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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 imagine Feb 24. 2021

어린이집 셔틀 알람을 삭제했다

마냥 아가같이 보이던 둘째가 어린이집 졸업을 했다. 그리고 다음 주부터는 매일 초등학교에 간다. 새로운 담임선생님과 통화를 마쳤고, 새 학기 밴드도 가입했다.


오늘 아침, 아이의 어린이집 셔틀버스를 마지막으로 태우는데 기분이 묘했다. 첫째 일곱 살, 둘째 다섯 살, 여섯 살, 일곱 살에 이르기까지 무려 4년을 오간 길이었다. 어린이집 안 가겠다고 울고 불고 떼쓰던 아이가 절친이 생기면서 신나게 등원하던 날도 떠올랐다. 비가 오고, 눈이 내리고, 코로나19가 심해도, 언제나 제 시간이면 집 앞에서 기다려주던 선생님들 생각도 났다. 선생님의 따스한 보살핌을 받으며 다니는 어린이집은 오늘이 마지막이었다. 이제는 아이 혼자 씩씩하게 학교에 가야겠구나 하는 생각에 울컥했다. 앞으로 아침에 셔틀 시간 맞춰 동동거리며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 후련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같이 어린이집 등원하는 친구 얼굴 보고, 동네 엄마들과 간단히 근황 나누는 시간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아쉽기도 했다. 아이도 홀로서기를 준비하지만, 나 역시도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둘째의 삼 년을 지켜봐 주신 담임선생님들께 선물을 하고, 원장님께 편지를 썼다. 지난 4년간 마음 편히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었다고, 진심으로 감사했다고 마음을 담았다. 내가 그동안 아이들 걱정 없이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전부 어린이집 덕분이었다. 가족이 함께 여행할 수 있을 정도로 친한 친구를 만날 수 있었던 것도 어린이집에서였다. 아쉽고 또 아쉽지만, 이제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 할 때 같다.  


더 큰 세상을 만나는 멋진 날
새로운 시작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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