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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민경 Mar 03. 2023

나에겐 인생의 희로애락이 없다.

자존감 10.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나에겐 인생의 희로애락이 존재하질 않는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즐거운 일도 없었고, 반대로 커다란 슬픔을 느꼈던 기억도 없다. 뭐랄까... 매사가 항상 무덤덤하다고 하는 편이 정확할 듯하다. 상대방의 기분에 맞춰서 웃음을 지어 보이고 돌아서면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그런 상태가 한평생을 따라다녔던 것 같다. 좋게 말하면 감정의 기복이 없고 나쁘게 말하면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 그러다 보니 사는 일 자체가 그렇게 썩 재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가슴이 벅차오르는 어떤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었는지 조차도 스스로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니 말이다.


가끔은 나도 남들처럼 웃을 줄 알고 울어야 할 때 마음껏 울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즘에는 의식적으로 업무 외적인 사람들을 만나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론 낯선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일에 극심한 에너지 소모를 느끼는 편이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보통의 일상을 영위해 보려는 노력이 나에게는 어느 정도 필요해 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대로 나이가 더 들어버리면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말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다. 하지만 이렇게 조금씩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나에게도 인생의 희로애락이 하나둘씩 생겨나지 않을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이야기가 괜히 있는 말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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