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앞의 생> OST
최근 '로맹 가리' 원작의 영화를 두 편 보았습니다. 한 편은 그의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한 <새벽의 약속>이었고, 다른 한 편은 올해 넷플릭스 제작으로 개봉 한 <자기 앞의 생>이었습니다. 물론 작가의 이름은 다릅니다. <새벽의 약속>이 로맹 가리로, <자기 앞의 생>이 에밀 아자르로 발표되었습니다. 당연히 이름이 다른 한 명의 작가(로맹 가리)의 작품입니다.
로맹 가리에 대한 많은 일화들은 유명합니다. 한 명의 작가로써의 삶 이전에 그가 살아 왔던 삶이 일반적이지 않으며, 마지막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어디 하나 평범하지 않은 작가입니다. 넷플릭스에서 <자기 앞의 생> 오픈 예고가 올라 왔을 때 두 가지 이유로 설레였습니다. 가장 큰 하나는 '로맹 가리(에밀 아자르)'의 원작이 영화화된다는 기대감이었고, 다른 하나는 이탈리아의 국민 여배우 '소피아 로렌'이 출연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두 가지의 기대, 모두 설레이기에 충분한 이유였습니다.
<자기 앞의 생>을 굳이 원작과 비교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원작의 그 그낌을 그대로 담았는가는 의문이었습니다. 너무 큰 기대를 했던건지 전달되지 않는 느낌에 영화 감상을 마무리 했었습니다. 이후 '로맹 가리' 소설들을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영화로는 표현되지 않던 그때의 느낌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좋아하는 단편 소설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로 마무리 하였습니다.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는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꼭 읽는 것 같습니다. 피곤한 하루를 마치고, 무언가 맹렬하게 읽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면 꺼내 읽곤 하는 소설입니다.
'로맹 가리' 소설을 영화한 것에 만족하고, <자기 앞의 생>에서 발견한 OST에 만족합니다. 서서히 고조되면서 폭발시키는 노래가 영화의 내용과도 잘 맞아 떨어질뿐만 아니라, 또 하나의 월드뮤직과 가수를 알게된 기쁨이 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아도, '로맹 가리'의 <자기 앞의 생>을 읽었다면 혹은 '로맹 가리'를 알고 있다면, 모든걸 몰라도 좋은 노래 한 곡 듣는 기분으로 들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