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에는 B2B 스타트업의 영업에 대한 책을 본격적으로 쓸 예정인데,
관련해서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대표자들을 위한 아주 간단한 조언 두가지.
1. B2B에서 영업의 의미는 고객의 비즈니스 문제에 대한 '정의'를 논의하는 것이다. '해법'을 논의하는게 아니라. 해법이 중요하고 그래야 내 제품과 서비스가 팔리겠지만, 이걸 팔려면 문제 정의에 대해 고객과 나의 생각이 일치해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고객의 이야기를 정말 '잘' 들어야 한다. 잘 듣는다는 건 고객 말 토시 하나 빼놓지 않고 적는다는 뜻이 아니라 그 사람이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를 파악한다는 뜻이다.
맥락을 이해하면 고객 문제가 정의되고, 그러면 해법과 함께 내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할 기회가 생겨난다.
2. "제가 영업을 잘 못해서" 라고 이야기하는 창업자들이 많고, 실제 매우 어렵기도 하다.
다만 이런 생각이 계속 머리속에 든다면 점검해볼 하나는 내가 고객을 만났을 때 '듣기'보다는 자꾸 '말하기'를 하려고 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앞서 고객의 문제를 정의하는게 중요하다고 했고, 그럴려면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는데 맥락 파악은 주로 듣는 것 & 적절한 질문을 해서 이야기를 계속 하게 하는 것에 달려 있다.
그런데 영업 경험이 부족한 창업자들은 고객과 만나서 고객이 '우리가 이러저러해서 대표님 회사에서 제공하는 제품/서비스에 관심이 있습니다'라고 하면 거기서부터 열심히 제품과 서비스를 설명한다.
하지만 이건 고객사가 내 제품을 정말 잘 알고, 이미 사려는 결정을 했다면 몰라도 그게 아니라면 최대한 늦춰야 하는 설명이다.
'우리가 이러저러해서' 라는 말 속에 있는 뜻을 잘 이해하고, 요모조모 따져보고, 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의 입장이 어떻고, 해당 조직 내에서 진짜 이 문제가 중요한 문제인지, 의사 결정권자가 누구이고 어떻게 결정되는지, 그래서 배정된 예산이나 목표하는 구매가가 얼마인지 등에 대한 파악이 훨씬 더 중요하고, 이 부분이 한참동안 선행되어야 한다. 이런 정보 파악을 하느라 고객사와 이야기를 주고 받다보면 자연스럽게 내 제품을 이야기할 시간이 온다. 그 때 자세히 이야기해주면 된다.
B2B 영업에 자신이 없다면 고객을 만났을 때 인사말 이후 누가 먼저 이야기하고 어떤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는지를 잘 따져보면 많은 경우 답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