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생활 VOL.13 에코×아트×비축
실내는 잠시 ‘거리 두기’ 중이지만 실외 공간은 여전히 열려 있다. 방역 수칙을 지키며 이용할 수 있는 겨울 문화비축기지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출동! 시민 기자
문화비축기지 새 공간
전혜연·김경원 두 시민 기자가 겨울 동안 방문객을 맞을 공원의 모습을 취재했다. 막 개장한 어린이 놀이터와 휴게 공간, 그리고 전시까지.
① 매봉산 유아숲체험원
문화비축기지에 유아숲체험원이 생겼다는 소식에 주말, 동네 엄마들과 아이를 데리고 당장 출동했다. 안내동 뒤쪽, 매봉산 방향으로 살짝 들어가자, 상쾌한 숲속에 자연물을 이용한 창의적인 놀이 시설이 자리 잡고 있었다.호기심을 자극하는 밧줄 통나무 그네와 알록달록한 색깔의 해먹, 흔들흔들 스릴 있는 밧줄 다리, 아찔한 짚라인 등 아이들이 즐길 거리가 무궁무진했다. 새로 지어 번쩍번쩍하고 튼튼한 시설은 기본, 매봉산 유아숲체험원은 화장실과 주차장이 모두 가깝다. 이곳을 나들이 장소로 고려하는 부모들에게 큰 이점이 되겠다.
② 심리 안정 체험 공간
공원이 되기 전 석유비축기지에는 화재 진압을 위해 특수 소화액을 저장하던 공간이 있었다. 설비동의 소화액 저장실인데, 이곳이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에서 추진하는 ‘빛을 활용한 심리 안정 공공 디자인 개발’ 대상지로 선정되어 오감을 활용해 경험하는 휴게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장작 타는 소리에 이끌려 공간에 들어서니 조명 물기둥과 이를 둘러싼 벤치가 보였다. 기둥 안에선 물방울이 올라오며 빛을 받아 반짝였고, 벽면에는 모닥불이 타는 빔 영상을 상영 중이었다. 잔잔한 ASMR 콘텐츠에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이 공간은 2021년 12월까지 만날 수 있다.
③ 이야기를 지나 출구
설비동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T5로 향했다. T5 이야기관 야외 계단 통로에 조명을 설치하고 있었다. 로와정 작가의 ‘이야기를 지나 출구’ 조형물 설치 현장이었다. 색색의 조명으로 ‘석유에서 문화로’라는 문화비축기지의 캐치프레이즈를 형상화한 작품이라 한다. 육중한 탱크 벽과 알록달록한 전구가 뜻밖에 썩 잘 어울렸다. 어둠을 품은 통로가 빛 조형물로 바뀌었다. 이곳에서 기념사진을 찍어도 좋을 것 같다. 공원의 새로운 인생 사진 명소가 탄생할지도.
뉴스①
우리 동네 공원 여행 지도 출시
문화비축기지를 비롯해 월드컵공원에 속한 하늘·노을·난지천·평화의공원과난지한강공원까지 서울 서부 지역에 위치한 6개 공원을 알차게 둘러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여행 지도가 출시됐다. 45분 따릉이 코스와 트레일 러닝 코스, 5대 공원 놀이터 코스, 반려견 맞춤 흙길 코스 등 공원 마니아를 자처하는 시민 4인이 제안한 개성 만점 코스와 추천 스폿을 담았다. 1월부터 문화비축기지와 5개 공원에서 배포한다.
뉴스②
보이기 시작하고 귀 기울이기 시작할 때
코로나19와 함께한 지난 1년을 사유하는 2020 생태문화축제가 12월 19일과 20일 양일간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축제명은 ‘보이기 시작하고 귀 기울이기 시작할 때’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금, 그동안 볼 수 없던 것이 ‘보이기 시작하고’ 들리지 않던 것에 ‘귀 기울이기 시작할 때’라는 의미를 담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삶의 변화를 서울 시민의 사연 영상과 인터뷰로 풀어냈으며, 여성·노동·시니어·장애 등을 키워드로 나와 사회의 생태적 관계를 들여다본 연구에 대해 발표했다. 19~20일 저녁에는 T6 외벽을 활용해 ‘파도+일상’, ‘댄싱걸’ 등 양영신·전광표 작가의 미디어 파사드 전시를 선보였다.
뉴스③
문화비축기지 예술로 공원학교
12월 15일,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공원의 역할을 고민하고, 문화 예술 패러다임 변화를 논의하는 온라인 집담회가 열렸다. 문화비축기지 공식 유튜브 채널 ‘B축TV’로 생중계한 행사에서는 문화 예술과 공원이 관계 맺는 방식의 변화를 주제 강연과 사례 발표를 통해 살펴보았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문화비축기지에서 기지에서 진행한 드라이브 스루 서커스 공연, 언택트 방식으로 시도한 전시와 축제 또한 되짚었다. 이 자리에서 나온 코로나19 시대에 지속 가능한 문화 예술을 고민하는 현장 관계자들의 이야기는 결과 자료집을 통해 살펴볼 수 있으며, 참가자의 발제 영상은 1월 중 B축TV 채널에서 공개한다.
자료집 다운로드 blog.naver.com/culturetank
B축TV 유튜브 youtube.com/B축TV
서부 공원 네트워크
월드컵공원에 서식하는 멸종 위기 동물 14종의 생태를 상세히 담은 놀이 북 <숲속 친구들의 호기심 여행>이 발간됐다. 쓰레기 매립지 위에 조성한 월드컵공원은 생태 공원으로서 2000년부터 전문가 그룹과 함께 공원의 자연 생태계 변화 과정을 조사해왔다. 이번 책자는 조사를 통해 발견한 천연기념물 독수리, 황조롱이, 멸종 위기 야생동물 맹꽁이, 서울시 보호종 두꺼비, 고슴도치, 도롱뇽 등의 생태 정보를 미로찾기와 색칠 놀이, 숨은그림찾기 등의 미션을 수행하며 자연스레 이해할 수 있게 구성했다. 12월 18일부터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다.
서울의 산과 공원 parks.seoul.go.kr
프리뷰①
겨울 탱크 빛 축제, 빛의 바다
집콕 생활이 예정된 연말연시, 문화비축기지에서 바다를 만날 수 있다. 석유비축기지 시절 가압 펌프장에서 야외 전시장을 겸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아트스페이스 용궁’이 빛의 바다로 잠깐 변신하는 것. 공간 벽면과 바닥, 천장은 깊은 바다가 되어 방문자를 신비로운 물속 세계로 인도할 예정이다. 2021년 2월까지 매일 저녁 5시부터 9시까지 운영한다.
프리뷰②
T5 기획전, 내가 쏜 위성
2021년 1월, T5 이야기관에서 첫 번째 기획전이 열린다. 석유비축기지 시절의 각종 실물 자료와 근대화·산업화 시기를 다룬 책, 미술 작품 등을 만날 수 있는 ‘라키비움(라이브러리+아카이브+뮤지엄)’ 전시다. 권혜원의 ‘어느 코미디언의 일생’, 권민호의 ‘이발소와 석유시추기’, 정재호의 ‘60-70년대 영화 드라마 아카이브’와 ‘요철발명왕 시리즈’, 양영신의 ‘댄싱걸, 송유관’ 등이 공간을 채운다. 2021년 7월까지.
취재가 끝난 후에
비축생활 13호를 끝으로 1기 비축생활 시민 기자단 활동이 종료됐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마스크를 쓴 채 취재 현장을 가로지르며 멋지게 역할을 완수한 두 시민 기자의 마지막 인사.
김경원 시민 기자
“문화비축기지의 행사와 전시, 주변 공원 등을 방문하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쓰면서 무척 즐거웠어요. 공원과 친해지며 애정을 키워간 시간이었어요. 근처에 사는 주민으로서 이제는 정말 문화비축기지와 이웃이 된 듯한 기분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관심 이어갈게요.”
전혜연 시민 기자
“비축생활 편집회의에 참석한 첫날이 떠오릅니다. 운영진과 다수의 전문가가 한데 모여 올해 비축생활에 대해 의논하는 자리였습니다. 매거진 제작이 얼마나 단단한 기획을 거쳐 이루어지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여러 행사가 축소됐으나 비축생활은 코로나19 시대의 공원, 플라스틱 프리 등 풍성한 콘텐츠로 채워졌고, 이 과정을 엿볼 수 있어 행운이었습니다. 팀명 정하기를 시작으로 콘텐츠 제안,
공원 취재, 서스테이너블 브랜드 소개까지, 함께한 기자단과 편집부에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의연한 자태와 비밀스러운 탄생 스토리, 지속 가능한 미래를 고민하는 창의적인 프로그램 등 문화비축기지는 안과 밖이 꽉 찬 문화 컨테이너임에 틀림없습니다. 2021년에는 또 어떤 콘텐츠를 쌓아갈지 기대하겠습니다. 브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