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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Mar 08. 2024

고객사의 숫가락 개수를 파악해보자.

스타트업 B2B 영업 업무 리스트 

이번 글 부터는 스타트업의 B2B 영업에 구체적인 업무가 무엇인지 이야기를 해보자. 앞선 글에서 영업이나 마케팅이나 기업 경영 전체나 마찬가지고, 기업의 총체적인 힘이 발휘되는 것이 중요하지 개별적인 업무의 분장은 스타트업에서는 큰 의미 없다고 했지만 그래도 업무에 대한 R&R 은 정돈되어 있는 것이 몇 명 안되는 조직내에서라도 효율성이 생기고, 필요할 경우 체크리스트가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SaaS의 경우엔 약간 다른 면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 한 뒤에) 


대략 다음의 업무들이 스타트업의 B2B 영업 업무 리스트의 최상위에 올라온다.    

산업내 변화 방향 이해, 잠재 고객사 발굴 (Long, short list) 

최우선 순위 고객사 접촉 & 고객사와의 관계 building 진행 

고객사의 업의 본질 및 전략적 우선순위에 대한 파악 

고객사의 내적 밸류체인의 구성 및 작동 특징 파악

고객사의 구매 절차 및 운전자본 운영 방식, 대금 결제 절차와 신뢰성 파악

고객사의 금년 주요 예산 항목 및 예산 배정 규모, 집행 시기 파악  

당사 관련 고객사 제품의 원가 / 비용 구조와 특징 파악 

고객사 내부 당사 제품 관련 직간접 부서의 업무 분장 및 상호 관계 파악 

고객사 내부 당사 제품 관련 직접 담당자 관련 프로파일 및 특성 파악 

고객의 구체적 요구 스펙 및 납기, 품질 등 관련 기존 납품 조건 파악 

당장의 납품 또는 공급 계약 관련 세부 사항 follow-up

기납품 실적 관련 매출채권 및 대금회수, 악성재고 관련 follow-up

핵심 고객사 대상 설명회, 세미나, 워크샵 등 고객 leading을 위한 준비 

당사 제품 및 기술, 고객사 산업 변화 관련 학습  


업무 최상위 리스트 치고는 너무 많지 않나 싶겠지만, 영업은 고객사의 중장기 니즈를 파악하고, 그 중에서 올해 우리에게 매출을 올려줄 구체적 기회를 발굴하고, 이를 위해 정지작업 또는 정보 파악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 일단 공급이 시작되면 그에 따른 수많은 팔로업 과제가 생기고 관련해서 대금을 수금하고, 남은 재고에 대한 처리 방안을 수립하는 것 까지가 영업의 한 사이클의 완성이 된다. 고객사가 여러 곳이라면 고객사마다 이런 사이클이 여러개가 돌아가는 것이고, 연중 여러번 거래를 하게 된다면 각 고객사별로도 사이클이 여러개 돌아가는 일이다. 


이상의 리스트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은 리스트가 나온다.    

고객사와 산업의 특성 및 변화 방향 이해, 잠재 고객 발굴 

고객사의 중장기 방향 이해 및 단기 영업 기회 파악

고객사 의사결정권자 및 관련 이해관계자 특성 파악 & 설득 논리 개발 

공급 전후 팔로우업 및 피드백 청취 

고객 대상 마케팅 전략과의 연계 


이상의 리스트는 마치 자동차의 네 바퀴같은 것이라 각자의 의미가 다르지만 어느 하나가 빠지면 기업 실적의 최전선이라는 영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 다음 글부터는 각각에 대해 세부적으로 보고 실행 방안도 고민을 해보겠지만, 위 리스트를 읽어보고 자세히 생각해보면 ‘생각보다 고객사에 대해 많이 알아야겠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잘 이해한 것이 된다. 


B2B 영업 경험이 별로 없는 스타트업 대표자들을 만나다보면 꼭 듣게 되는 질문이 ‘고객사에 대해 어느 정도 알아야 영업이 제대로 될까요?’ 라는 것이다. 


공급자 중심 시각에서 벗어나고 우아하게 컴퓨터 앞에서 광고만 돌리려는 태도에서 벗어나 고객을 직접 만나서 성과를 창출하려는 마음을 갖게 되더라도 영업은 사실 난감한 일이고, 이건 한 산업에서 영업 경험이 있더라도 다른 산업에도 적용된다는 보장도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면 고객에 대해 한 두 차례만 만나도 장사가 잘 이뤄지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이런 질문을 하는 것. 


이에 대한 대답은 보통 ‘고객사가 옆집이라면 그 집에 있는 숟가락과 양말 개수까지 눈감고도 맞출 수준이 되면 영업 따로 안하셔도 됩니다’ 라고 해준다. 응답하라 1988 시대도 아니고 고객사가 옆집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디테일을 파악하는게 당장의 영업에 무슨 의미일까 싶겠지만, 이 정도로 고객사에 관심과 애정, 그리고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 위에서 정리한 리스트의 거의 대부분이 텅 비어 있는 상태로 고객이 내게 영업 기회를 줄려고 불러 줄 때까지 ‘천수답’처럼 기다려야 한다. 비가 와야 농사를 시작하는 천수답처럼 고객이 불러주기 전까지는 영업을 시작하지 못하고, 고객이 불러줘도 고객이 말하는 조건에 휘둘리는, 고객을 리딩하지 못하고 끌려가는 ‘을병정’의 신세가 된다. 


B2B에서 최악의 신세가 “천수답 비즈니스에 one of them 취급”이다. 이걸 피하고 싶으면 고객사에 대해 정말 구석구석을 알아야 한다. 오히려 우리 회사는 잘 모르더라도 고객사에 대해 모든 디테일을 파악하고 다니면 심지어 우리 회사가 망해도 고객사가 내게 살 기회를 준다. 위의 리스트는 이런 기초 다지기가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을 때 가능한 업무 리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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