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niel Aug 17. 2023

예능으로 보는 스타트업 창업 2.
아이템의 선정


[예능으로 보는 스타트업 창업] 두번째, 아이템의 선정 

창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아이템은 사실 창업 전부터 일정 부분 정해진다. 음식업을 할지, IT 솔루션을 할지, 건설업을 할지는 창업자가 가진 백그라운드와 당시 상황이 작용하기 때문에 단기간내에 바뀌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세부적으로 어떤 아이템을 할 것인지는 매우 어려운 숙제다. 

이 과정에서 사업화의 일반적 방식은 다음의 순서를 따라간다. 

산업 카테고리 선정 --> 핵심 아이템 개발 --> 아이템의 테스트 및 4P mix 수행 --> 제품력 강화를 통한 사업 안착 

이 때 많이 부딪히는 문제는 '아이템의 테스트 및 4P mix 수행'과 '사업 안착' 사이에서의 '불안감'이다.

골목식당 같은 예능을 보면 백종원씨가 음식점에 처음 가서 하는 루틴 중 하나가 메뉴판을 살펴보는 것이다. 그리고 메뉴가 한 종목이 아니라 여러 음식이 뒤섞여 있으면 대체로 답답한 표정을 짓는다. 


이렇게 되는 이유를 좀 살펴보자. 처음에 순대국을 열심히 개발해서 음식점을 차렸다가 상권에서 순대국을 먹는 사람은 별로 없고 비빔밥, 불고기, 삼겹살을 찾는 사람이 반복해서 나타나면 대표자가 불안해져서 차츰 메뉴를 늘려가기 시작한다. 메뉴판에 순대국-수육 정도의 조합이 아니라 불고기백반이 추가되고 생선구이와 김치찌게가 나타난다. 

하나의 음식에 집중해서 전문점으로 인식되면 운영도 깔끔하고, 원가 통제도 쉽고, 고객 대상 마케팅도 유리하다는 걸 잘 알지만, 한 메뉴만 팔다가 3개월, 6개월이 지나도 고객들이 늘어나지 않으면 '고객이 너무 적어서 다른 메뉴라도 팔아야해요' 라고 하면서 차츰 다른 메뉴를 추가하게 되는 것.

물론 여기서 정답은 순대국과 수육의 맛을 더욱 끌어올리고, 특색이 부여될 수 있는 순대국 조리법 같은 것을 심화시키는 것이지만, 당장 매일 만들어놓은 재료도 팔리지 않는데 새로운 순대국 조리법을 연구할 돈도 없고, 만들어놓은 재료도 아까워서 다음 날 다시 쓰고 다시 하루 더 쓰고 하다보면 오던 단골들마저 떨어져 나가고, '역시 이 동네는 순대국은 안팔려' 하면서 남들도 파는 메뉴를 추가하며 그렇고 그런 업체로 살아가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다. (골목식당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되는 업체들은 어지간하면 TV 노출을 통해 초기 고객이 상당히 확보될 수 있기 때문에 메뉴를 단순화해도 이런 불안과 이에 따른 문제점을 덜 겪을 수 있다. 하지만 통상의 창업자는 오픈 직후 지인들이 와서 며칠 팔아주는 걸 제외하면 그 다음부터는 기다림의 연속이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길이 된다.) 

스타트업 업계의 바이블같은 '제로 투 원' 같은 책을 봐도 사업 초기에 스타트업의 제품과 서비스는 뾰족해야 한다. 돈과 자원의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 한 영역에 집중해야 비록 스타트업의 제품이지만 그 '가치'만큼은 대기업 제품도 쉽게 덤빌 수 없는 경쟁력을 갖게 된다. 

이 과정까지는 가시밭길이고, 이 가시들의 이름이 불안감과 조급함, 그리고 현금의 압박이다. 

좁히고, 뾰족하게 만들고, 최대한 이 가치만을 높여가야 한다. 물론 무조건 하나에만 몰두하는 건 위험한 선택이니 그 전에 고객과 시장 상황에 대해 충분히 검토해야 하고, 그 제품의 가치가 비록 초기 소수의 고객이라고 해도 명확한지 확인은 필요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예능으로 보는 스타트업 창업 1. 시장과 도메인 선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