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센스> OST
전작인 <공각기동대>에서 쿠사나기 소령은 광활한 네트의 세계로 사라진다. 죽음과 재탄생이 아닌 등장과 퇴장의 삶을 반복하는 세상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남겨진 바토, 상실과 쓸쓸함, 존재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떠안은 바토는 존재한다는 것의 무거운 짐을떠안고 살아가야하는 '지옥의 순례길'에 남는다.
0과 1의 이진법으로 남은 것들을 인간이라고 규정지을 수 있을 것인가. 유형의 것을 버리고 무형의 광활한 공간 속으로 들어오라고 유혹하는 것 같은 OST.
쿠사나기 소령이 남기고 간 애완견과 이곳에 남은 바토의 쓸쓸한 일상.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과 함께 울리는 음악이다. 끊임없이 '따라오라'는 유혹의 속삭임. 그것은 또 다른 지옥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