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록해 둘 만한 일들
1. 조심 또 조심
지난 일요일 밤, 엄마와 거실에서 이야기하던 중 방에서 끙끙대는 네 소리를 들었다. 무슨 일일까 들여다보고 비명을 질렀다. 해인이 네가 엄마 화장대 위 눈썹칼을 들고 놀다가 오른쪽 관자놀이 위로 10cm가량 얼굴을 그어버린 것. 자세히 보니 엄청난 상처는 아니었지만 피를 보고 놀란 내 비명에 같이 놀라 울어버린 너. 이럴 때 부모가 침착해야 한다는 걸 분명 읽은 적이 있었는데. 머리가 하얘진다는 게 이럴 때 쓰는 표현일는지. 다음날 아침 병원에 가니 다행히 심각하지 않아 소독, 연고 처치로 끝났다. 네 손이 닿는 곳 어디든 더욱 안전을 생각해야 함을 실감했다. 미안하다.
2. 악어의 힘
악어! 악어! 한지도 어느덧 두어 달은 되어가는 듯하다. 언제부터인가 악어에 푹 빠져 하루에도 수십 번 악어를 찾는 너. ‘오늘 무슨 동물 봤어?’ ‘해인이 나가서 뭐 보고 싶어?’ 같은 질문의 답은 거의 90% 악어다. ‘무슨 노래 듣고 싶어?’에 대한 답도 마찬가지. (동요 ‘악어떼’를 듣고 싶다는 뜻) 조만간 진짜 악어를 한 번 보러 가야지. 그런 악어 타령 속에 마련한 악어 손인형이 하나 있다. 손을 끼워 입을 벌릴 수 있는, 인형극 같은 데 쓰일 법한 악어다. 최근 자기주장이 강해진 네가 옷을 입지 않으려 하거나, 기저귀를 거부하거나, 밥을 잘 안 먹을 때 등의 상황에서 이 악어의 도움은 아주 요긴하다. 악어를 손에 끼우고 낮은 톤의 목소리로 “해인아, OO 할 수 있어?” 같은 질문을 하면 웬만한 건 승낙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감정소모(?)를 줄여준달까. 아빠 엄마보다 설득력이 뛰어난 악어의 힘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일단 신세를 지고 있으니 고마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