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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화비축기지 Feb 23. 2023

아트랩과 탱크의 연결 고리 4

영감을 주는 탱크


아트랩은 전시, 공연, 융복합·실험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 작품과 콘텐츠를 선정해 소개하는 문화비축기지의 공모 프로그램으로, 2022년 7월부터 12월까지 기지의 탱크에서 많은 이와 소통했다. 예술 작품과 기지, 그리고 탱크의 연계는 무엇이었을까. 아트랩에 참여한 4팀이 전달하는 작품과 탱크의 뒷이야기





#공연
상이한 것들의 연결과 접촉을 연구하는

컨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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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컨ContConn’은 콘택트contact와 커넥션connection의 첫 음절을 딴 이름이다.  연결과 접촉이 각각의 본질을 해치는 것을 경계하며, 장르의 혼재에서 탄생하는  흥미로움을 탐구하는 공연 예술 단체다. 

‘도시조류도감’은 어떤 공연인가요.
2000년대를 풍미한 자연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패러디한 서커스극으로, 도시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새들의 이야기를 블랙코미디로 풀어냈습니다. 비둘기, 오색딱따구리, 황조롱이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삶의 터전을 지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문화비축기지와 도시조류도감의 연계성은 어떤 것인가요.
‘도시조류도감’은 자연에 머물러야 할 새가 도시에서 사는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시작합니다. 기지는 매봉산과 맞닿아 많은 새들이 휴식하는 공간이면서 산업사회의 산물인 석유 비축 기지의 골조가 남아 있습니다. 자연과 산업 사회 문명이 어우러진 양면성이 작품과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유리로 된 돔 형태가 인상적인 T1 파빌리온에서 공연을 했지요.
이곳에서는 돔의 유리창 밖으로 우거진 숲이 보입니다. 공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단절된 자연과 도시의 이미지를 잘 나타냅니다. 






#전시
공간과 입자에 대한 깊은 탐구

전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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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면서 공간에 남는 순환의 흔적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다양한  감각으로 경험하도록 하는 미디어 작품을 만든다.


‘All-Over’는 어떤 전시인가요.
일상과 도시에 혼재하는 공기 중 작은 입자에 대해 탐구하고, 그 과정에서 마주한 자연적·인공적 입자의 형상을 빛과 파장의 형태로 치환하는 영상 사운드 설치 전시입니다. 

문화비축기지와 ‘All-Over’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기지가 지닌 역사와 문화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공간 속에 그대로 남아 있지요. 우리를 둘러싸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것을 감각으로 경험한다는 의미에서 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시 장소인 T4에서 색다른 상상을 했다고요.
T4의 복합 문화 공간은 아주 넓어서 이곳에 서 있으면 개인이 아주 작게 느껴집니다. 공기 중 아주 작은 먼지들이 서로 얽혀 부유하듯 전시 공간에 있는 관객이 작품의 주제인 작은 ‘미립자’가 되어 탱크 속에서 순환하는 즐거운 상상을 했습니다.





#공연
몸짓으로 사람을 즐겁게하는

락앤롤크루



다채로운 공연을 펼치는 스트리트 댄스 팀이다. 경연 대회뿐만 아니라 공연, 교육  분야까지 활동하며 춤으로 소통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간다.


‘호락호LOCK하지 않은 도둑들’은 어떤 공연인가요.
스트리트 댄스를 기반으로 한 ‘댄스컬(댄스+뮤지컬)’로, 11막으로 구성했고 다양한 분위기의 소리와 움직임으로 상황을 묘사하며 극을 전개합니다. 평범하게 살던 ‘정상현’이 엘리트 도둑들의 모임인 
‘락앤롤 크루팡’에 들어가 금괴를 훔치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냅니다.

문화비축기지와 댄스컬에 유사한 점이 있다면요.
공원을 방문한 이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은 음악 없이도 유쾌한 리듬을 만듭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을 멀리서 보고 있자면 댄스컬 공연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고, 몸을 움직여 리듬을 만든다는 점에서 기지와 댄스컬은 같은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T2의 실내 공연장에서 극을 펼쳤어요.
소리가 울려 퍼지지 않는 견고한 실내 공연장이라 딱딱 끊는 소리가 인상적인 ‘발 구르기’, 몸을 악기로 사용하는 ‘바디 퍼커션’ 등을 관객에게 전달하기 탁월했습니다. 





#융복합•실험예술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만드는

조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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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인 음악과 현장성을 기반으로 한 즉흥 음악을 넘나들며 경계를 확장해왔다.  예술 장르와 음악을 결합하고 해체하는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 


‘몸’은 어떤 공연인가요.
일상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를 음악가의 몸으로 내면화해 음악으로 재창조한 과정을 담아냅니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사운드스케이프, 피아노, 목소리를 디지털 기술을 통해 실시간으로 변형하는 실험을 오가며 즉흥적인 음악 서사를 구축합니다.

문화비축기지와 ‘몸’에 연관성이 있다면요.
영상에 박제된 몸과 현존하는 음악가의 몸, 그리고 이를 실시간으로 공감각하는 관객의 몸까지, 
‘몸’의 의미는 다층적으로 연결됩니다. 5개의 탱크가 모인 기지에서 희로애락을 느끼는 시민의 모습은 작품을 관람하는 관객의 모습과 일치합니다.

공연을 펼친 T6의 원형 회의실이 현실과 동떨어진 공간 같다고요.
높은 천장과 원형 공간, 철제 벽은 순식간에 관객을 새로운 차원으로 이끄는 힘이 있습니다. 관람객은 이곳에서 음악가의 몸과 공간에 이입해 새로운 차원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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