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물류를 도와주는 DHL 청년들을 책거리의 또 다른 손님이라고 하였는데, 생각을 해보니 손님이라기보다 파트너라고 하는 것이 나을 거 같다. 배송 파트너는 DHL 이외에도 여럿 있다. 우리는 책의 크기, 무게, 배송지에 따라 사카와 규빙과 우편국, 에코하이로 나누어 이용을 한다.
일본 국내 배송료는 매년 조금씩 인상을 하는데 책값의 10%를 넘어섰다. 책 판매의 이익률은 20-30 % 인데 배송료 10%는 상당히 큰 것이다. 필사적으로 배송료, 배송 방법을 궁리해야 한다.
박스 포장을 할 정도로 대량 구매를 한 손님이나, 착불 손님에게는 사가와 큐빙을 이용하고, 역시 대량 구입 손님이면서 도쿄 도내, 오사카 쪽 손님에게는 에코 하이 편에 보낸다.
에코 하이는 저렴하다. 아마도 지역 한정으로 물류시스템을 구축하여 가격을 다른 업체보다 낮춘 것으로 보인다. 신규업체이긴 하지만 다른 배달원들처럼 시간에 쫓기는 듯한 표정과 몸짓이 없다. 움직임에 여유가 있고 얼굴 표정도 당당하다. 그들이 상품을 수거해가는 시간대는 오후 4시경으로 5분 이내의 짧은 시간이지만 그들이 풍기고 간 여유와 당당함은 남은 영업시간 우리까지도 여유를 가지고 손님들을 대할 수 있게 한다.
낱권을 보낼 때는 우편국의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활용한다. 우편국의 서비스의 장점은 일본 전국 균일 금액이라는 점이 가장 크다. 일테면 홋카이도나 오키나와, 섬으로 보내도 추가 비용이 발송하지 않는다. 책거리 손님들은 실로 일본 전국 방방곡곡에 계신다.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섬의 경우에는 중계비용까지 추가되어 책값보다 배송료가 훨씬 커지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착불의 경우에도 손님에게 연락을 해 우편국 서비스는 어떤가 하는 교섭을 하곤 한다.
또한 우편국 서비스는 배송상품에 따라 유 메일, 가격대 별 레터 팩 등을 선택하여 이용할 수 있다. 책의 권수에 따라 유메일 (1센티 이내의 책을 보낼 때 이용. 추적 기능이 없는 대신 가장 저렴하다) 520엔짜리 레터 파크는 A4 사이즈에 4킬로그램 이내, 370엔짜리 레터 파크의 경우 4킬로그램에 3센티 이내라는 규정이 있다.
유메일이나 레터 파크의 장점은 우체통에 투함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체국 영업시간과 상관없이 우리 시간에 맞추어 퇴근하는 길에 우체통에 넣으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양이 많을 경우 미리 연락을 하면 배달원이 수거를 하러 와주기도 한다. 수거를 해 주니 고맙지만 일일이 자로 재가면서 1센티미터가 넘은 것은 바로 빼놓는 터라 그가 나타나면 우리는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다른 일을 하지만 실은 엄청 긴장한다.
1센티, 3센티의 구멍이 뚫린 폭이 넓은 자로 봉투 하나하나를 이 구멍에 넣어 체크를 하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이 구멍을 통과하지 못하는 봉투는 다시 뜯어서 재포장을 해야 한다. 그냥 가져가면 안 되겠는가 애원하는 눈빛을 해보지만 그는 단호하게 "본 곳을 못 본 것처럼 할 수는 없습니다"
비용절감과 규정 사이에서 이 파트너와는 냉랭한 기류가 생성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