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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복 May 25. 2021

08.永田金司先生

레지 시스템과 재고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머릿속에 계속 이 문제가 파리처럼 날아다녔다. 서점만이 아니라 식당이나 영화관이나 잡화점이나 모든 가게들의 레지 시스템들이 나를 보아주세요, 하는 것 같았다.


쿠온의 임원이면서 쿠온의 회계업무를 봐주시는 나가타 선생님에게 레지 시스템에 대해 여쭤 보기로 했다. 나가타 선생님은 신주쿠 세무서장을 지내신 분으로 신주쿠에 본부가 있는 한국인연합회 활동을 할 때부터 신세를 진 분이다. 나처럼 유학을 하고 일본에서 기업을 하는 청년들에게 세무 상담은 물론 거래처 소개, 경우에 따라서는 자금 지원 등도 해주시는 분이다. 쿠온을 설립할 때 출자도 해주시고 쿠온의 회계업무를 맡아 주셨다. 

선생님은 매사가 아주 꼼꼼하신 분으로 늘 메모를 하시고 뭐든지 체크에 체크를 하시는 편이다, 일테면 미팅을 하고 자리를 뜰 때 책상 주변을 몇 번이고 체크하여 잊어버린 물건이 없는지 확인을 하신다. 전철을 같이 타고 이동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체크를 한 다음, 전철을 내린 뒤에도 문이 닫히기 전에 한번 더 자리로 가서 체크를 하시는 분이다.


세무사이며 또한 신주쿠에 있는 한국인들이 경영하는 가게들의 세무 상담도 해주시는 분이니 레지 시스템에 대해서 아마 잘 아시지 않을까. 내가 왜 처음부터 나가타 선생님께 여쭤보지 않았을까 하며 미팅을 하였다.


“레지 시스템까지 도입할 게 뭐 있을까. 그냥 채소가게처럼 천정에 바구니를 달아놓고 하면 되지” 


레지 시스템 구축에 대한 나의 걱정은 이 한마디에 다 날아가 버렸다. 선생은 이 말끝에 한국어 책을 사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을 테니 비싼 레지 시스템을 쓸 필요까지 없지 않겠나 하는 내가 듣고 싶지 않은 말까지 덧붙이셨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레지는 현금통을 준비하고 영수증은 손으로 써서 건네면 되지,라고 마음을 먹고 다른 일에 집중을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요츠야의 조그만 이탈리안에서 식사를 마치고 지불을 하는데 아이패드로 조작을 하는 것이었다. 영수증에는 내가 먹은 메뉴가 인지되었다. 아이패드를 활용한 레지 시스템을 처음으로 보았다. 2015년 3월이었다. 점원에게 이 시스템은 어떤 것이냐고 물었는데 점원은 자신은 아르바이트이고 그래서 잘 모른다고 하여 아쉽지만 그냥 나왔다.


그리고 그 다음날 가구라자카에 있는 가모메 서점에 들렀다. 사사키상과 함께 벤치마킹을 겸한 서점 투어였다. 카모메 서점은 작지만 갤러리 공간도 있고 드립 커피도 내는 북 카페로 당시 가장 핫한 북카페였다. 책장이 가게의 가운데에도 있는데 이동이 가능하게 바퀴가 달려 있었다. 이동 가능한 책장! 우리도 응용해보면 어떨까. 어슬렁어슬렁 셀렉션 된 책들을 보며 각자 마음에 드는 책과 문방구 용품을  하나씩 사서 결제를 하였다. 레지 시스템을 주의 깊게 봐야지.

여기도 아이패드를 조작하면서 도그만 단말기에 카드를 넣고 마지막 사인을 아이패드에 직접 하는 것이었다. 지난번 이탈리안에서 본 것과 똑같은 시스템이었다.


점원에게 역시 이 레지 시스템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그는 친절하게 미국산  무료 레지 시스템 스쿠웨어라고 알려주면서 안의 메뉴들도 보여 주었다. 


돌아와서 바로 스쿠웨어를 검색해보았다. 정식 명칭은 SQUARE レジ 로 매상 관리, 재고관리 등 레지 시스템은 무료이며 지금 신청하면 카드 결제를 하는 단말기도 무료이고 도입 시에 설정 도우미도 파견 가능하다고 하였다.


바로 이것이다!


책거리는 그래서 오픈 당일부터 SQUARE レジ시스템을 도입하여 매상 관리를 정확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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