스, 원데이 오일 파스텔 포스터 클래스도 열며 2018년을 지나 2019년에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는 작가는 3월 16, 17일 열린 잔나비 콘서트에도 참여하는 한편, 정우물의 <blue>에도 그림을 그렸다. 그의 그림을 직접 보고 싶다면 9and에서 3월 24일까지 열리는 개인전을 놓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