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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민경 Mar 02. 2023

삶을 조금 더 좋은 것으로 바꿔보려는 나의 노력들

자존감 06.

부정적인 말들을 무의식적으로 입 밖에 내뱉어 버리는 그런 시기가 있었다. 내 나름의 합리적인 자기비판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상황에 기대어 문제를 외면하기에만 급급했던 것이다. 물론 나약한 나를 대신해서 누군가가 근사한 해결책을 제시해 줄리는 만무했다. 지독한 우울감이 휘몰아쳐도 결국에 나를 일으켜 세우는 것은 어디까지나 나 자신이었을 뿐, 그 무엇도 문제의 해결을 위해 새로운 대안이 될 수는 없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다시 일어서기 위한 희망을 지켜나가고자 했던 것은 이런 이유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속상했던 기억들은 글쓰기로 훌훌 털어버리고 어떻게든 또 다른 내일을 꿈꿔야만 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도무지 버텨낼 자신이 없었으니까. 아니, 이런 식으로 내 삶을 단정 짓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상상을 손으로 그려내는 재주가 없어 그나마 익숙했던 글쓰기로 나름의 위안을 삼아 보았다. 생각에서 멈춰있던 무언가를 글씨로 표현하는 일이 지금의 내가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자유였던 셈이다. 한편으론 혼자 사는 방구석에서 바다 건너 하와이까지, 전 세계를 마음껏 종횡무진하는 나의 모습에 그토록 부럽기가 그지없었다. 비록 몇 개의 글자로 읊조려 보는 나의 모습이었다고 할지언정, 글을 쓰는 그 순간만큼은 어느 무엇도 나를 가로막을 것이 존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금의 삶을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꿔보려 했던 나의 노력은 생각에서 시작하여 글쓰기로 조금씩 귀결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의 나는 또다시 어떠한 꿈들을 그려나갈 수 있을까. 이렇게 써내려 온 몇 줄의 문장들이 나를 어디로 이끌어 갈 것인지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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