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로 공부하면 영어를 정말 잘할까?

[책과 영어]의 미니시리즈: 진실은?

by 윤드류


영어를 잘하려면 원서를 읽으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겁니다. 텝스 같은 고난이도 공인영어 만점 후기를 보면, 학원 같은 곳은 안 다니거나, 최소한으로 다니고 원서를 위주로 공부했다는 학생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상황을 한 번은 겪어봤을 것입니다.


"어차피 언어를 잘하려면 책을 읽어야 하는 게 맞고, 학원 선생들의 이야기나, 유튜브를 봐도 책 읽는 게 많이 도움 되는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작 내가 하면 잘 안 됩니다. 책을 끝까지 읽는 것도 안 되고, 어찌저찌 끝까지 읽어도 영어실력(시험점수, 리스닝, 스피킹 등등)인 별로 느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실력이 조금은 는 것 같아서 도움이 됐다는 생각은 하지만, 다시 책으로 더 공부하기는 왠지 내키지 않습니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것 같고, 효율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 외에도, 원서를 단계별로 열심히 읽었는데도 크게 도움 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답답함

책을 읽는 것이 답답합니다. 단어를 모르고, 문법도 처음부터 잘 아는 것이 아니니, 문장이 정확히 해석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당연히 한국어보다 읽는 속도도 느리니, 굉장히 답답함을 느낍니다. 설사, 정확히 해석할 수 있더라도, 어쨌든 한국어보다는 느리니, 마치 드라마를 0.5배속으로 느리게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기 쉽습니다.


소설이 아무리 재밌어도 내용 이해가 너무 느리면 답답함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2. 노잼

재미를 위해 공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지루하고 재미없습니다. 책을 재미로 읽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혹은 책을 재미있게 읽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한국은 교육 과정의 특성상 책을 많이 읽기 힘듭니다. 더군다나 넷플릭스, 유튜브 등 자극적인 컨텐츠가 범람하는 현 시대에? 책을 읽는 것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책을 읽는다고 바로 시험점수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보니, 시험공부에 치여 책은 멀리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한국어로 된 책도 재밌게 읽은 기억이 드뭅니다. 재밌게는 커녕 한권이라도 읽은 기억이 드문 사람도 많습니다. 한국어로 된 책도 재밌게 못 읽어봤는데, 하물며 영어 원서라니? 당연히 재미 없고, 당연히 읽기 힘듭니다.


3. 제대로 된 공부법의 부재

보통 책은 그냥 읽으면 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내용만 이해하면 책을 읽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책은 생각과 함께 읽어야 하고, 자신의 생각을 남과 논리적으로 차분하게 나누는 방법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물론 대단히 어렵고 복잡한 방법은 아닙니다.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는 있지만, 처음에 혼자서 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그런 방법입니다.


책을 읽으며 생각하는 방식을 알려줘서 생각의 물꼬를 트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는 혼자서 하기 힘듭니다. 게다가, 한 번 정도 책을 읽는다고 해서, 책을 다 읽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최소한 3번은 반복해서 읽어야 합니다.


무조건 많은 권수를 읽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생각 없이 무조건 많은 횟수를 읽는 것도 그다지 도움 되지 않습니다. 원서로 영어를 가르친다고 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쓰는 커리큘럼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그리고 그 쓴 것을 논리적으로 첨삭해주지 못한다면 그냥 반쪽짜리일 뿐입니다. 안 읽은 것보다는 낫겠지만, 읽는 데 시간을 투자한 만큼 효과를 얻지는 못합니다.


제대로 읽고, 깊게 생각하고, 다양하게 써봐야 합니다. 그래야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있고, 그래야만 원서를 읽는 것이 영어에 도움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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