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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레맛곰돌이 Jan 28. 2023

04. 사회생활하는 대학생 이야기

23년의 시작

편입과 졸업, 2년의 시간이 흘렀다. 나는 그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이 변했을까? 지식, 글솜씨, 생각,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예전에 가지고 있던 것들을 보강하는 하나의 절차일 뿐 새로운 정보들이 머릿속에 추가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단 한 가지만은 확실하게 달라졌다. 나는 글을 쓰는 이 시간을 좋아한다는 사실, 그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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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다. 근무지를 대구에서 서산으로 옮겼다.  새로운 일을 배우기 시작했고 돌고 돌아서 결국 익숙한 업무를 다시 배정받았다. 근무지에 많은 인원이 배속되고 또 나가면서 빈자리를 채우려고 모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간이 길어지면서 지쳐가고 결국 많은 인원이 떠나고 있다. 그리고 나도 이곳을 떠나려고 마음먹었다.


내 2년간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게 정리가 된다.  마지막까지 인내하면 복이 온다고 이야기들 하지만 끝내 내게 복이 오지는 않았다. 나는 많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했지만 이런 이야기의 끝이 늘 그렇듯 많은 사람들과 완만한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한 만큼 나와 척을 지는 사람도 많아졌다. '아, 사람관계에 방법은 없구나.' 20대가 끝나갈 때쯤에서야 알아차렸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뭘 해도 나를 싫어하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내가 조금 어긋나는 행동을 해도 방향을 바로 잡아주기 위해 노력할 뿐 혐오를 표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일 관계는 일 관계로 끝내는 것이 가장 좋다. 과한 호의도, 친절도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게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도 바보처럼 웃으면서 일을 한다. 관계에 얽매이지 말자고 생각하면서도 마음 맞는 사람을 찾게 되고, 또 가끔씩은 실없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찾게 될지도 모르니까.  실제로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대구에서 마음이 맞았던 후배의 친구를 서산에서 찾게 되었고, 또 그 친구와도 실없는 이야기를 나눌 만큼 친한 관계가 되었으니 이게 일하면서의 소소한 즐거움일지도 모르겠다.


23년인 지금, 앞으로는 꾸준히 글을 쓰고 싶다. 매일매일 돌을 깎다 보면 언젠가 예쁜 돌을 깎고 또 그 돌을 하나 둘 쌓아 올릴 수 있지 않겠는가? 지금은 예쁜 돌을 깎는데 집중하며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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