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영화 듣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도제작소 Feb 01. 2021

Twilight Samurai Main theme

<황혼의 사무라이> OST

저녁 술자리 약속을 물리치고 황급히 짐을 챙겨 퇴근을 서두르는 사무라이. 긴 칼과 짧은 칼을 옆에 차고서 종종 걸음으로 귀가를 서두르는 그에게 긴급한 일이라곤 사무라이로서의 업무가 아닌, 집에 남은 가족을 위한 '저녁이 있는 삶'이었다. 


봉건과 근대사이의 마지막 사무라이라는 신분. 시대와 명분보다 그에게는 가난한 가정의 생계가 우선이다. 칼 찬 말단 직장인으로서의 삶, 말 그대로 칼퇴근 사무라이의 일상. 남루한 일상과 거대한 시대의 흐름을 비껴 갈 수 없었던 한 남자의 일생이 차분하고 아름다우며 정겹게 담긴다. 사무라이의 편견과 환상을 말끔히 제거해버린 근대 초기 직장인의 삶이 군더더기없이 흐른다. 


매일 저녁 6시면 KBS 클래식 FM의 전기연의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들으며 퇴근할 수 있기를 기원했던 시절이 있었다.  피곤했던 하루의 일상을 털고 어깨를 주무르며 퇴근을 준비하는 지금의 직장인들을 위한 또 다른 위안이 되는 영화다. 어느 날 <세상의 모든 음악> 라디오의 오프닝 멘트 "날마다 우리를 위로하기 위해 저녁이 온"다는 그말처럼 칼퇴근 황혼의 사무라이와 오늘도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을 준비하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영화의 마지막 클로징과 함께 흘러 나오는 메인 테마곡을 드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