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아, 티라노 사우르스 어디 있어? (손가락으로 그림을 콕 집는다)
프테라노돈은 어디 있지? (콕)
프테라노돈은 어디에 있어? 어디를 날아다니지? (…)
하늘을 날지. 하늘은 어디 있어? (…)
하늘을 알려준 적이 없던가?
불현듯 깨달았다. 하늘을 함께 보며 제대로 말해준 적이 없었구나.
어떻게 하늘을? 하늘 천 따지의 그 시작인 하늘을 잊었지?
그만큼 보고 살지 않았기 때문인가.
해가 다 저물기 전 황급히 베란다 창문을 열었다.
해인아 저게 하늘이야. 하늘이 하얗게 파랗게 물들었지?
알 듯 모를 듯 한 표정.
창 밖의 그 하늘도 시야를 꽉 채우는 그런 하늘이 아니었다.
높은 건물들 위로 겨우 체면만 차리는 모습의 하늘.
그러고 보면 산이나 들, 강이나 호수 같은 것들은 얼마나 자주 보게 될는지.
해나 구름도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는데.
도시에 산다는 건 자연과 가까이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새삼 느낀다.
하늘 위를 나는 프테라노돈을 아는 것도 좋지만
그전에 ‘하늘’을 눈에 담고 가슴에 품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