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를 이겨라
비축기지 트레일 런!

비축생활 VOL.12 포스트플라스틱 서바이벌

by 문화비축기지

상쾌한 산길을 달리면 에너지가 솟아오르며 머리가 가벼워진다. 걷기도 힘든 산길을 뛰어다닌다니 무슨 소린가, 싶겠지만 조금 더 들어보면 생각이 달라질지도.


정리 정지민 | 사진 윤소진



트레일 러닝은 산길을 의미하는 '트레일(trail)'에 러닝을 합한 단어로, 말 그대로 산길처럼 잘 정비되지 않은 거친 길을 달리는 스포츠다. 산악 마라톤 등으로 불리며 소수의 마니아가 즐기던 운동이었으나, 2010년대 이후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늘어 관련 대회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러닝과의 가장 큰 차이라면 시종일관 뛰진 않는다는 점이다. 변화무쌍한 비포장도로를 달리다 보면 일반 도로를 달릴 때 보다 부상 위험이 크다. 트레일 러닝은 안전과 몸 상태를 최우선으로 삼고, 스스로 판단해 걷고 뛰기를 적절히 섞는 것이 포인트다.


5년 차 트레일 러너인 김나현은 대회를 계기로 트레일 러닝에 입문했다. 마라톤에 흥미를 느끼던 초보 러너 시절, 50km짜리 트레일 러닝 대회 공고를 보고 덜컥 신청했다. 평소 등산을 좋아하고 러닝은 훈련 중이니 둘을 엮은 트레일 러닝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결과적으 로 주법부터 차이 나는 트레일 러닝은 러닝과는 다른 장르의 운동이었지만, 8시간에 걸쳐 50km를 완주하며 트레일 러닝의 매력에 푹 빠졌다. "올라갈 때는 물론 힘들어요. 대신 내리막길을 신나게 달려 내려올 때, 평지를 속도감 있게 뛸 때 느끼는 해방감이 엄청나요."


김나현은 지난 6월, 문화비축기지를 찾았다. 가양역에서 출발해 서울 서부의 산과 공원을 가로질러 구파발역에 이르는 서울둘레길 7코스에 문화비축기지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2014년 오픈한 서울 둘레길은 서울을 한 바퀴 휘감는 총 157km의 탐방로로, 도시의 역사와 문화, 자연을 고루 느낄 수 있게 8개 코스로 구성했다. 경사가 심하지 않은 흙길 위주라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데, 트레일 러닝 코스로도 최적이다.


가양대교를 건너 하늘공원의 메타세쿼이아 길을 통과한 뒤 월드컵경기장 방향으로 돌면 비축기지 앞을 지나가는데, 보도에 표시된 서울둘레길 이정표가 비축기지를 크게 한 바퀴 돌도록 가리키고 있었다. T3에 이르렀을 때 월드컵경기장을 포함해 서울 시내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았다. 뜨거운 햇살에 못 이겨 불광천 구간은 뛰는 대신 걸었다. 비축해둔 에너지는 봉산과 앵봉산 구간을 달리는 데 썼다. 그날 김나현은 총 17km인 7코스를 2시간 36분에 완주했다.


처음 시작하는 트레일 러너라면, 기록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뛸 때마다 바뀌는 풍광을 즐기면서, 부상당하지 않고 자신만의 페이스로 완주하는 것이 중요하다. 편한 복장과 신발을 준비했다면 바로 시작해도 좋다. 동네 뒷산이나 공원 등 어디라도 코스가 될 수 있다. 걸으면서 컨디션을 체크하고, 인적 드문 곳에서는 슬슬 뛰어본다. 힘들면 다시 걸으며 페이스를 조절한다. 어렵게 생각할 것이 없다. 주변 환경을 코스 삼아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는 게 트레일 러닝의 진짜 매력이다. 실내 운동이 어려운 요즘, 시작하는 러너들을 위해 문화 비축기지를 활용한 트레일 러닝 훈련법을 김나현이 귀띔한다. 뛰다 보면 코로나 블루마저 날아가버릴지도 모른다.



트레일 러너 김나현

3만여 명의 SNS 팔로어를 지닌 ‘셀럽’ 트레일 러너. 코로나19로 대회가 열리지 않는 요즘은 기록 향상을 위한 훈련 대신 마음 맞는 친구와 조촐하게 뛰며 러닝으로 ‘힐링’ 중.



준비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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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끼 물통은 물론 휴대폰, 보급품 등 준비물을 수납할 수 있어 배낭 역할을 한다.

2 물통 입구를 깨물면 물이 나오는 형태라 마시는 도중 흘릴 염려가 없다.

3 스마트워치 지도 기능을 갖추었으며, 시간과 속도, 심박, 경로 등을 체크한다.

4 골전도 이어폰 외부 소리를 들으며 음악 등을 감상할 수 있다.

5 선글라스 햇빛이 너무 강할 때나 우천 시 필요하다.

6 바람막이 산 날씨는 예측을 불허한다. 가장 중요한 준비물 중 하나.

7 보급 식량 포도당 캔디나 에너지 젤을 챙겨 중간중간 지치지 않도록 한다.

8 선크림 설명이 필요 없는 야외 운동의 동반자.

9 운동용 마스크 비말은 차단하면서 일반 마스크에 비해 숨쉬기 편하다.

10 트레일 러닝화 가볍되 쿠션이 충분하고 바닥이 미끄럽지 않아야 한다.



트레일 러너를 위한 문화비축기지 사용법


1 시작은 매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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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둘레길 7코스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경사가 완만하고 나지막한 매봉산은 초심자에게 딱 맞는 트레일 러닝 훈련장이다. 오를 때는 힘을 빼지 않는 것이 좋다. 걸어 올라간 뒤 내리막길에서 살짝 속력을 내본다. 길이 좁으므로 다른 탐방객의 진로를 막지 않도록 주의한다. 안내동과 T5 옆에 매봉산 탐방로와 연결된 길이 있다.


2 T2와 T3의 새 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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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3로 향하는 잔디 언덕은 오르막이나 내리막에서 속력을 내는 훈련에 그만이다. 올라갈 때는 보폭을 좁혀 발을 자주 구르며 오르고, 내려올 때는 균형을 잘 잡으면서 발 앞부분으로 착지한다. 두 경우 모두 몸의 중심을 유지해 지나치게 기울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T2는 지형지물을 이용한 스트레칭에 적합하다. 운동 전후 발목과 햄스트링을 충분히 풀어준다.


3 도전, 서울둘레길 7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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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트레일 러닝 코스를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서울둘레길을 검색하는 것이다.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등 서울의 명산을 포함한 8개 코스가 도시의 트레일 러너를 기다리고 있다. 김나현은 초보자에게 비축기지를 포함한 7코스를 추천한다. "봉산과 앵봉산, 가양대교, 하늘공원, 불광천 등 길이 다채로워 지루할 새가 없어요. 도심을 통과하는 코스라 편의점에서 중간중간 '보급'하기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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