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niel May 27. 2020

코로나 19가 건물주에게 주는 영향

금융 부채에 대한 간단한 이해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아등바등 직장 생활하는 것 보다야 임대수입 따박따박 받으면서 유유자적 사는 건물주가 참 부럽기는 합니다. 


하지만 조물주보다 상급이라는 건물주 위에는 바로 금융기관, 즉 은행이 있습니다. 


현금 부자라면 또 모르겠습니다만, 상업적 건물을 매입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금융권 대출을 끼게 됩니다. 소위 'Leverage'를 한다는 것이지요. 


이런 형태의 금융부채는 재밌는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때는 투자한 자기 돈에 대한 수익률이 가격 상승률보다 높아지게 됩니다. 부채의 이자가 고정비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지요.(Return on equity, ROE 상승)


반면에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거나 임대 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동일한 이유로 ROE는 급격하게 악화됩니다. 부동산 시세나 임대 수입이 어찌 되든 은행 빚에 대한 고정된 이자는 무조건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건물값이 오르면 약간의 투자비를 가지고도 막대한 차익을 얻을 수 있고 월세 받으면서 이자 내도 충분히 돈을 벌지만, 그 반대 상황에서는 투자비 다 까먹는 것은 물론, 건물을 팔아도 원금조차 못 갚을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핵심 상권의 초대형 건물들의 경우 주로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데요, 이런 건물들은 장기간의 계약기간이나 주 수요층인 대기업의 안정성 등으로 인해 불황기에도 버틸 힘이 있습니다. 


하지만 주변부나 아파트 상권에 위치한 소규모 상업용 건물들은 사정이 다릅니다. 이들의 고객은 보통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인데, 불황에서는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계층이고 그로 인해 건물의 현금 창출 능력은 급격하게 저하됩니다. 그리고 이런 저하는 건물 가치의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런 상권에 위치한 상가는 그 특성상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손절매가 매우 어렵습니다. 주식처럼 수백, 수천 명이 거래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한 순간에 깡통이 되는 게 바로 상업 건물입니다. 


코로나 19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심각해지면서 자영업자들은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곧 중소 건물주들, 특히 대출을 끼고 건물을 매입한 사람들을 위협하게 될 텐데요.


과연 이런 상황에서도 여태처럼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통할지는 의문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7) 남 탓 대마왕 상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