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자유 01.
내 생에 죽기 전까진 반드시 3층 정도 규모의 소형 빌딩을 가지고 말겠다는 생각을 한다. 부동산을 물건이라 표현하는 게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적당한 기회에 작은 건물을 하나 지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무슨 이유로 콕 짚어서 3층을 이야기하느냐. 그것은 나름의 행복한 상상에서 기인된 것인데, 1~2층은 작은 매장을 운영하면서 3층은 사무실 용도로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계속 가지고 있었다. 아마도 일본 유학 시절에 이런 형태의 건물을 많이 봐왔던 영향도 어느 정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협소한 공간이 오밀조밀 활용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어떠한 안정감을 지속적으로 느껴왔던 것 같다. 무엇보다 내 이름으로 된 건물에 출퇴근을 하며 밥을 벌어먹고 사는 삶이 어딘지 모르게 근사해 보였던 것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이 든다.
갖고 싶은 물건으로 부동산을 떠올리는 경우, 보통은 내 명의로 된 집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을 줄로 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집이 차지하는 의미란 단순히 사는 곳 그 이상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남녀노소가 막론하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론 집을 바라보는 시선이 재테크나 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공간이라기 보단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예를 들면 미래의 집값이 오를 상황을 대비해 당장의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하는 그런 상황이 그렇게 썩 달갑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한 편으로는 언제든지 자유롭게 떠날 수 있는 자유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결혼을 하지 않아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으로는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을 애써 부정하고 싶지는 않았다. 정리하자면, 나는 내 명의로 된 부동산을 가지고 싶다. 이왕이면 집보다 건물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에 특별히 공감받을 만한 이유는 없는 듯하다. 이왕이면 두 개 다 가지는 것이 더할 나위 없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뭐, 이렇게라도 계속해서 상상을 하다 보면 언젠가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의 이야기가 상상에서 그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야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