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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Oct 21. 2023

스타트업에서
중요 포지션 면접의 방법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면접 방법이지만, 미국쪽에서는 중요한 포지션의 경우 30분 면접이 아니라 하루 종일, 심한 경우 며칠에 걸쳐 면접을 보기도 한다. 


당연히 면접 비용을 일당 계산해서 매우 큰 금액을 준다. (항공권+숙박료+일당 개념) 


미국애들이 시간 남아돌고 돈 남아돌아서 이렇게 보는게 아니라, 중요한 포지션의 경우 사람이 누가 오느냐에 따라 팀 케미와 생산성, 그리고 회사 전체의 성과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 그리고 만약 문제적 인물이라면 그를 애초에 뽑지 않는 것이 큰 면접비를 고려한다고 해도 나중에 해고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싸게 먹힌다고 생각하기 때문. 


대기업이라면 CEO 선발하는게 아닌 한 어차피 총수 책임이라서 직원이나 임원들의 면접 좀 짧게 봐도 별 문제 없다. 의사 결정권자가 아니라 실무자 뽑는 것이니까, 사고 좀 치면 집에 보내면 될 일이고, 어차피 그 사람 대체할 사람 많다. 


하지만 인원 몇 명 되지 않는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완전히 다른 일이다. 적어도 백여명대가 넘어가기 전까지는 한 명 한 명의 영향력이 엄청난 조직 구성이라서 중요한 직책의 경우 정말 신중하게 뽑아야 하는데 오히려 30분 내외의 면접을 보고 사람을 고르는게 흔하다. 


스타트업은 인력을 교육시키거나 변화를 유도하기 어려운 환경이라서 제대로 된 인력을 선발하는게 팀 구성의 99%의 무게를 갖는다. 선발이 기업 문화의 핵심 열쇠라는 뜻이다. 


미국처럼 며칠씩 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반나절 이상의 면접은 봐야 한다. 1~2년 전처럼 스타트업 업계가 호황이라 지원자 자체가 너무 적어 반나절은 커녕 30분도 어려운 때라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보다 훨씬 더 여유있는 시절이니 그렇게 하는게 맞다. 당연히 다른 비용은 아끼더라도 면접비는 짜게 굴지 말고. (심지어 면접용으로 자기들이 개발중인 정보를 좀 비튼 가짜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그 프로젝트 TF를 구성하는 것처럼 해서 아예 회의를 하게 하는 경우도 많다. 시니어급을 뽑을 때 종종 쓰는 방법) 


면접 과정에서 살펴봐야 하는 것은 과거 스펙이나 경험을 물어보는게 아니라 그냥 회사가 지금 부딪히고 있는 문제나 개발하고 있는 제품 등에 대해 어느 정도 정보를 오픈하고 그에 대해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즉 forward looking 하는 질문들, 그리고 problem identifying and solving 하는 문제를 물어봐야 한다. 과거 실적이나 경험은 얼마든지 뻥칠 수 있는 것이고, 과거 경험이 팩트라고 해서 우리 조직에서 일을 잘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에 대한 답변을 하는 모습을 통해 케미는 간접적으로 추론해야 하고. 


좋은 방법은 한 방에 면접자를 가둬두고 질문 공세를 퍼붇는 방식이 아니라 대표자가 아이스 브레이킹 및 간단한 이력 문답 이후에는 사무실 안쪽에서 일하는 직원들 옆으로 함께 가서 지금 하는 일을 직원이 설명하게 하고 이에 대한 면접자의 의견을 물어보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다. 


우리나라 문화랑 너무 달라서 어렵다고 생각되겠지만, 이렇게 현장에서, 문제와 해결 방법, 향후 진행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것이 그 사람이 우리 조직에 와서 어떤 성과를 만들지를 가장 확실하게 관찰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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