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생활 VOL.16 기지가 사는 세상
생태의 보고인 마포구에 자리한 성산, 와우산, 노고산, 그리고 근처 북한산까지 한달음에 올라본다.
성산
산의 형세가 성(城)처럼 보여 성산이라 부른다. 1993년 8월 성산 일대를 도시공원으로 조성했고, 정상으로 오르는 산책로를 만들었다. 성산동 주민에게 편안한 휴식처와 공원 역할을 한다.
높이 66m, 마포구 성산동
“아이부터 어른까지, 동네 사람 모두에게 사랑받는 곳이죠. 체육관, 운동장이 있어 운동을 하기에 좋고, 운동 기구 역시 잘 정비돼 있고요. 정상까지 오르는데 10분이 조금 안 걸리는데, 정자가 있어 앉아서 잠시 숨을 돌리기 좋아요. 전망대에서는 마포구 일대가 훤히 보여요.” 염재선(34), 마포구 주민
와우산
산 서쪽은 마포구 상수동, 동쪽은 창전동에 걸쳐 있다. 소가 누운 모양이라 해서 와우산이라 이름 붙였고, 몰미산이라고도 부른다. 조선시대 이 일대에는 객주나 민간신앙 사당이 많았는데, 지금도 산 근처에 공민왕 사당이 자리한다.
높이 79m, 마포구 창전동
“봄에는 진달래로 뒤덮이고, 가을엔 단풍으로 물들죠. 계절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 공원이라서 좋아요. 마음이 답답할 때 공민왕 사당부터 와우산 정상까지 걸어요. 홍대에 이런 곳이 있다는 건 주민밖에 모를 걸요. 또 요즘은 공원의 배드민턴장에서 배드민턴 치는 재미에 푹 빠졌어요.” 김영선(48), 마포구 주민
노고산
옛날에는 한양 서쪽 끝에 있는 산이라 ‘한미산’이라 불렀는데, 이것이 잘못 전해져 ‘할미산’으로 불리다 한자어로 바뀌어 노고산이 됐다. 서강대학교에 들어가 진입로를 따라가야 정상에 오를 수 있는데, 야트막한 높이라 걸어서 1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높이 106m, 마포구 백범로 35
“교내 ‘로욜라동산’에서 노고산으로 이어져요. 동산을 지나면 ‘로욜라도서관’이 있는데 공부하다가 몸이 찌뿌둥할 때 산책 삼아 산을 올랐죠. 산길로 들어서면 확실히 공기가 맑은 게 느껴져요. 학생들의 귀여움을 듬뿍 받던 고양이가 아직도 기억나요.” 김상우(29), 서강대학교 졸업생
북한산
산림청, 블랙야크, 월간 <산> 등에서 선정한 ‘국내 100대 명산’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 북한산은 마포구 옆 은평구부터 강북구, 도봉구 등지에서 경기도 의정부시 경계까지 넓게 펼쳐져 있다. 등산 코스가 13개나 돼 초보자부터 ‘프로등산러’까지 난도에 맞게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화강암 지반으로 오랜 세월 바람을 맞아 깎아지른 듯한 바위 봉우리가 멋스러움을 자아내고, 백운대 정상에서 한눈에 서울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다.
높이 835.6m, 강북구 삼양로173길 462
“등산 초보자라면 지하철 ‘북한산우이역’에서 출발하는 코스를 추천해요. 백운대탐방지원센터부터 쉬엄쉬엄 4시간 정도 걸으면 정상에 오를 수 있죠. 등산화와 장갑은 필수예요. 마지막 지점을 500m 앞두고는 거의 벽을 짚고 기어서 올라야 해요. 높은 곳을 무서워한다면 버거울 수 있어요. 아래를 보지 않고, 로프를 꽉 잡고 오르면 백운대에 다다르죠. 정상에서 멋진 풍경을 바라보면 등산의 고됨이 싹 가시는데, 그 맛을 못 잊어서 매번 올라요.” 강수지(31), 회사원
참고 서울역사편찬원 history.seoul.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