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는 맨발과 맨손이 기본

[한국의 문화와 외국의 문화] 시리즈

by 윤드류

Fiji Island. 충격. 그야말로 대 충격이었다.

중학교 2학년을 마치고, 우리는 유학을 결정했다. 그때 마침 찾아왔던 중2병 때문에, 한국 교육에 대한 증오와 반발심이 극에 달했을 때였고, 외국이라면 교육과정이 더욱 합리적이고,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그때 당시 잠깐 유행했던 메이저 국가(미국, 영국, 캐나다 등)가 아닌 제3의 국가로의 유학이라는 경향을 따라 피지로 유학을 가기로 했다. Fiji Island. 남태평양, 호주와 뉴질랜드 근처의 아주 작은 섬나라였다. (사실 진짜 엄청나게 유행했는지도 모른다. 그냥 그렇다고 들었다.)

교과서에서만 들어봤던 개발도상국이라는 단어의 실제 의미를 느낄 수 있었던 곳이기도 했다. 중2병이라고는 하지만, 세상의 쓴맛을 본 적이 없어 모든 것이 좋아 보였던 나에게마저도 개발도상국의 흔적이 느껴질 정도로 피지는 진짜, 레알, 찐 개발도상국이었다. 거기서 사회과목을 배울 때 들어봤던 '문화충격(culture shock)'이라는 단어의 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문화충격 1. 피지에서는 밥을 맨손으로 먹는다.


- 피지는 원주민인 피지사람(Fijian)과 인도인, 그리고 중국인으로 인구가 구성되어있다. 인도인과 피지인이 반반에 가깝고 중국인이 많아지던 추세였다고 기억한다. 그래서 인도의 문화가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닌가 싶지만, 원인이 뭐가 됐든 피지는 밥을 맨손으로 먹는다.

유튜브도 없던 당시, 손으로 밥을 먹는다는 지식은 있었지만, 실제 본 적은 없는데, 피지에서 두 눈으로 생생하게 보게 됐고, 실제로 나도 손으로 밥을 먹었다. 편리하기도 했고, 손으로 먹는 데 기술도 필요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다만, 원주민은 국물에 가까운 뜨거운 소스마저도 맨손으로 먹는데, 그걸 흉내 낼 수는 있지만, 자연스럽게 먹을 수 있는 경지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었다.

일단 이게 문화충격인 이유는, 피지인이나 인도인이나 안 씻는다. 열대기후라서 일 년 내내 덥고, 섬이라서 습도도 굉장히 높아서 땀이 주룩주룩 나는데, 거의 안 씻는다. 비가 올 때 그 비를 맞는 게 그나마 씻는 것...

그런데 안 씻는다. 그런데 그 손으로 밥을 먹는다. 밥을 먹고 난 후에는 기름기와 소스 등이 손에 남아서 손을 쪽쪽 빨아 먹는데, 음... 더러웠던 손이 아주 깨끗해진다.


문화충격 2. 피지에서는 거리를 맨발로 다닌다.

- 피지는 매우 가난한 나라이다. 영국 연방 중의 하나였다가, 내가 유학 갔을 때, 독립된 지 얼마 안 되었다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경제 상황과 비교하면 환율은 비싼 편이라고 투덜댔던 어른들의 말이 생각난다. 다만, 1달러(피지 달러, 당시 약 700원)로 매우 매우 풍족하게 먹고 싶은 걸 다 사 먹을 수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어쨌든, 피지사람들은 매우 가난해서 소모품을 그때그때 살 수 없다. 그래서 웃통을 잘 안 입고 다니는 사람도 많다. 다만, 열대기후라서 꼭 가난 때문에 안 입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신발을 신지 않는다는 것이다. 도로가 전부 아스팔트로 되어있고, 햇살도 매우 강렬한 편인데, 그래서 바닥이 매우 뜨거운데도 신발을 신지 않는다. 더군다나, 피지 현지에서 신발을 사면 1주일이면 바닥이 뜯어진다. 신고 달리거나, 운동하는 게 아니어도 그렇게 된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웬만하면 비슷한 디자인의 신발을 한국에서 사 와서 신는다.


학교 운동장은 다행히 천연잔디라서 맨발로 운동해도 별로 아프지 않다. 나도 주변 아이들과 친해지기 위해 맨발로 같이 놀았었다. 잔디는 아프지 않았고, 넘어져도 푹신했기에 거부감도 없었다. 다만, 한 번은 럭비를 하다가 잔디에 발을 디뎠는데, 무언가가 내 발등으로 휙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당시에는 그냥 풀이 발등에 닿은 것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바퀴벌레였다. 그리고 그 바퀴벌레는 내 손바닥만 했다. 한국에서, 도시에서 봤던 가장 큰 벌레보다도 더 컸다.



문화충격 3. 벌레가 아주 크다.


- 가끔 유튜브에 호주에서 사는 벌레 크기라고 영상이 뜨는 경우가 있다. 검색만 해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호주랑 피지는 매우 근접해있는 나라이고, 피지도 섬이지만 그 섬의 일부가 정글처럼 보일 정도로 나무가 많다. 산소량이 많으면 벌레의 크기가 매우 커진다고 한다. 과학에 매우 몰두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 때 들었던 말을 그냥 사실로 여기고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는데, 원인이 뭐가 됐든 피지에서 본 벌레의 크기는 매우 컸다. 아주 컸다.

만약 호주 벌레 크기 영상을 본 사람이 있다면.... 그건 조작이 아니라 진짜다. 개인적으로 거미를 아주 싫어하는데, 거미가 정말 정말 커서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피지에서 살다 보면 적응될까 싶었는데, 전혀 아니다. 여전히 너무 크고, 여전히 너무 싫다. 바퀴벌레도 너무 크다. 게다가 날개가 퇴화하거나 장식용이 아니다. 바퀴벌레약을 뿌리면, 뿌린 사람의 얼굴 정면으로 날아온다. 그때는 진짜 육성으로 비명을 질렀다. 다행히 얼굴에 붙지는 않았는데, 그 바퀴벌레가 내 정면으로 날아오는 장면은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으...

쓰다 보니 문화충격 썰이 많아서 2탄으로 넘어가겠습니다. 2탄에서는 약간 어두운 부분에 대해서도 썰을 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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