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듣는 노래
'나의 낮과 밤이 너로 가득 차, 만나지 못해도 전해져 네 마음이.'
미용실에 갔을 때 우연히 들었던 노래였다. 노래가 참 예쁘다. 왠지 이 노랫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듯해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요즘 세상이 참 좋아졌다. 흘러나오는 노래를 검색만 해도 어떤 노래인지 바로 나오니. 덕분에 미용실에서 좋은 노래를 얻었다.
생각해 보면 요즘 일상적인 이야기를 적지 못했다. 쓰는 이야기만 보면 백면서생처럼 구름에 반쯤 발을 걸친 듯 사는 사람으로 보이겠지만 나 또한 평소에는 다른 이들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사랑을 하고, 일에는 최선을 다하고, 후배에게는 모범이 되는 선배에게는 도움이 되는 군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 내가 요즘에 빠진 노래는 이 노래다. 가수 정아로 씨의 나의 달.
나는 옛날부터 기타를 좋아했다. 과거에 베이시스트로 밴드 활동을 하기도 했었고, 통기타를 치는 후배를 따라다니며 한 번만 연주해 달라고 부탁한 적도 많았다. 스트로크 소리가 좋았다. 베이스의 핑거링도 좋았고 해머링도 좋았다. 하지만 제일 좋아했던 소리는 통기타에서 코드를 옮길 때 나는 슬라이딩 소리였다.
끼릭하는 묘한 잡음, 음악을 듣다 보면 방해가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게 이 소리는 악보 위에서 춤추는 분주한 손의 흔적처럼 느껴졌다. 아름다운 음색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리가 수면 위에 떠있기 위해 분주히 발을 움직인다는 이야기처럼 아름다운 음색 뒤에는 분주한 연주자의 손이 있는 법이다. 슬라이딩은 그 흔적이다. 기타 위에서 춤추는 손의 흔적.
들어가는 글에 적은 것처럼 우연히 들은 그녀의 노래는 오랜만에 내 마음을 흔들었다. 잔잔한 사랑 노래, 통기타, 아름다운 가사와 선율. 스테디셀러와 같은 이 조합이 내 가슴에 화살처럼 날아와 꽂혔다.
오늘 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짧은 글을 쓰고 있다. 가사에 대해서 이런저런 많은 말을 적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고 싶지는 않다. 노래는 노래로 남기고 감상은 내 마음에 남기고 싶다. 그리고 이 자리에 작은 말을 끄적끄적 써놓으며 마무리하고 싶다.
아침 일찍 일어나 전날 써놓은 글을 읽으며 나의 하루를 봤다는 그녀에게, 오늘도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외롭고 힘든 20대, 우리지만 이 글을 읽는 아침이 행복하면 좋겠어요. 오늘 하루도 힘내서 보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