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IMF 이후 ‘선택과 집중’ 이라는 전략을 강력히 실행해왔던 국내 대기업들은 IMF를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으나 곧 내수 시장의 규모 한계에 도달하게 됨. 이에 수출 드라이브가 본격적으로 걸리고,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함. 국내에서는 문어발 확장을 했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종합상사에 의존했던 관성을 탈피해서 해외까지 포함하는 사업 확장을 산업 전반에서 시도한 시기였음. 즉, 국내 정치와 연결을 이용하지 않고 제품의 경쟁력을 가지고 자력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을 처음 시도한 것이 이 시기의 수출 드라이브임. 실제 현대차도 미국 시장에서 80년대의 실패를 딛고 성공적인 재진출을 했고, 삼성전자의 TV 사업이 미국 시장에서 처음으로 소니를 넘어 1등이 된 것이 2004년임. 이 전략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나 중국의 자체 경쟁력 향상과 정치적 이슈 등이 크게 부각된 2010년대 중반 이후에는 한풀 꺾인 상태임.
이후 2010년대 스마트폰의 본격 보급과 함께 IT 기술이 안정적이던 내수 시장의 경쟁 강도를 크게 끌어올렸음. 카카오톡, 쿠팡, 배민, 토스 등의 등장은 단순히 모바일 생태계의 등장이 아닌, 기존에 수출이나 해외 사업에 대기업이 집중하던 사이 그 빈틈을 스타트업이 파고 들어 대기업의 기존시장을 위협한 결과들임. 롯데나 이마트 모두 2010년대초 모바일 생태계보다는 중국과 동남아 사업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었고, 통신사들도 국내에서 안정적 과점 점유에 만족하며 해외 진출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때문에 그 사이 아이폰의 시장 혁신과 카카오톡의 등장을 지켜만 보게 되었음. 여기에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미국산 서비스들의 등장은 대기업의 위상을 더욱 떨어뜨렸음. 이에 따라 대기업들도 2015년 정도부터 본격적으로 기존의 ‘선택과 집중’, ‘해외진출’ 전략에 덧붙여 ‘4차산업혁명’과 ‘스타트업’ 분야에 대응하기 시작함. 이들 분야는 활용하기에 따라 기존 사업의 효율성 등 경쟁력 강화의 도구가 될 수도 있지만 핵심은 이들 기술을 제공하는 업체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고, 국가 경제 성장율이 낮은 상태에서 특정 섹터의 고속성장은 결국 기존 기업들의 성장 기회가 줄어든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대기업들 역시 이를 통해 매출 성장을 추구해야 함. 즉, 신성장동력 발굴의 현 시점의 의미는 비연관산업에 진출할 전략을 수립하는 것임. 다만 지금 이자율이 급격하게 오르며 우러 전쟁, 미중간 갈등등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커지는 시점이라서 어떻게 리스크를 조율하면서 잠재력 높은 비연관시장을 발굴하고, 연착륙할 것인지가 전략 실행의 핵심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