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도서
1. I의 비극_요네자와 호노부 (5/1~5/6)
2.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2부 1 _미키마 앤 (5/8~5/10)
읽고 있는 도서
1. 서양미술사_에른스트 곰브리치 (4/13~)
2. 국화와 칼_루스 베네딕트(5/7~)
읽을 예정이 있는 도서
1. 살인자의 기억법_김영하
2. 인상파, 모네에서 미국으로: 빛, 바다를 건너다_한국경제신문
3. 건축, 300년_이상현
4.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_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얼 지블랫
5.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_조지 손더스
이번 주는 국화와 칼을 천천히 읽고 있다보니 독서량이 많지 않았다. 지난 독서노트에서는 『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을 읽겠다고 말했지만 끝내 읽지 않고 반납했는데, 솔직히 7권까지 모든 스토리가 끝난 지금 더이상 세계관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 읽지 않았다고 하는 게 맞을 거 같다. 사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시리즈에 대해 서평을 쓰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아마 한국에서 2부 1권이라고 명명된 후일담을 읽지 않았다면, 나는 시리즈에 대해 굉장히 호평을 하면서 마지막까지 무난하게 잘 마무리된 시리즈라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후일담을 읽으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그들의 이야기가 끝난 시점에서 이 세계관은 더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다. 작가가 조금 더 세계관을 확장하려고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디앤씨북스가 2부 1권을 낸 후에 2권, 3권을 내지 않은 이유까지 어렴풋하게 예상이 간다. 아마 2부 1권이 상상이상으로 팔리지 않았으리라. 후일담이 2권, 3권까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더이상 정발하지 않는 이유는 도서 시장의 변화와 판매량 미흡이 가장 클 것이다. 일단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시리즈가 국내에도 활로를 연 라이트문예 장르는 20년 전후로 반쯤 사장되었다. 이유를 꼽자면 첫 째, 10년도 중후반 이후로 한국에서 가벼운 작품들은 전부 웹소설 계통으로 넘어갔고 웹소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둘 째, 비블리아 고서당 시리즈는 13년에 국내에 처음 출간된 시리즈로 후일담이 나오는 시점은 시리즈가 완결난지 2년이 더 지났다. 작가를 사랑하는 팬덤이 아닌 이상 모두의 기억에서 잊혀질만한 시간이었고, 일본식으로 표현하자면 이미 오와콘*이 된 후다.
*이미 시리즈의 유행이 끝난 한물간 컨텐츠라는 말을 지칭하는 일본식 은어
그러니 자연스럽게 매출이 줄어들 수 밖에. 거기에 이렇게 표현하면 그렇지만 후일담 1권은 결정적으로 모두가 기대했던 이야기가 아니었다. 정리되지 않은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가 전부였고 늘 화자의 역할을 맡았던 주인공이 간접적으로밖에 얼굴을 비추지 않는 이야기였다. 그러니 모두의 기대와는 조금 빗나간 이야기가 이어졌을 것이다. 만약 일본이 1년 6개월 텀으로 책을 냈던 것처럼 6개월이라도 일찍 정발했으면 달라졌을까. 음, 솔직한 감상으로는 잘 모르겠다. 당시 일본에 비해 국내 웹소설 시작이 더 빠르게 팽창하던 시기였어서 1년 6개월도 해당 시기의 독자 기준에서는 너무 느린 속도라고 해야하나, 웹소설 시장이 국내 독자들의 글에 대한 인식을 바꾼 건 분명하고 기다리는 걸 힘들어하는 독자들이 늘어 아마 그때 냈어도 조금은 늦은 타이밍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아, 이 이야기들을 서평에 적어야 하는데. 나중에 서평에서 자세히 내 생각을 떠들어보겠다.
지금 읽고 있는 도서는 국화와 칼, 2차세계대전의 일본인들을 보면서 일본의 문화를 분석하는 연구서다. 국내에도 다양한 판본으로 정발되었고, 지금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스테디셀러인데 막상 나는 그 이름을 옛날부터 자주 들었음에도 읽지 않았다. 사실 그 이유는 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썼던 어떤 인물이 떠올라서인데, 그런 기억들은 뒤로 미뤄두고 국화와 칼의 표지를 리브랜딩해서 포트폴리오로 짜보겠다는 목적이 생겨서 일는 중이다. 내용 자체는 굉장히 재미있는데 〈고스트 오브 쓰시마〉부터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까지 일본의 무사도와 사무라이 문화를 다루는 게임부터 다양한 창작물까지, 많은 이들에게 익숙해진 일본의 문화와 무사도에 대한 서양의 해석 방식이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빠르게 읽고 서평을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읽을 예정이 있는 책에는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과 집에서 찾은 김영하 작가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그리고 지난번에 사온 도록이 대기하고 있다. 나는 김영하 작가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좋아하지도 않는 편이다. 스스로의 감상을 말하자면 김영하 작가의 소설은 재미가 있냐, 없냐의 분류에서 없다에 가깝다. 오히려 에세이가 굉장히 재밌는 편이다. 그래서 내게는 작가 김영하보다 인간 김영하가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그의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이 말하는 '지적 허영심을 채워주기 좋은 글과 문체, 소설가지만 소설이 재미가 없음.'이라는 평가에 대해 반쯤은 동의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아, 이러면 내가 그의 안티라는 의미가 되나. 어쨌든 친형의 서재를 뒤지는 도중 『살인자의 기억법』이 나왔고 오랜만에 읽고 싶다는 생각에 빌려왔다.
그리고 도록의 경우 사오고서 아직 일부 그림만 다시 봤을뿐 제대로 정독하지는 않았다. 일반 도록들과 달리 중간중간 박물관 에세이를 넣어 읽는 즐거움을 더했다고 하는데 나중에 시간이 되면 읽지 않을까, 물론 다시 읽어야지 생각하면서 계속 뒤로 밀리는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처럼 차일피일 뒤로 미뤄질 수도 있다.
읽을 예정인 도서에 적지는 않았지만 지금 읽고 싶은 도서는 『용의자x의 헌신』과 셜록홈즈 시리즈다. 셜록홈즈의 경우 아예 읽지 않았다보니 처음부터 정독해야겠다는 생각을 최근에 하기 시작했고, 『용의자x의 헌신』은 소설, 영화로 모두 재미있게 봤던 작품이다보니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런 생각을 가지면서 앞으로 읽을 예정인 책에 5권을 써놓는 인간이라 저 명단에 들어가지도 못한 만큼 앞으로 계속 차일피일 미뤄지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뭐 어떤가. 어쨌든 읽을 책을 끊임없이 계획해놓는 것은 좋은 버릇이니까.
이번 주에 봤던 영화 <나이브스 아웃 : 글래스 어니언>과 <승부>에 대해서도 이야기할까 했지만 글이 생각보다 길어져 거기까지는 다루지 않겠다. 나중에 일상 글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추가적으로 떠들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