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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꼽슬 Curlywavy Jang Nov 18. 2019

[한-리투아니아 커넥션 #1] 클라이페다 드라마씨어터

리투아니아의 연극...?! 정체성에 관하여

            정체성. 

            짧은 리투아니아 일정을 마무리하고 난 뒤, 머릿속을 떠다니는 말이다. 이 곳에 있는 동안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자신들이 아끼는 작품들을 보여줬고, 한국에서 온 연출가들은 한국의 연 극과 자신의 작품에 대해 소개했다. 이 곳에 오기 전 리투아니아의 연극에 대해서 아는 것은 네크로슈스 밖에 없었지만, 덕분에 여기서 여러 좋은 창작자들과 작품들을 알게 됐다. 그들은 자신들의 작품과 자신의 주변의 창작자들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알리려고 노력했다. 그 과정 속에서 리투아니아 연극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들과 함께 교류하고 무언가 를 만들어보려고 하는 나의 연극은, 그리고 한국의 지금의 연극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된 시간이다. 

                       리투아니아 클라이페다에서 만났던 창작자들 & 극장관계자들


1) 클라이페다 컬처 팩토리(Kulturos Fabrikas), 클라이페다 드라마 씨어터(Klaipeda Drama Theatre) 

            일주일 간의 리투아니아 여정 중 수도 빌니우스에서 4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클라이 페다 가장 먼저 방문했다. 이곳은 리투아니아의 서쪽에 위치한 해안 도시인데 이곳에도 많은 창작자들이 있고, 이 도시에서 “더 아트리움(TheAtrium)"이라고 하는 국제 연극 축제를 매년 개 최하며 이 도시만의 연극 문화를 계속 만들어 나가고 있는 곳이라고 했다. 그 곳으로 가는 버 스 안에서 리투아니아 문화원에서 준비한 리투아니아 연극의 최근 경향과 연출, 작가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발표를 해준 Kristina Steib은 리투아니아는 소비에트 시절의 연극부터 지금의 연극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해줬다. 소비에트 시절에는 검열을 피하기 위해서 상징을 많이 사용 했기에 Metaphorical Theatre가 많이 발전했으며, 혹시라도 공연장에 감시관들이 올 경우 연극은 상연이 되는 순간에 대사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저항적인 내용의 메시지를 담을 수 있는 형태였다고 말했다.

클라이페다로 향하는 버스 안 리투아니아 연극에 관한 프레젠테이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리투아니아 연극은 러시아 연극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 사실이며, 연출가의 해석과 역할이 매우 크며, 연출가 중심으로 작품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우리가 이번 여정 동안 만나게 될 리투아니아의 작가와 연출에 대해 소개해줬다. Gintaras Varnas, Oskaras Korsunovas, Aturas Areima, Yana Ross, Kamile Gudmonaite, Jonas Tertelis 등 다양한 작가와 연출가의 대표작과 작품의 특징에 대해 설명해줬다. 이 작품들 중 Jonas Tertelis라는 창작자는 다큐멘터리 연극을 작업하고 있었는데, 그의 작품 중 리투아니아 에서 원전이 폐쇄되고 나서 공허해진 한 도시의 주민들과 그 도시의 이야기에 대해서 다룬 ” 그린 메도우(Green Meadow)"라는 작품이 관심이 갔다. 또한 이번 해에 서울국제공연예술제 (SPAF)에 갈매기 작품을 초청받은 오스카라스 코르슈노바스(Oskaras Koršunovas)에 대해서도 많이 설명해줬는데 며칠 뒤 빌니우스에서 그의 공연을 여러 편 보게될 것이라고도 말해주었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진행되는 발표였기에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짧은 시간동안 압축적으로 리투아니아의 공연 문화, 그리고 창작자들의 세계에 대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클라이페다에 도착한 뒤 처음으로 향한 곳은 쿨투로스 파브리카스(Kulturos Fabrikas, Culture Factory)인데, 예전에 공장 부지를 시에서 리노베이션 하여 예술가들이 네트워킹하고 작업 공간 으로 쓸 수 있도록 대여하는 아티스트 문화 교류 센터와 같은 곳이었다. 건물 곳곳에는 예전 공장으로 사용되었던 흔적들이 남아있었으며, 1층에서는 클라이페다 영화제가 진행되고 있었다.

클라이페다의 예술 허브 - 쿨투로스 파브리카스(Kulturos Fabrikas)

            그 곳에서 서울에서 온 우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 이병훈 연출님의 한국 연극에 대한 소 개와 함께 박근형 연출님, 윤시중 연출님, 이영찬 피디님, 그리고 나의 작품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이어서 클라이페다의 극장과 그 곳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 들의 발표가 있었다. Klaipėda Youth Theatre (http://www.kjt.lt), Klaipėda Puppet Theatre (http://klaipedosleliuteatras.lt), Paddi Dappi Fish (http://www.padidapifish.lt), Apeirono Theatre (http://www.apeirontheatre.net), Gliukų Theatre 등이 참여해서 자신들의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한국 연출가&프로듀서의 작품 소개 (이병훈, 박근형, 윤시중, 이영찬, 장병욱)

            이후 근처에 있는 클라이페다 드라마 씨어터(Klaipeda Drama Theatre)로 이동하여 주말 첫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을 하고 있었던 “누가 우리에게 맞설 것인가(Who Against Us)”라는 공연을 잠깐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극장의 극장장인 토마스 주오치스(Thomas Juocys)로부터 클 라이페다 드라마 씨어터에 대한 설명을 듣고, 대극장, 중극장, 소극장 공연장을 차례로 둘러봤 다. 이 극장은 1777년에 세워진 “더 하우스 오브 코미디(The House of Comedy)를 전신으로 하고 있으며, 1939년부터 지금과 같은 클라이페다 드라마 씨어터로 운영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때는 리투아니아 독립 전이라 러시아 스타일의 극장이 지어졌는데, 몇 년 전부터 러시아 스 타일을 없애고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리노베이션 하기 위하여 공사를 시작했으며 최근 그 공사가 마무리되어졌다고 했다. 

쿨투로스 파브리카스에서의 해보카 프로젝트 작품 소개

            이 극장은 관객들이 옷을 맡기는 Cloak룸을 좌우에 두고 한 공간 내에 한쪽은 구 건물, 또 다른 한쪽은 새로 지어진 건물이 연결되어, 과거와 현재의 건물 구조 를 동시에 사용하는 흥미로운 형태였다. 건물을 둘러본 뒤 리허설의 일부를 잠시 본 뒤, 그 작 품의 작가이자 극장의 예술 감독인 Gintaras Grajauskas, 연출가인 Jonas Vaitkus, 기획팀장 Ineta Bauzyte와 작품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작품은 100여년 전에 무솔리니 의 스승이자 이탈리아의 피움(Fiume)이라는 한 지역에서 실제 일어났던 일을 바탕으로 씌여진 이야기였다. 살바도르 달리의 친구이기도 했던 가브리엘 다눈치우스(Gabriel d'Anuncius)라는 사람이 피움이라는 지역을 예술가, 몽상가, 무정부주의자와 함께 통치했을 때 생겼던 일들에 대해 다루며 파시즘의 속성과 그러한 상황 속에서 예술가들의 역할에 대해 다룬 작품이라고 했다. 이 작품이 최근 이 극장의 예술감독이 작가로 직접 참여하여 극장 전체가 관심을 가지고 제작한 공연으로 보였으며 적극적으로 작품에 대해서 소개하고 다른 지역에서의 공연을 적극 적으로 추진하려는 의사가 엿보였다.

클라이페다 드라마 씨어터(Klaipeda Drama Theatre)의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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