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여년간 삼전의 연평균 매출 성장율은 대략 7~8% 정도 수준이고, 동일 기간 애플은 25%를 넘었다. 테슬라도 지난 몇년 연평균 70~80% 성장 속도를 보였고.
잘 아는 것처럼 그 사이 삼전은 기존 사업부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하만 인수 정도를 제외하면 신사업을 시도하지 않았고, 애플은 아이폰 도박에 성공했고, 테슬라는 고가의 소규모 워크샵 수준을 벗어나 중가 제품의 대량 양산에 성공했다.
기업의 가치가 아무리 현금흐름의 함수라고 하지만, 기본이 되는 것은 결국 top line인 매출의 성장성이다. 매출은 시장 장악력을 의미하고, 성장 시장을 골랐는지를 이야기하고, 그 시장에서 1위인지를 알려준다. 경영진의 인사이트를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지표다.
국내 업체들의 주가에는 수많은 정치적 요소에 의한 디스카운트도 들어있지만, 사실 topline 성장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도 커보인다.
예전에 미국의 생활용품 회사인 유니레버가 수익성이 떨어지자 수백개에 달하던 보유 브랜드들을 수십개로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해 수익성이 급격하게 좋아졌다. 그렇지만 그 뒤 유니레버는 브랜드들의 축소에 따라 신규 성장 시장에 대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상당 기간 매출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
IBM 역시 IT 하드웨어 사업 축소 후 아웃소싱에 집중하다가 결국 매출 성장 엔진을 잃어버렸고, 예전의 위상은 사라져버렸다.
경제가 위기건 아니건 기업의 핵심은 매출 성장이다. Topline을 끌어올리기 위한 리스크 테이킹이 기업의 본질이라는 뜻이다. 외부 환경이 아무리 어려워도 현금이 버텨주는 한 기업은 신규 성장 엔진 발굴을 멈춰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