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님' 말고 실무자가 하는 일
제 직업 특상상 기업에서 '사업전략' 혹은 '사업기획' 직무에서 일하는 분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저 또한 이 직군 출신이기도 하구요.
회사에서 이보다 더 애매한 직무가 있을까 싶습니다. 이거다 하고 명확하게 정의도 안될 뿐더러, 실무를 담당하는 사람들 또한 스스로의 직업에 대해 가지는 이미지가 다릅니다. 게다가 도대체 뭘 해야 하는지 딱 떨어지지도 않구요.
사업기획은 자칫하면 경영진을 보좌하는 비서 업무, 아니면 영업팀 등 사업부서의 실적을 재촉하고 그 자료를 취합해 보고서 만드는 업무가 되기 일쑤죠. 드라마 속 '실장님' 이미지로 접근했다가는 십중팔구는 실망하는 직무이기도 합니다.
이전에도 '기획 역량 기르는 법' 이라는 글을 통해 간략하게 소개하기는 했습니다만, 조금 더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늦게나마 다뤄봅니다.
제 브런치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주제를 종잡을 수 없는 글을 씁니다. 최근 두 달간 제목만 슬쩍 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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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와 갈등을 겪는 사람의 유형과 그 해결책
배달의 민족은 정말 게르만 민족이 된걸까
산업, 사업, 기업운영, 제품과 마케팅, 사람의 성격과 갈등 등등 아무리 봐도 오지랖 넓은 사람이 아무 이야기나 막 적은 걸로 보이는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주제가 막 퍼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 잡다하게 보이는 것들도 제 입장에서는 하나의 주제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바로 '사업 전략'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저 제목들이 모두 사업전략/사업기획 직군이 다뤄야 할 업무 범위를 보여주는 것이지요.
이 직군은 경영자를 도와 기업의 비전이 실적으로 연결되도록 만드는 업무입니다. 그래서 경영자가 고민하는 문제 모두를 함께 고민해야 하고, 거기에 더해 경영자보다 더욱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즉, 참모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고 참모는 더 지식이 많아야하는게 당연하죠. (유비와 제갈량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기업의 비전을 실적으로 바꾸는 일이 바로 '사업기획', '전략기획'입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렇게만 이해하면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비전이니 전략이니 하는 추상적인 이야기를 PPT로 예쁘게 만드는 일을 하며, '회장님'의 지시사항을 현업 부서에 전달하고 취합하는 업무로만 인식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숫자만 들여다보면서 실적, 실적 노래만 부르고 냉혹하게 사람들 잘라내는 악당처럼 보일 수도 있구요.
하지만 이런 겉치레와 기업 비전을 진짜 실적으로 연결하는 것은 던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사업 전략은 단순히 PPT 장표와 엑셀이 아니라, 겉으로 드러난 그림과 숫자 사이의 행간을 채워서 계획한 것들이 실제로 실행되고 실제로 실적이 돌아오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간략하게만 살펴봐도...
기업 비전 및 사업 목표 명료화 + 對 구성원 커뮤니케이션
사업 추진 전 사업성 검토 & 실행 방안 마련
계획 실행에 필요한 자원을 정의 + 확보 방안 마련
확보 방안 실행을 위한 인력의 역량/조직 관리 & 리더십 강화
조직원들의 동기 부여 유지와 보상 방안 마련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소요될 자본 필요량 산출 및 확보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설득과 투쟁
사업의 성장에 따른 핵심적 요소 모니터링 방안 마련 & 실천
일정 기간 후 사업 실적에 대한 객관적 평가 및 개선 방안
등을 최우선으로 챙겨야 합니다.
사업기획/사업전략 분야의 실무는 사업 모델과 사업 비전, 사업성, 사업을 위한 자본, 차별적 경쟁력을 위한 경영 자원, 실행을 위한 조직의 구성, 리더와 조직원들의 동기부여와 케미 등을 들여다보고, 그걸 통해 시장 내에서 경영진의 철학이 실적과 평판으로 나타나게 하는 모든 활동입니다.
또한 제품과 서비스의 경쟁력은 그 자체로 사업의 핵심이기 때문에 마케팅적인 요소들도 함께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리고 사업 틈틈이 자본을 투입한 주주나 채권자 등 기업 외부의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것 또한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경영진을 보좌하는 참모로서 수명사항을 처리하고, 기업내 지원부서의 대표로서 경영진에게 기업 내부의 여러 문제들을 전달하고 개선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기업에서 대규모의 투자를 하거나 수많은 참여자가 요구되는 투자건 또는 긴급 상황에 대한 TF 가 생길 경우 이런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업무도 있죠.
물론 사업부가 여러 개인 그룹사 규모가 되면 여기에 추가해서 다시 외부 업체에 대한 M&A나 Alliance 추진 및 관리 등도 대단히 중요한 업무가 됩니다.
요약하자면 산업분석부터 제품 개발과 SCM, 마케팅, 조직과 사람의 성격과 리더십까지 모든 면을 생각하고 이 요소들을 조합해내서 계획을 수립한 후 그것이 사업 실적과 연결되는 방법을 찾는 직업이죠.
결국 산업과 사업과 재무와 제품과 사람을 들여다보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CEO도 아니고 이걸 다 하냐구요?
맞습니다. 사업 기획/전략 기획/사업 전략 이라는 이름이 붙은 직무를 가진 분들은 작은 경영자나 마찬가지입니다. 경영진 의사결정의 가장 중요한 참모 역할이니까요.
※다음 글에서는 사업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성 평가에 대한 이야기를 적겠습니다. 사업성 평가는 기존 기업체에서도 문제가 되지만, 신사업 부서나 스타트업에서는 정말 중요한 업무이자 동시에 Skill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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