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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Mar 01. 2024

B2B 영업은 고객이 우리와 거래할 이유를 주는 일이다

스타트업 B2B 영업 가이드 2.

B2B 거래라는 것은 기업이 기업을 대상으로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일이다. 기업체 고객의 구매는 크게 두 방향이다. 기업체가 판매하고자 하는 물품과 서비스의 구성품으로서 구매하는 경우와 회사 운영과 관리를 위해 구매하는 경우다. 원료나 원가 구성품인 전자의 경우 기업 회계에서는 보통 ‘원가’라는 항목을 이루게 되고, 회사 운영 및 관리에 소비되는 후자는 ‘판매관리비’라는 항목에 해당된다. 즉, B2B 거래에서 공급하는 회사가 제공하는 물품과 서비스는 고객사의 매출이 가능하도록 해주거나 회사 운영을 잘 하도록 돕는 것이라는 뜻이다.  


기업 고객의 구매에는 개인 고객의 구매와 달리 취향이나 취미, 일시적 기분전환 같은 것은 끼어들 여지가 별로 없다. 고객사도 자신들의 장사를 위해 사는 것이니 품질과 안정성 등을 냉정하게 따져보게 되고, 공급 가격에 대해서도 아주 예민해진다. 매우 이성적이고, 나름의 기준에 따른 합리성이 강조되며, 기업이라는 조직이 구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직의 집단적 특성이 강하게 반영된다. 즉, B2B 거래는 이성적, 합리적 근거, 집단적 의사결정이라는 특성을 기본적으로 가진다. 때문에 공급되는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 및 공급의 안정성, 신뢰성, 원가 경쟁력 등을 주요 선택 요소로 하게 된다. 그리고 B2B 상황에서 영업의 역할은 바로 이 지점을 고객에게 알려내고 고객의 선택 확률을 높이는 활동 전체를 말한다. 


경영학 1-1 같은 설명인데, 이 기본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이 간단한 설명에서 B2B 영업의 가장 근간에 해당되는 메시지가 도출되기 때문이다. 고객사가 구매하는 것은 ‘원가’나 ‘판매관리비’ 항목에 해당되는 것을 사는 일이고, 고객사의 매출에서 원가와 판매관리비를 빼면 나오는 항목은 ‘영업이익’이다. 고객사가 이익을 내려면 원가가 판매관리비가 낮아져야 하고, 성장을 하려면 매출이 늘어야 한다. 

즉, 고객사가 우리로부터 구매를 하는 경우는 그 구매를 통해 ‘매출’이 성장하던지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경우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둘에 해당되지 않으면 고객사가 내 회사로부터 거래를 해야 할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변화가 전혀 없는 구매의 경우 우리 사업을 ‘천수답’이라고 부르게 되고, 우리는 고객사에게 그냥 ‘one of them’ 취급을 당하게 된다.) 


B2B 영업은 얼핏 보기에는 ‘우리 회사 제품을 고객에게 알리고, 선택받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고객이 우리 회사와의 거래를 통해 매출이든 영업이익에서 얻을 것이 있다’는 ‘구체적 혜택’이 근본이고, 영업은 이를 설득하는 일이라는 뜻이 된다. 

B2B 영업은 고객사에게 ‘우리 회사와의 거래가 고객사의 성장과 이익 창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리는 일인 셈이다. 고객이 안정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우리 회사와의 거래에 있다는 것을 알리고 설득하는 일이라면 모두 B2B 영업이다. 


B2B 영업을 이렇게 아주 원론적이지만 근본적인 수준에서 정의하게 되면 영업이라는 일이 단순히 ‘Sales person’ 이라는 직함을 가진 사람의 일이 아니라, 공급하는 회사 전체의 과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에게 원료를 사가건, 우리 서비스를 통해 관리에 활용하건 그 고객사가 우리와의 거래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고, 최소한 현상 유지 이상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영업 사원이 가서 제품을 설명하고 견적을 주고 납품을 챙기는 정도가 아니라 공급사의 경영진이 고객사에 가서 신뢰성도 높이고, 불만이 있을 경우 그 불만을 다독이는 것도 영업이고, 고객사의 요청 스펙이 바뀌었을 경우 이에 대해 우리 회사의 엔지니어나 서비스 기획자가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해주는 것도 영업이 된다. 때론 고객사가 구매 대금을 잘 전달하기 위해 우리 회사의 재무나 회계팀에서 고객사의 시스템과 연계하는 작업을 하는 것 역시 간접적으로 고객사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일이기에 역시 영업의 일환으로 작동한다. 즉, 우리 회사가 고객사의 성장을 가능케하는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총체적 능력’을 발휘하는 과정이 영업이고, 당연히 이를 진행하는 책임자는 우리 회사의 최고 경영진 이하 모든 임직원이 된다. 


B2B 거래는 고객사의 원가나 판매관리비에 경쟁력을 부여해서 고객사가 시장에서 성공하도록 돕는 일이고,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이 당사와의 거래에 있음을 설득하고 실제로 실현해보이는 것이 B2B 영업이다. 이 과정은 우리 회사의 ‘총체적 능력’과 ‘전 임직원’이 책임을 지고 뛰어들어야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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