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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Sep 28. 2019

예비 창업자 중 가장 흔한 성격 유형

직장인과 창업 (I) 

※ 이 글은 지난 3년간 판교 스타트업캠퍼스, 성수 두드림스페이스 등에서 패스파인더넷이 코칭한 예비 창업자, 그리고 미매뉴얼에 창업을 주제로 어드바이스 리포트를 요청한 사람 700여명의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전체의 약 40%를 차지하며 보편적인 성격 유형으로 나타난 특정 유형군에 대한 설명입니다.



창업과 비즈니스는 실로 수많은 의사결정과 선택의 결과물이고, 무엇보다 운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한 두가지의 요소만으로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가 불가능합니다. 행동이야 구체적인 결과로 연결되므로 Do & Don'ts를 조언할 여지가 있지만, 그 기저에 깔려있는 성격을 근거로 미래를 예측하는건 어불성설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성격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분위기나 그가 선택하는 것들, 즉 정서와 충동을 설명하는 것이기 때분에 생각보다 높은 확률로 행동을 예측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그 행동이 쌓이면 주변 상황과는 별개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하지요. 


사람의 행동은 의식의 결과물이고 선택은 모두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대부분 패턴화되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합리적이기보다는 충동적이고 무의식적이죠. 성격 분석은 이런 부분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행동과 그 결과를 짐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너는 이런 성격이니까 이런 행도을 할 거야!'가 아닌, 그럴 가능성이 크다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성격 결정론은 아니니까요.)




예비 창업자 중 가장 흔한 성격 유형 


저희가 조사를 진행했던 예비 창업자 700명 중 대략 40% 정도가 큰 맥락에서 아래의 범주에 들어옵니다. 물론 세부적인 성격은 개개인마다 모두 조금씩 다르고, 각 성격 특성이 드러나는 강도도 모두 다릅니다만, 큰 줄기에서는 대동소이합니다.  


불안, 분노, 우울 등 부정적인 감정을 크게 느끼지 않음

상황이나 타인때문에 감정이 크게 휘둘리는 경우가 별로 없음

사람을 많이 만나고 모임에도 많이 나감

자기 주장이 강한 편이고, 나서고 주도하려고 함 

모험적이고 무모하게 덤벼드는 성향이 강함 

예술적 감수성이 높고 이런저런 상상을 많이 함

사람의 감정 변화에 대해서도 예민함 

새로운 것을 좋아하며 변화를 추구함 

논리적, 체계적 사고를 좋아함

사람을 믿고 사람에 대한 동정심이 있음

타인의 의견에 대해 수용적이고, 맞춰주려고 함 

스스로 유능하고 열심히 일한다고 생각함

책임감과 성취욕구가 강함

일을 시작하는데 주저함이 별로 없음 

성급하고 경솔한 면이 좀 있다.  


너무 길고 복잡한 묘사인가요? 요약해보면 이런 사람들입니다.  

정서적으로 안정적이고 외향적인 위험감수자입니다. 개방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과 잘 어울립니다. 몽상가 기질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성실하며 성취욕구도 높습니다.  


창업자로서의 장점 


이 분들은 재밌는 아이디어가 많습니다. 보고 들은 것도 많고, 읽고 배운 것도 많고, 생각도 많이 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아이디어를 사업계획으로 다듬는 사고능력과 논리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좋아해서 많이 만나고 적극적으로 다가가며 쉽게 친해집니다. 그러다보니 아는 사람도 많아서 창업 프로그램 속에서 팀도 금방 구축합니다. 최소한 초기 멤버를 구하지 못해서 창업을 못할 일은 없고, 초반에 갈등이 생겨도 잘 풀어냅니다. 


일단 아이디어가 정해지면 굉장히 열정적으로 일합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그 과정에서의 노력을 관계자들에게 잘 전달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성공하겠다는 의욕이 강해서 어떻게든 성과를 만들고자 노력합니다. 


이렇게만 보면 성공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는 사람 같습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이들을 지켜본 바로는 의외로 성공 확률이 낮습니다. 이들이 대표인 팀이 1년 이상 버텨낸 경우를 거의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개인으로서도 상당한 능력자이고 팀에서도 좋은 팀원이자 리더처럼 보이는데 왜 성공률이 낮을까요?



창업자로서 단점  


1) 아이디어가 분산된다. 


아이디어 많고 감수성이 높고 사람을 많이 만나는 등, 센서가 많은 것은 좋은데, 창업 아이디어 도출 단계까지는 여러 아이디어가 input으로 들어와야 하지만 일단 방향이 정해지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그 아이디어의 현실화 & 시장 진입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자칫 힘이 분산되면 고객에게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할 가능성이 매우 떨어집니다. 


그런데 이분들은 센서가 너무 좋습니다. 쉽게 말해서 걸핏하면 자꾸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는다는 겁니다. 제품 MVP를 해서 초기 사용자가 좋다고 했는데 갑자기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품에 덜컥 추가했으면 좋겠다고 한다던지, 한 두 곳의 영업 채널에서 제품을 수정하면 더 좋겠다고 했다고 갑자기 예정된 출시를 미루고 제품을 전면 수정한다던지 등등. 


음식점으로 치자면 메뉴 하나도 제대로 못만들면서 기존 메뉴가 매출이 별로니 아예 다른 카테고리의 신제품 내놓자고 주장하는 식의 행동을 보이는 겁니다. 현실성이 떨어지고, 집요하게 하나에만 몰입하는 성격이 아니어서 그렇습니다. “나는 한놈만 팬다”가 초기 스타트업에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인데, 이 분들에게는 이 부분이 약한 겁니다. 그러면서 이름은 거창하게 ‘피봇팅’이라고 하죠. 피봇팅은 정말 끝장을 볼 만큼 열심히 한 뒤에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 선택하는 옵션이지 점심 메뉴 고르면서 ‘짜장 먹기로 하고 왔는데 옆 테이블 음식 보니 짬뽕이 더 맛있어 보이네, 난 짬뽕’ 같은 식은 성공 가능성을 극도로 낮춥니다. 이 분들은 센서가 좋기 때문에 식당에 와서 옆 테이블을 너무 쳐다봅니다.  


2) 사람 때문에 일에 집중을 못한다.  


이 분들은모임 등을 너무 좋아하고 자기를 드러내는 것도 좋아하기 때문에 일이 너무 급한데도 저녁에 모임 있다고 일을 접고 휙 나가는 행동을 자주 보입니다. 혹은 제품 개발 일정이 너무 급한데, 마음 맞는 사람 만났다고 부어라 마셔라 하고 난 뒤에 다음 날 오후에 일하러 오기도 하죠. 


물론 아예 배째라 하는 것은 아니고 나머지 시간에 최대한 열심히 하지만, 이런 식으로 사람 만나고 유쾌하고 놀고 하는 시간을 중간에 너무 많이 가지기 때문에 결국 진도를 못맞추거나 억지로 일의 진도는 빼는데 제품과 서비스에 구멍이 너무 많이 납니다. 


또 사람에게 착하고 보이고 싶어하고, 맞춰주는 성향이다 보니 다른 창업 멤버나 직원이 프리라이더 같은 태도를 보여줘도 관계를 냉정하게 끊지 못하고 어영부영 넘어가다가 일 전체 진도가 늦어지거나 팀 분위기가 엉망이 되는 사태를 막지 못합니다. 


때문에 이런 분들이 창업팀의 리더면 제품 개발의 피크 시점 정도 되어 팀의 스트레스가 극도에 올라왔을 때 팀에서 파열음이 생기고, 팀이 깨지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3) 지구력이 약하다. 


관심이 분산되고 모임을 좋아한다는 특성이 결합되어 나타나는 결과 중 하나가 지구력이 약하다는 겁니다. 스타트업의 성공 문법은 뭐니뭐니 해도 ‘존버’ 죠. 버티는 회사가 강한 회사죠. 제품 내놓자마자 고객이 열광해주고 유명세를 타고 돈을 버는 경우는 정말정말 드문 사례입니다. 대부분은 몇 년의 악전고투를 뚫고서야 겨우겨우 시장에 안착하고, 이를 레버리지해서 시장에서 존재감을 갖고, 성공의 문턱에 들어서게 됩니다. 그런데 이 글의 주인공들은 이 몇 년의 시간을 대체로 못견딥니다. 


이런저런 정보가 너무 많이 들어오고, 몽상가적 기질도 있는데다가 머리도 좋은 편이고, 사람들에게 나를 자랑은 해야겠는데 자기가 하는 사업이 지지부진하고 있으면, 그에 더 집중해서 끝장을 볼 생각을 하기 보다는 다른 대안을 찾습니다. 그래서 이런 성격인 분들은 창업하겠다고 했다가 대략 1년 정도가 지나서 진도를 확인해보면 포기하고 취업을 하던지, 공부를 하러 학교로 돌아가던지, 아니면 진도를 잘 빼고 있는 창업팀의 팀원으로 합류하는 식으로 창업을 잘 이어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 생각하시기에 아이디어도 많고, 머리도 좋고, 성실하고, 위험 감수 경향도 높고,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하고, 말도 많고,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고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신 성향이라면, 사람들과 심리적 거리를 두더라도 스스로 편해질만큼 연차가 쌓이시거나, 꿈과 현실의 차이를 인식할 만큼 경험이 쌓이시거나,아니면 옆에서 냉정하게 조언해줄 수 있는 파트너가 있는 경우에만 창업을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년 정도 어설프게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고 학습이지만, 아차하면 시간과 에너지, 돈은 왕창 쓰고, 정작 얻어가는 건 ‘내가 창업도 해봤어’ 라는 자기 에고의 만족 정도 밖에 안되는 비극적 상황을 겪을 수도 있으니까요.


1. 미매뉴얼에서는 성격 분석을 기반으로 창업적성 검사는 물론, 다양한 커리어 문제에 관한 어드바이스 리포트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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