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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Jun 28. 2019

착한 사람을 위한 빌런 대처법

Career 심리학 - 이상하게 공격적인 사람을 다루는 법

※ 이번 글에서 자주 언급할 '착한 사람'이란 모두에게 친절하고 타인을 위해 기꺼이 내 한 몸 희생하는 성인군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극단적인 경우보다는, 이기적이거나 자기중심적인 정도가 상식을 벗어나지 않고 타인에게 이유 없는 공격성을 표출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착한 사람'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습니다.




우리 주변에 서로에게 친절하고 또 그만큼 이타적인 사람들만 있으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좋은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자주 마주치게 되는 것이 현실이죠. 특히나 한정된 보상, 즉 승진이나 주변의 인정, 보너스 등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회사에서는 극단적으로 공격적인 사람들과 마주칠 가능성이 더욱 커집니다. 


겉으로 표출되는 공격성을 기준으로 사람의 태도를 나누자면 세 가지 부류가 있을 것 같습니다. 1) 착한 사람, 2) 평소에는 착하지만 합당한 이유가 있을 때는 공격적인 사람, 그리고 마지막으로 3) 그냥 빌런. 


앞서 말씀드린 회사의 특성상 빌런들이 활개 칠 여지가 아주 많습니다. 어찌 보면 경쟁에 특화된 인간들이라 승진에서 유리한 면도 있는 것 같고요. 


내가 아닌 누군가가 앞으로 착착 나아가는 것을 지켜보면 다소 배가 아플 수는 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 부처님이 아닌 보통 사람들이니까요. 그래도 착한 우리들은 겉으로 티를 내지 않습니다. 뒷담화를 한다거나, 못 잡아먹어서 안달하지는 않는단 말이죠. 


하지만 빌런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앞으로 착착 나아가는 사람에 대한 시기 질투는 물론이요, 묵묵히 자기 일 열심히 하는 동료의 험담을 하고 다닌다거나 들어온 지 2주밖에 안된 인턴에게 소리를 질러대고 심한 경우에는 업무를 빙자해 괴롭히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런 빌런들이 타인을 공격하는 이유와 그 대응책에 관해 다뤄보겠습니다. 


  




1. 정서 불안인 경우가 많다.


특정인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나타내는 빌런들의 첫 번째 특징은 바로 정서불안이라는 겁니다. 즉, 분노를 자주 느끼거나 감정 기복이 아주 심하다는 것이죠. 정서에 큰 변화가 생기면 여기에서 파생된 부정적 에너지를 외부로 표출하거나 자기 자신을 파괴합니다. 전자가 타인을 공격하는 경우이고 후자가 우울감이 되는 것이죠. 



2. 자아가 빈약하다.

 

정서의 불안정에 기인한 부정적 에너지를 자아가 품을 수 있으면 좋은데, 정서가 불안정하는 뜻 자체가 자기 자신이 단단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마치 금이 간 그릇에서 여기저기서 물이 새는 것처럼 감정이 흘러나옵니다. 당연히 외부 상황이나 타인의 태도 등에 대해서도 수용하는 폭도 좁고, 이해하는 태도도 약합니다. 마치 고슴도치가 자기의 작고 나약한 몸을 보호하기 위해 가시를 세우는 것처럼 자기의 약한 자아를 보호하거나 감추기 위해 외부로 시야를 돌리죠.  



3. 왜곡된 자아상을 가지고 있다. 


정서가 불안정하고 자아가 빈약하다고 해서 모두가 공격적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 에너지를 외부로 쏟아내는 것은 바로 자아상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빌런들은 자기 자신을 매우 높게 평가하거나, 그렇게 평가받고 싶어 합니다. 쉽게 말해 전자는 자아도취이고 후자는 관심종자입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실제 모습과 갭이 크다는 것이지요.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는 전혀 근거 없는 우월성에 취해 있는, 능력은 부족한 주제에 인정은 받고 싶어 하는 바보로밖에 안 보이거든요.


실제 업무 능력은 좋지 않고, 추진력이나 지구력도 형편없는데 자기 일을 포장하고 어필하는 능력은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눠보면 주변에서 본인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그것이 스스로에 대한 평가와 어느 정도가 차이가 있는지 대략은 인지하고 있어요. 하지만 인지일 뿐, 결코 인정은 하지 않습니다. 


결국 자기 안팎의 이런 갭은 정서적인 갈등과 분열을 불러오고, 타인에게 이걸 토해냄으로써 해소하려고 합니다. 삶의 균형이 안 맞아서 문제가 벌어지는 것인데.. 애꿎은 착한 사람에게 빌런 짓을 하는 거죠. 



그럼 왜 착한 사람들을 괴롭히는 걸까?



첫 번째 이유 : 빌런이 원하는 것이 당신에게 있다.


무의식 중에 그들이 원하는 것을 여러분이 가지고 있을 가능성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공격적인 빌런들이 원하는 것은 정확히는 트로피, 즉 외부의 인정입니다. 상사의 인정이든 조직 내 승진이든, 혹은 주변 사람들의 애정이든 그들이 열망하는 것을 여러분이 가지고 있을 때 타깃이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자기 일 열심히 하고, 주변과 관계 잘 만들어나가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일이지만, 이들의 빈약하고 균열이 난 자아상은 이런 평범한 프로세스를 버텨낼 내적 에너지를 제공하지 못합니다. 즉, 마음은 급한데 능력은 안되고 노력할 힘도 없으니 반칙하고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는 거죠. 


두 번째 이유 :  빌런은 평등한 인간관계 자체를 모른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빌런들은 모두를 공격하지 않습니다. 이들에게 인간관계란 아군 아니면 적군, 강자와 약자만 존재합니다. 적군, 그중에서 약자는 괴롭히지만 강자를 공격하지는 않습니다. 자기와 비슷한 부류나 사이코패스처럼 냉혹한 사람, 그리고 빌런 자신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공인된 권력을 가진 사람(e.g. 중간 관리자, 부서장 등)은 절대로 건드리지 않습니다. 


이런 태도를 잘 보여주는 예가 바로 식당, 카페 등에서 에서 종업원을 대하는 방식입니다. 특히 어린 여자 아르바이트생이나 나이가 있는 여성 종업원이 서빙하는 경우와 남성이 서빙을 하는 경우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명확합니다. 게다가 이들이 타깃으로 하는 '약자'는 신체적 힘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정확히는 권력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며, 회사 인턴이나 후배, 아니면 만만한 동료나 우리 회사로 이직한 지 얼마 안 된 사람 등이 여기 해당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사람들에게 친절하며 공격성이 적은 '착한 사람'은 가장 좋은 먹잇감입니다. 



공격적인 빌런들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밖에서 만났으면 그냥 안 보면 땡인데.. 회사에서 만났다면 싫어도 매일 얼굴을 봐야 하니 몇 가지 대응책은 갖추고 있어야만 합니다. 


1. 명심하세요. 절대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에요.


착한 사람들을 위한 첫 번째 대응책은 바로 빌런 탓을 하라는 것입니다. "100% 저 인간 때문이다."라고 생각하라는 것이죠. 이거 좀 심한 거 아닌가 싶으시겠지만 남 탓은 이럴 때 하는 겁니다. 


정말 성인군자 같은 분, 지저분한 인간사에 해탈하신 분도 계시겠지만 우리 대부분은 그저 보통 사람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착하지만 때로는 이기적이기도 하고 실수도 하고 잘못도 합니다. 그리고 타인의 실수에 언성을 높일 때도 있죠. 하지만 정상적인 사람은 이걸 빌미 삼아 지속적, 비정상적으로 타인을 괴롭히지는 않습니다. 


누군가의 실수나 잘못에 대한 정상적인 비판과 비정상적인 공격의 차이점은 이렇습니다.


1) 지속성 -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비판이 조금 오래 지속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경우에는 원인이 되었던 사안의 여파가 있는 동안 비판이 지속되는 반면, 빌런들의 공격은 이와는 무관하게 계속 이어집니다. 


2) 강도 - 이 역시 사안의 여파가 지속되는 기간과 비례합니다. 


3) 직접성 - 정상적인 비판은 앞에서 당당하게 들어옵니다. 하지만 빌런의 공격은 뒷담화, 혹은 수동 공격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내가 업무상 저지른 실수 때문에 동료와 갈등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나에게 화를 내면 사과를 해야 할 때도 물론 있죠. 이런 경우엔 나로 인해 피해를 본 상대방에게 정당성이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험담이 계속 들려온다거나 수동 공격이 이어진다면 자뻑과 관종을 두루 갖춘 빌런이 활동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수동 공격이란? :  https://brunch.co.kr/@curahee/14)


얼룩말이 하이에나에게 물리는 건 얼룩말이 잘못해서가 아닙니다. 하이에나가 공격적인 것뿐인 거죠. 빌런들의 비정상적인 공격은 100% 그들 잘못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해야 여러분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상처를 덜 받습니다. 착한 사람들이 대체로 자기 잘못이 아닌데도 마음고생을 많이 하거든요.  



2. ‘그냥 신경 쓰지 말자, 며칠 지나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하지 말 것. 


우리가 회사에서 부당한 공격을 당하고 나면 가장 흔하게 택하는 방법이 바로 이거죠. 그냥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벗어나려고 하거나, 아니면 뭔가 즐거울 수 있는 일을 해서 잊어버리려고 합니다. 하지만 공격이 아주 간단한 공격이었으면 몰라도 지속적이거나, 아니면 대단히 악의적인 경우라면 이 ‘망각’의 방법으로는 해결이 잘 되지 않습니다. 


해결하려면 내게 온 대미지가 얼마나 되는지 차분히 생각해 봐야 합니다. 우선 공격을 받고 난 후에 가장 흔하게 보이는 나의 반응은 ‘신체화’입니다. 말로 공격을 당했거나 뒷담화가 있다는 걸 확인한 후 실제 다음 날 일어나기가 어렵거나, 몸이 아프거나, 가슴에 뻐근한 느낌이 드는 것 같은 증상이 생겨나는 겁니다. 우리는 정신이 크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 스트레스를 몸으로 표현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정도 상태가 되면 반드시 내 마음을 돌아봐줘야 합니다. 그 말이 어느 정도 상처가 되었고, 왜 상처로 느껴지는지도 따져봐야 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힘들었다는 사실 자체를 제대로 인지하는 게 필요합니다. 자기 위안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이죠.  



3. 말투는 부드럽게, 하지만 내용은 냉정하게 전달하는 훈련을 할 것. 


부드러운 말투이고 좋은 얼굴 표정이지만, 할 말은 다 하는 건 ‘성격’이 아니라 ‘훈련’의 결과물입니다. 사람이 착한 것과 전혀 상관없는 문제이고, 이익과 자기 몫을 놓고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 회사 생활을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배워야 하는 ‘스킬’입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마음이 불편하다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는데 상대에 따라서는 정확히 이야기해주는 게 여러분의 착한 마음에도 도움이 되고, 그 이야기를 듣는 상대에게도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됩니다. 어차피 연차가 올라가면서 리더가 되려면 반드시 필요한 역량이기도 합니다. 회사에 들어가면 엑셀과 파워포인트를 배우고 회계를 배우는 것처럼 감정을 담지 않고 냉정하게 자기의 뜻을 정확히 전달하는 건 회사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스킬이니 꼭 연습해두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이런 모습을 종종 보이면 이 빌런들의 출몰 비율이 확실히 줄어듭니다. 


4. 아무에게나 친절할 필요 없음. 


여러분의 친절한 모습에 대해서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나쁜 놈에게 친절할 이유는 여러분이 성자가 아닌 이상 필요치 않습니다. 착함은 착함을 인정하고 수용할 사람에게 착한 걸로 충분하니까요. 모든 사람에게 착하고 친절한 사람이고자 한다면... 냉정하게 말해 이런 성향은 착한 것이 아니라 나약한 것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 나약함을 감추기 위해 친절이라는 포장을 쓰는 전략이라고 볼 수도 있죠. 진정 착하다면 내가 친절하게 대한 상대가 내게 부당하게 화를 내거나 험담을 한다고 해도 화가 나지 않아야 하죠. 왜냐면 내 마음에서 진정으로 우러난 착함이니까요. 하지만 상대의 이런 부당한 반응을 보고 몸이 아프고, 계속해서 신경이 쓰이고, 부글부글하다면 여러분의 친절이 방향이 틀린 것이거나 친절로 포장한 나약함입니다. 맞설 땐 맞설 수 있어야 하고, 친절할 필요가 없는 상대에게는 정확하게 대하는 게 성숙한 겁니다.  


5. 공격적 대응도 활용할 것


회사라는 조직에서는 그 인간을 내가 피하려고 해도 계속 부딪히게 됩니다. 내 마음을 다스리며 당당하게 대응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죠. 이럴 땐 공세적 대응도 약간은 도움이 됩니다. 다만 해석을 좀 조심해야 하는데요, 남이 뒷담화 한다고 나도 그 인간 뒷담화를 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여기서 말하는 공세적 대응은 상대가 간절히 원하는 그 무엇이 나를 공격할수록 더욱 멀어진다는 걸 교육시키라는 뜻입니다. 


상사의 인정을 갈구하는 인간에게는 여러분이 상사와 더욱 신뢰관계가 쌓여가는 모습을, 자기의 업무 역량을 드러내고 싶은 인간에게는 내가 더 일을 잘한다는 것을 계속해서 보여주는 겁니다. ‘정당한 방법이 아닌 한 넌 못 가져’라는 걸 말로만 하지 않을 뿐이지 지속적으로 교육시키면 결국 상대가 제풀에 지쳐 떨어져 나갑니다. 왜냐면 이렇게 부당한 공격을 일삼는 애들이 제일 못 가진 게 지구력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자기보다 월등히 잘났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갑자기 태도를 바꿉니다. 자기보다 강자에겐 더없이 순한 양이니까요. 다만 너무 노골적이 되면 큰 싸움 나기 쉬우니 항상 외형적으로는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게 좋습니다.    


(회사에는 위에 이야기한 두 부류 말고도 지나친 공격성으로 주변 사람 힘들게 하는 다른 부류들도 많습니다만, 이런 경우는 대부분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것들이고, 저의 앞선 글에서 많이 다루고 있으니 여기에는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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