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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민경 Mar 06. 2023

앞으로 하고 싶은 일

경제적 자유 02.

서른이 넘어가면서부터 내 삶은 어딘가 모르게 망가지기 시작했다. 한 번에 2,3천만 원을 벌어들이는 것보다 고정적인 100만 원의 수입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는데, 아쉽게도 그런 생활을 지속하지 못했던 것이다. 프리랜서의 생활을 수 년째 이어가다 보니 표면적으론 사업을 하는 사람이었지만 언제나 을의 입장에서 상황에 휩쓸리는 일들이 부지기수였다. 실제로 내가 글을 쓰기 시작했던 이유는 이러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았다. 시간을 들여 기록을 쌓아가면서 내 삶의 주도권을 되찾아 오고 싶었던 부분이 무엇보다도 크게 작용했던 것이다. 프리랜서의 삶은 지극히 불안정하다. 잘 벌 때는 직장인 연봉이 부럽지 않은 금액을 버는 것처럼 보여도 클라이언트의 기분에 따라 나의 수입이 큰 폭으로 좌우되고 말기 때문이다. 따라서 계획적인 미래 설계가 불가능 한 부분이 무엇보다도 뼈저리게 다가오는 경우가 지금까지 결코 적지 않았다. 


하루는 글을 써서 내 이름이 브랜드가 된다면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나 스스로 유의미한 가치를 만들어 삶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모습이야말로 이전까지 생각할 수 없었던 이상적인 나의 미래 그 자체였던 것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게 되자, 당장에 읽는 사람이 없을지언정 어떻게든 글을 쓰지 않고선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만족스러운 글은 둘째 치더라도 일단은 아무 내용이나 끄적여 보는 노력을 지속해 나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내가 쓰는 글들이 쌓여갈수록 나의 이야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물론 처음에는 실감이 나질 않았다. 글쓰기가 특별한 재주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거니와, 나의 글에 대해서 객관적인 평가를 받아본 적은 더욱더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고 내가 엄청나게 성장한 것은 아니겠지만, 이렇게나마 조금씩 내 삶의 변화를 지켜본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또 다른 희망의 불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처럼 글을 쓴다는 것은 지금의 내가 지켜나갈 수 있는 삶에 대한 의지와도 그 맥락을 함께하고 있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 처하더라도 어떻게든 스스로가 극복해 내겠다는 내 나름의 약속이자 다짐인 셈이다. 


이제는 내 상황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글을 쓰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글쓰기를 통해서 나의 이름을 알리고 싶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밥벌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스스로가 꿈꾸는 미래의 모습이다. 책을 쓰겠다는 나의 목표는 글쓰기에 대한 진심을 한번 더 확인하고 싶은 나름의 약속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더 이상 혼자만의 생각에서 머무르지 않고 많은 사람들과 가치관을 공유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며 나 자신의 존재 가치를 납득시켰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가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렇게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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