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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저달 Feb 10. 2020

영재고 입시,  두자리수 전

시간은 어쨋든 흐른다

어떻게 영재고입시를 준비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처음부터 의지를 가지고 차곡차곡 쌓아온 것이 아니라 시작이 어디부터였는지 떠밀려온 것인지 선택한 것인지조차 모르겠다. 씨언어를 배우고싶다고 졸라 컴퓨터학원을 갔을때부터였을까 물리학원에 보내니 물리에 사로잡히면서부터일까. 화학도 수월하게 하는것을 보며 선생님들의 달콤한 유혹에 우리모두 홀딱 넘어가버린걸까. 어느순간 돌아보니 덤벙덤벙 이길을 가고 있다. 아이는 오후한시부터 밤열두시까지 혹은 그이상까지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모의고사 점수에 일희일비하며 규칙적이고 단순한 생활을 하고 있다. 1월과 2월이 가장 입시의 분수령이라는데 이학원 저학원에서 학원을 옮기라고 아이를 흔들어 학원고민을 하며 진을  빼다보니 2월도 벌써 중순으로 향해가고있다. 어제는 '엄마 난 공든탑이 무너진다는 말을 믿지않아'라고 하며 성실한 아들이 이야기한다.'엄마도 안믿어.세상일이 다 그렇게 뜻대로 되겠니. 그래도 일단 탑을 쌓기로 했으니 쌓는거지 뭐.무너지든말든 그건 나중일이고'

한번 발을 디딘 이곳은 개미지옥같아 헤아나올 수가 없다. 안쓰럽다.실은 조금은 후회가 된다.이런 길을 피할순 없었나.


아이가 훌륭한 사람이 되거나 좋은대학을 가기를 크게 원하자 않았다. 그저 외롭지 않은 사람이었음 했다.들어본적있는 대학을 나와 자기몫의 일을 성실히 하며 소소한 기쁨을 아는 사람으로 자랐음 했다.하지만 점점 이공부를 하며 더 외로워지고 있는건 아닌지 의심이 된다. 내바램은 영재고를 가는것만큼 거저 얻어지는 쉬운것은 아닌듯도 싶다.


결과가 실패고 성공이든지간에 이미 아이는 열심히 공부하며 자기능력치를 최대한 올리려 노력하고 있으니 그 경험이, 성실이 다 부질없는 거야란 생각으로 이어지지않길 바랄뿐이다. 탤런트를 믿고 으시대는 사람으로 살길 바라지는 않는다. 지금 이순간의 밀도를 기억하고 어느순간이든 쉽게 좌절하지 않고 해야할일을 하는것에 만족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그렇게 오늘도 규칙적인 하루를 나역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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