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niel Jul 10. 2021

사업의 성공 vs.
사업 성공하는 내 모습


내가 평소 창업하지 말라고 뜯어말리는 성향은 세가지인데, 불안이나 우울 등 부정적 정서를 매우 자주 느끼는 사람, 일을 도무지 구조화하지 못하며, 매번 미루기만 하는 사람, 그리고 자기가 무조건 옳다고 믿으며 그 믿음을 노골적, 공격적으로  타인에게 드러내는 나르시시스트다. 


앞의 둘은 주로 사회생활 초년생들에게 자주 나타나고, 이런 사람들 중 상당수는 나이먹어서도 동일한 문제를 겪는다. 다만 경험이 쌓이면 사회초년생 때에 비해 사고를 치는 규모가 그래도 좀 통제범위 안에 들어온다.


근데 상대방 말과 맥락도 파악하지 못할 정도의 지능을 가진 나르시시스트는 그냥 개꼰대 그 자체다. 자기가 옳고, 자기가 두각을 드러내야 하고, 자기의 아이디어가 증명되어야 하기 때문에 '사업의 성공'이 목표가 아니라 ‘자신의 성공하는 모습’에만 집중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못만들어 낸다. 이 부류는 자기랑 똑같은 인간들과는 의외로 서로 잘 어울려서 그런 인간에게 소규모 투자까지는 곧잘 이끌어내지만 정말 사업의 현실성과 논리적 설득이 필요한 자리에 가서는 공격적 언행과 쓸데없는 시건방짐을 풀풀 풍겨서 사단을 내버린다. 아이가 자기가 옳다고 쓸데없는 고집 피우면 결국 부모가 이걸 무시해버리게 되는 것처럼 투자자도 그냥 무시해버리게 된다. 하지만 이 창업자는 세상이 자기를, 자기 솔루션의 가치를 못알아보고 있다거나 불공정해서 자기가 소외받는다고 철썩같이 믿는다. 결국 아무런 부가가치도 만들지 못하기에 절대 창업은 안해야 하는데, 다르게 보면 직장인으로 이런 짓하면서 애꿎은 주변 동료 괴롭히는 것보다는 소꿉장난같은 사업체 꾸려서 몇명만 고생시키는게 더 나을게다.

(세번째 부류 중 머리가 정말 좋은 사람은 논외다. 지능이 아주 좋으면 개차반인 성격으로도 사업 만들어낸다. 다만 그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만 불쌍한 것이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