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큰 플라워> OST
참 담백한 영화다. 과거를 반추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겠지만, 이 영화만큼 담백하고 독특하게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영화가 드물다.
꽃다발을 들고 옛연인의 집 앞에서 문을 두드리는 장면과 퇴장하는 장면에 어김없이 반복되는 음악이 묘햔 중독성이 있다. 발음을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를, 생전 처음 들어보는 에디오피아 음악. 어떻게 이 음악이 이 영화와 어울리는지 이질적인 것들이 충돌하는 장면마다 웃기며, 빌 머레이의 표정까지 더해져 영화 속 모든 상황들이 시종일관 코미디다.
짐 자무쉬와 빌 머레이, 에디오피아 음악이 만나 쓸쓸하고 공허한 삶에 던지는 물음을 음미하는 틈사이로 끊임없이 반복되며 밀려드는 음악이 바로 이 음악이다. 에디오피아 뽕짝을 알게 해준 <브로큰 플라워>에 감사를, 시종일관 킥킥대며 보았던 영화를 만들어 준 짐 자무쉬와 빌 머레이에게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